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이어폰, 무선으로 즐겨라 - 티피오스 RichBT TWIN 블루투스 이어폰

[IT동아 권명관 기자] "어, 어어."

짧은 신음 소리. 인천 검암에서 서울 신도림으로 약 1시간 동안 매일 출퇴근하는 기자는 가끔 지하철에서 내릴 때, 누군가의 당황한 소리를 듣는다. 그리고 이어지는 소리는 무언가 떨어지는 둔탁한 소리. 누군가의 스마트폰이 지하철 플랫폼 바닥에 떨어진 것. 기자도 가끔 떨어뜨린다. 이전에 사용하던 아이폰5s는 화면도 한번 깨뜨렸다. 누군가에게 하소연할 수도 없는 본인의 실수 혹은 잘못. 어쩌랴. 지인들에게 하소연해도 들어주는 사람 하나 없다. 떨어뜨리는 원인이야 사람마다 다양하겠지만, 늘어진 이어폰 줄이 원인일 때가 많다. 오가는 사람들의 가방이나 팔에 걸리는 경우가 꽤 많다. 지하철에서 내리려는 찰나, 앞사람이 메고 있던 백팩 지퍼에 이어폰 줄이 걸렸고, 때를 맞춰 문이 닫히는 아찔한 경험도 있다.

어디 이어폰뿐일까. 유선으로 연결하는 주변 기기는 애초에 불편함을 내제하고 있다. PC를 사용할 때 필수적인 키보드, 마우스도 마찬가지. 책상 위에 늘어진 케이블이 어딘가에 걸릴 때면, 그것 만큼 짜증나는 일은 드물다. FPS 게임을 즐기는 사람은 공감하지 않을까. 중요한 순간에 마우스 케이블이 걸려서 제대로 총을 쏘지 못했을 때의 그 심정은… 두말하면 입만 아프다. 무선의 편리함은 몇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법이다.

티피오스 리치 트윈 블루투스 이어폰
티피오스 리치 트윈 블루투스 이어폰

이 같은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이어폰, 헤드셋도 무선 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블루투스다. 이미 오래됐다. 꼭 스마트폰, 휴대폰뿐만 아니라 휴대용 음향 기기에 연결해 사용하는 블루투스 이어폰/헤드셋은 오래 전부터 선보인 제품이다. 다만, 초기의 블루투스 기술은 무선 데이터 전송 성능이 유선과 비교해 다소 떨어졌기에 음악 감상에는 조금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하면서 문제점은 조금씩 고쳐졌다. 최근에는 APT-X처럼 음질 손실을 최소화한 코덱 지원 블루투스 이어폰/헤드셋도 등장했다.

디자인도 다양해졌다. 블루투스 이어폰의 경우 목에 거는 넥밴드 형태가 많았지만, 이 부분을 아예 없애고 블루투스 장치와 이어폰만 남겨 휴대성을 높인 제품도 등장했다. 일반 이어폰처럼 말아서 주머니에 넣을 수도 있고, 무거운 넥밴드 부분이 없기 때문에 무게도 가볍다. 이번에 소개할 제품은 국산 이어폰 제조업체 티피오스(T-PEOS)가 선보인 블루투스 이어폰, 'RichBT TWIN(이하 리치 트윈)'이다.

티피오스 리치 트윈 블루투스 이어폰
티피오스 리치 트윈 블루투스 이어폰

티피오스 리치 트윈 블루투스 이어폰
착용
티피오스 리치 트윈 블루투스 이어폰 착용

덜어낼 것은 덜어낸 '휴대용 블루투스 이어폰'

티피오스 리치 트윈 이어폰은 무선의 장점에 휴대성을 더했다. 덜어낼 것은 과감하게 버렸다. 무거운 넥밴드 부분도 덜어내 확실하게 무게를 줄였다. 공식적인 무게는 18.6g. 티피오스는 선글라스 1개 정도의 무게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폰의 헤드 부분 크기도 줄여 2.5cm에 불과하다.

티피오스는 자사가 선보이는 모든 블루투스 이어폰에 맞춤형 유선형 이어폰 디자인을 그대로 적용했다. 인체공학적 디자인으로 귀 속에 삽입되는 인이어 부분과 이어폰 유닛 부분을 15도 정도 비틀어 착용감을 높인 것(커브드 디자인). 일자형 디자인의 다른 이어폰과 비교해 귀에서 빠지는 일을 줄일 수 있다. 확실히 착용해보면 귀 속에 쏙 들어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귀 속의 '이주' 부분 안으로 이어폰 헤드 유닛을 쏙 들어갈 수 있어 외부 소음도 1차적으로 막을 수 있다.

티피오스 리치 트윈 블루투스 이어폰 커브드
디자인
티피오스 리치 트윈 블루투스 이어폰 커브드 디자인

오른쪽 이어폰 바로 아래 있는 리모컨에는 음량 조절 버튼, 재생/일시정지 버튼, 마이크, 충전 단자, 블루투스 모듈 등을 탑재했으며, 왼쪽 이어폰 아래에 수신부를 배치했다. 한쪽으로 쏠릴 수 있는 무게를 리모컨과 수신부가 딱 잡아주는 느낌. 케이블은 친환경 NON PVC 라운드 플랫 케이블(일명 칼국수 케이블)을 사용했다. 케이블이 꼬이는 현상과 단선 방지에 효과적이다.

티피오스 리치 트윈 블루투스 이어폰 플랫
케이블
티피오스 리치 트윈 블루투스 이어폰 플랫 케이블

외관은 가벼운 플라스틱에 라운드형 홈가공을 적용한 바디와 총알 모양의 절삭 가공과 유광의 전착 도금을 처리한 황동 재질을 적용한 '메탈릭 디자인'을 적용했다. 특히, 이어폰 헤드 뒷부분에 마그네틱 자석을 탑재해 목에 걸로 사용하지 않을 때, 두 이어폰을 붙여서 분실을 방지할 수 있다.

티피오스 리치 트윈 블루투스 이어폰 마그네틱
자석
티피오스 리치 트윈 블루투스 이어폰 마그네틱 자석

또한, 고무와 플라스틱 중간 형태인 TPR 재질로 제작한 '넥밴드 가이드'와 보다 착용감을 높일 수 있는 '이어훅' 등을 기본 제공한다.

티피오스 리치 트윈 블루투스 이어폰 넥밴드
가이드
티피오스 리치 트윈 블루투스 이어폰 넥밴드 가이드

티피오스 리치 트윈 블루투스 이어폰 기본 제공
구성품
티피오스 리치 트윈 블루투스 이어폰 기본 제공 구성품

이어폰 충전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충전할 때 주로 사용되는 마이크로 5핀 방식을 적용해 PC나 USB 어댑터 등으로 손쉽게 충전할 수 있다. 충전 시 빨간색 LED, 완충 시 파란색 LED 불빛으로 표시해 직관적으로 배터리 잔량을 확인할 수 있다.

티피오스 리치 트윈 블루투스 이어폰
LED
티피오스 리치 트윈 블루투스 이어폰 LED

담아낼 것은 담아낸 '음악 감상용 블루투스 이어폰'

티피오스 리치 트윈 이어폰은 중국의 W사와 공식 계약을 맺고 직접 개발에 참여한 'High Performance Speaker' 유닛을 탑재했다. H.P.S 10mm 다이나믹 유닛을 탑재해 수준급 해상력과 풍부한 사운드를 즐길 수 있는 것. 물론, 사람마다 차이는 있다. 다만, 2015년 5월 기준 인터넷 최저가 3만 9,600원의 가격을 생각해보면 가격 대비 성능은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실제 약 일주일 간 사용하면서 들은 음질은 크게 나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중, 저음 부분을 강조한 것이 마음에 들었다. APT-X 코덱도 지원하며, APT-X 개발사인 CSR로부터 공식 인증도 받았다.

티피오스 리치 트윈 블루투스 이어폰 APT-X 코덱
지원
티피오스 리치 트윈 블루투스 이어폰 APT-X 코덱 지원

음질 부분은 워낙 개인적인 편차가 큰 것이라 자세히 설명하기 애매하지만, 이것 하나만큼은 확실하게 말하고 싶다. 누구나 들어도 크게 어색하지 않다는 것. 대중적인 음향을 담았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듣기에 가장 불편한 치찰음을 배제한 것도 눈에 띄며, 중/고음 부분은 꽤 부드러웠다.

리모컨 제어는 아이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동일하게 적용됐다. 가운데 버튼은 음악 재생 및 정지이며, '+' 볼륨 버튼은 짧게 누를 경우 볼륨 증가, 길게(약 2초) 누를 경우 다음 곡을 재생한다. '-' 버튼은 반대로 짧게 누를 경우 볼륨 감소, 길게(약 2초) 누를 경우 이전 곡을 재생한다. 참고로 최대 볼륨, 최소 볼륨 시 '삐~' 소리로 알려준다.

티피오스 리치 트윈 블루투스 이어폰
리모컨
티피오스 리치 트윈 블루투스 이어폰 리모컨

블루투스 연결은 상당히 쉽다. 가운데 버튼을 4초간 길게 누르면, 버튼 바로 위에 있는 작은 2개의 LED 버튼에서 파란색과 빨간색 불빛이 교차로 점등된다. 이 때 연결하고자 하는 스마트폰이나 음향 기기의 블루투스를 켜면, 'RICH BT'가 표시되고 터치해 연결하면 끝난다. 참고로 가운데 버튼은 전원 버튼으로 4초간 누르면 켜지고 꺼지는 기능도 함께한다. 즉, 켜면서 블루투스 연결 시도를 함께 하는 것. 블루투스로 연결되면 파란색 불빛이 깜박거리며 알려준다. 전원을 켜면 '켜졌습니다, 연결을 시도하세요', 끄면 '종료합니다', 블루투스 페어링 시 '연결 되었습니다' 등 음성 안내 메시지도 지원한다.

티피오스 리치 트윈 블루투스 이어폰
착용
티피오스 리치 트윈 블루투스 이어폰 착용

배터리 용량은 90mAh로 최대 6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공식적인 사용시간은 연속 대기시간 최대 150시간, 음악 재생 및 연속 통화 6시간이며, 배터리 충전 시 완충 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실제 체감 사용 시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완충 시 하루 정도는 무난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리뷰 제품은 화이트 색상이지만, 블랙, 레드 색상 제품도 있다.

전체적으로 사용해본 느낌은 나쁘지 않았다. 사실 기자는 이어폰이나 헤드셋의 음질을 잘 구분하지 못한다. 음질을 들었을 때,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나쁘지만 않다면 그대로 사용하는 소위 '막귀'의 소유자다. 티피오스 리치 트윈을 사용하면서 마음에 들었던 것은 두 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대다수의 블루투스 이어폰은 어떤 제품이든지 같은 장점을 지녔다. 하지만, 리치 트윈은 가격 대비 성능을 고려했을 때, 마그네틱 자석, 넥밴드 가이드, 이어훅 등 사용자를 생각한 소소한 편의 기능이 눈에 띈다. 글쎄. 평소 가볍게 음악을 듣는 사용자라면, 썩 나쁘지 않은 선택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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