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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디자인도 가격도 '젠틀'한 노트북, 에이서 E5-573 젠틀북

김영우

[IT동아 김영우 기자] 알뜰파 소비자라면 누구라도 가격 비교 사이트에 가서 원하는 제품 카테고리를 선택한 뒤 '최저가 정렬'을 해 본적이 있을 것이다. 다만, 이렇게 검색된 최저가 모델은 아무래도 사기가 껄끄러운 경우가 많다. 쉽게 말해 '싼 티'가 나기 때문이다. 굳이 세부적인 사양을 따지지 않더라도 디자인부터 왠지 호감이 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는 어찌 보면 당연하다. 저렴한 제품은 그에 어울리는 재질로 생산된다. 노트북의 경우, 알루미늄이라던가 마그네슘 합금과 같은 고급 재질을 적용하면 가격이 껑충 뛰기 마련이니 저렴한 제품은 플라스틱 위주의 재질로 구성되곤 한다. 다만, 고가 재질을 쓰지 않더라도 이를 어떻게 가공하느냐에 따라 생각보다 괜찮은 외관을 가지게 되는 경우도 있다.

에이서 젠틀북

이번에 소개할 에이서(Acer)의 아스파이어(Aspire) E5-573 젠틀북(GentleBook) 역시 이런 제품이다. 이 제품의 2015년 5월 현재 인터넷 최저가는 49만 7,000원으로, 지금 팔리는5세대 코어 i5(브로드웰) 기반 15인치급 노트북 중에서 가장 저렴하다. 하지만 남성 수트(신사정장)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을 적용해 보급형 제품 특유의 싼 티를 최소화했다는 점, 그리고 최신 프로세서를 적용해 내부적인 사양도 충실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남성 정장을 연상시키는 표면처리

에이서 젠틀북은 이번 리뷰에서 살펴본 E5-573-55D9(블랙&화이트) 외에 E5-573-586P(블랙&그레이)의 두 가지 모델로 팔린다. 두 모델은 본체의 컬러 외에 나머지 사양은 같다. 외관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역시 상판과 바닥의 표면처리다. 마치 남성 수트를 연상시키는 텍스타일 패턴을 적용해 시각적으로, 그리고 촉감적으로도 독특하다.

젠틀북 상판

그리고 키보드 주변 및 팜레스트 부분의 표면은 격자무늬로 처리, 남성 수트와 짝을 이루는 드레스 셔츠를 연상시킨다. 물론 그렇다고 플라스틱 재질이라는 것을 잊을 정도의 고급스러움은 아니지만, 수트(상판)과 드레스 셔츠(팜레스트)가 조화된 신사정장을 연상시키고자 하는 디자인 콘셉트 자체는 확실하게 드러난다.

젠틀북 정면

재질 가격을 높이기 힘든 상황이라면 '센스'로 이를 보완하겠다는 시도 자체는 좋다. 다만, 블랙&화이트 모델은 격자무늬 처리된 팜레스트 표면에 때가 잘 탈 것 같은 것이 조금 불안하긴 하다. 청소하기 귀찮다면 블랙&그레이 모델을 선택하는 것이 더 좋겠다.

15.6인치의 큰 화면을 가진 노트북이다 보니 아무래도 휴대성이 썩 좋지는 않다. 무게는 2.1kg으로 은근히 묵직하며, 제품 두께도 29.2mm로 요즘 제법 나오는 슬림형 노트북에 비하면 다소 두꺼운 편이다. 물론 이런 노트북은 데스크톱을 대체할 거치용으로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휴대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큰 단점은 아니다.

포트의 구성 자체는 평범하지만 의외로 신기술 다수 적용

측면 포트의 구성은 일견 평범하다. 총 3개의 USB 포트, 모니터 연결용 D-Sub(VGA) 포트 및 TV 연결 시 유용한 HDMI 포트를 갖췄으며, 그 외에 유선 랜 포트 및 통합 음성 입출력 포트, 그리고 SD카드 슬롯을 탑재했다. 다만, ODD(CD/DVD 드라이브)는 들어갈만한 자리를 더미가 매우고 있으며 장착은 되어있지 않다.

좌측면 인터페이스

주목할 만한 점이라면 저렴한 제품 치고는 신형 인터페이스를 제법 적극적으로 적용했다는 것이다. 3개의 USB 포트 중 2개가 USB 3.0 규격이다. 그리고 유선 랜 포트가 기가비트(1Gbps) 지원이기 때문에 기가 인터넷 이용에 문제가 없으며 내부적으로 최신 와이파이 규격인 802.11ac를 지원하기 때문에 신형 공유기와의 궁합도 좋다. 그리고 블루투스(4.0+HS 규격) 기능을 내장하고 있고 SD카드 슬롯이 SDXC 규격을 지원하기 때문에 64GB와 같은 고용량 메모리카드도 호환이 된다.

무난히 쓸만한 화면과 키보드

탑재된 화면은 15.6 인치의 크기에 1,366 x 768 해상도를 갖췄다. 화면 크기에 비해 해상도가 다소 낮은 느낌이라 아쉽긴 하지만 이 정도 가격 제품에 풀 HD급(1,920 x 1,080) 해상도의 화면을 바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리고 광시야각 패널을 탑재하지는 않은 것 치고는 좌우 시야각도 양호한 수준이다(상하 시야각은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젠틀북 모니터와 키보드

키보드를 구성하고 있는 각 키의 너비가 넉넉한 편이고 우측에 숫자패드도 있기 때문에 활용도가 높다. 그리고 한국 사용자들이 자주 쓰는 오른쪽 시프트(Shift)키도 크다. 다만, 각 키의 눌리는 깊이가 다소 얕은 편이다. 그리고 본체 전원버튼이 키보드 우측 상단에 배치되어 있다는 점은 독특하다. 누르기 편하다는 건 장점이지만 다른 작업을 하다가 실수로 이를 눌러 노트북을 꺼버릴 수도 있으니 사용하며 충분히 익숙해지도록 하자.

윈도 운영체제 직접 구해 설치해야

그리고 E5-573 젠틀북은 요즘 나오는 보급형 노트북이 거의 그러하듯, 윈도 운영체제를 기본으로 탑재하고 있지 않다. 때문에 제품을 구매한 사용자는 직접 윈도 운영체제를 구해 설치해야 한다. 윈도를 설치하려면 설치 디스크와 USB 방식의 외장형 ODD, 혹은 윈도 설치 파일이 담긴 부팅 가능한 USB 메모리가 필요하다.

윈도 설치

외장형 ODD를 가지고 있다면 가장 간단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WinToFlash와 같은 무료 프로그램을 이용해 부팅 가능한 윈도 설치용 USB 메모리를 만들어 두도록 하자. ODD나 USB 메모리를 연결해 노트북을 부팅, 윈도 설치를 한 후에는 노트북과 함께 제공되는 디스크, 혹은 에이서 홈페이지를 통해 드라이버(장치를 구동하기 위한 기본 프로그램)을 설치해주자. 참고로 E5-573 젠틀북은 공식적으로 윈도 8.1만 지원하지만, 윈도7도 설치 자체는 가능하다. 다만, 윈도7용 장치 드라이버를 사용자가 직접 구해야 하기 때문에 관련 지식이 없다면 다소 귀찮을 수도 있겠다.

최신 브로드웰 코어 i5 프로세서 탑재

내부 사양을 살펴보면 가장 눈에 띄는 건 역시 프로세서(CPU)다. 인텔의 최신 프로세서인 5세대 코어 i5-5200U(브로드웰)를 탑재한 50만원 남짓의 노트북은 그다지 흔치 않기 때문이다. 다만, 메모리(RAM)는 4GB, 저장장치는 500GB HDD를 탑재했으며, 브로드웰 프로세서의 인텔 HD5500 내장 GPU(그래픽처리장치)로 그래픽을 구동한다. 프로세서를 제외하면 나머지 사양은 수수하다.

만약 좀더 성능을 높이고자 한다면 메모리(RAM)를 증설하거나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를 추가로 탑재하는 방안을 생각해보자. E5-573 젠틀북은 2개의 메모리 슬롯을 갖추고 있으며, 4GB 메모리 1개가 달려 출고된다. 남은 1개의 메모리 슬롯에 4GB를 추가해 8GB 구성을 해보는 것도 괜찮다. 참고로 요즘 노트북용 4GB DDR3 메모리는 3만원 정도에 살 수 있으며, E5-573 젠틀북은 최대 16GB까지 메모리 업그레이드를 지원한다.

ODD 베이 분리

그리고 요즘 유행하는 SSD를 추가하는 것도 생각해 볼만하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E5-573 젠틀북은 ODD가 달려있지 않은 대신 그 빈자리에 SATA 규격 SSD를 추가하는 것이 가능하다. 일단 노트북 바닥의 ODD부분 주변 나사 3개를 풀어 빈자리를 매운 더미를 뺀 후, 여기에 시중에 별도로 판매되는 ‘멀티부스트’ 베이와 2.5인치 SATA용 SSD를 결합하면 기존의 HDD를 유지한 상태에서 SSD를 함께 이용할 수 있다.

이렇게 메모리를 업그레이드하거나 SSD를 추가하면 부팅 속도나 프로그램 실행속도를 높일 수 있고 다중 작업이나 덩치 큰 프로그램을 좀 더 원활하게 구동할 수 있다. 다만, GPU나 GPU의 성능은 그대로이기 때문에 게임 구동 능력은 거의 변화가 없다. 그리고 메모리나 SSD 업그레이드를 하려면 노트북 하단의 나사 구멍을 막고 있는 보증용 스티커를 제거해야 하므로 향후 A/S를 받는데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점도 알아두자. 만약 업그레이드를 하고자 한다면 부품을 챙겨서 에이서 서비스센터에 직접 문의해 보는 것이 좋겠다. 게다가 직접 노트북 바닥을 분해하고자 한다면 풀어야 할 나사만 20여개에 달한다.

기대 이상의 기본기, 멀티미디어 능력도 제법

직접 E5-573 젠틀북을 이용해보니 시스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프로세서의 성능이 좋은 편이기 때문에 인터넷 서핑이나 문서 작성과 같은 일상적인 이용 외에 멀티미디어 성능도 수준급이다. 특히 1,920 x 1,080 해상도의 풀HD급 동영상은 물론, 3.840 x 2,160 해상도의 UHD(4K)급 동영상도 무리 없이 구동하는 것을 확인했다(물론, 노트북에 달린 디스플레이 자체의 해상도가 낮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다).

LOL 구동

E5-573 젠틀북은 '지포스'나 '라데온'과 같은 게임용 GPU를 탑재하고 있진 않기 때문에 본격적인 게임용으로 이용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고 생각할 만한데, 실제로 게임을 구동해 보니 의외의 성능을 발휘했다. ‘리그오브레전드(LOL)’를 구동, 해상도 1,366 x 768에 그래픽 품질을 중간(수직 동기화와 알리앨리어싱 해제)으로 맞추고 소환사의 협곡 맵을 플레이 해보니 평균 50 프레임 내외를 꾸준히 유지하며 제법 원활한 구동이 가능했다.

검은사막 구동

LOL보다 높은 성능을 요구하는 '검은사막'의 경우, 초기 설정(해상도 1,366 x 768 / 텍스처 품질 낮음 / 그래픽 품질 매우 낮음) 상태에서 평균 20프레임 내외를 기록했다. 이 정도면 아주 원활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럭저럭 플레이는 가능한 수준이다. 브로드웰 프로세서의 내장 GPU가 이전의 내장 GPU에 비해 게임 구동능력이 상당히 나아진 탓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GTA5'와 같은 고사양 게임을 즐길 수준은 아니니 완전 게임용으로 이 노트북을 살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발열 OK, 배터리 효율도 GOOD.

고사양 응용프로그램을 구동할 때 발생하는 발열과 소음도 무난하다. 게임을 구동하면 다소 냉각팬 소리가 커지긴 하지만 시끄럽다고 느껴질 수준은 아니었다. 발열은 본체 좌측의 열 배출구의 온도가 섭씨 43도 정도로 약간 높긴 했지만, 사용자가 직접 접촉하는 키보드와 팜레스트 부분은 섭씨 34도 정도로 약간 따뜻한 정도였다.

팜레스트 온도 측정

게임 성능 보다 더 인상적인 건 배터리 효율이다. 노트북 배터리를 100% 충전한 상태에서 시스템 전원 설정을 초기값인 '균형 조정'으로 두고 1,280 x 720 해상도의 HD급 동영상을 연속 재생해봤다. 시험 결과, 약 7시간 정도까지 배터리 구동이 가능한 것을 확인했다. 15인치급의 제법 큰 노트북이 이 정도의 배터리 효율을 발휘한다면 상당한 수준이다. 전력 효율이 높은 브로드웰 프로세서의 장점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배터리 성능 측정

디자인 보단 가격이 더 '젠틀'

에이서는 아스파이어 E5-573 젠틀북을 출시하면서 남성 수트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을 강조했다. 물론 실제로 이 제품의 디자인이 나름 눈에 띄는 건 사실이다. 다만, 직접 제품을 이용해보니 디자인 보다는 노트북 자체의 가격과 기본기가 훨씬 더 ‘젠틀’하게 느껴진다.

물론 브로드웰 프로세서를 탑재한 것 외에는 그다지 눈에 띄는 특별한 사항이 없다는 점이라던가, 국내 대기업에 비하면 에이서라는 브랜드의 인지도나 서비스망이 부족하다는 점 등은 이 제품을 선택하는데 걸림돌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팔리는 50만원 이하의 보급형 중에 5세대 코어 i5(브로드웰)을 탑재한 건 이 제품이 거의 유일하다. 이 점만으로도 충분히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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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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