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충전 어댑터 6종 비교 테스트, "뭐가 가장 빨라?"

"저희 제품은 타사 제품과 비교해 최대 40% 이상 빠르게 충전합니다"

스마트폰 사용 이후, 광고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 자꾸 눈길을 끄는 홍보 문구다. 특히, 기자처럼 배터리를 교체할 수 없는 아이폰 사용자라면 더욱 그러하리라. 아이폰 오른쪽 상단에 위치한 배터리 잔량 표시가 빨간색으로 바뀌고, 20%와 10%밖에 남지 않았다는 '경고' 알람이 울릴 때면 고민에 빠진다. '블루투스를 꺼야 하나?', '화면 밝기를 줄일까?', '와이파이도 꺼?', '듣고 있던 음악도 꺼야 하겠지?', '지금 보고 있는 웹툰 끝까지 볼 수는 있을까?' 등. 꼬리를 물고 생각에 빠져든다. '에이 그래도 아직 5% 남았는데 뭐'라며 애써 안도하지만, 갑자기 화면이 검은색으로 바뀌며 가운데 회색 톱니바퀴가 빙글빙글 돌 때면 자괴감에 빠진다. '노래만 좀 더 들을 걸'이라며.

배터리 충전
배터리 충전

가방 속에 휴대용 충전 어댑터가 있지만,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 꺼내고 케이블을 꽂아 다시 충전하는 일련의 과정이 귀찮다. 그나마 출퇴근 때와 같은, 비교적 급하지 않은 상황이라면 괜찮다. 하지만, 관심을 두고 있던 그녀와 카톡이라도 주고 받고 있을 때나 오랜만에 모이기로 약속한 친구들과 단체 메시지를 주고 받는 상황에서 꺼졌을 때는 야속하기만 하다. 1분 1초가 아까운 상황. 카페에 들어가 콘센트에 충전 어댑터를 꽂아도 그리 나아지지 않는다. 배터리 잔량 올라가는 속도는 이럴 때만 느리다. 조금만 빨리 충전되면 어디 덧나는 것도 아닐텐데 말이다.

궁금했다. 그래서 알아봤다. 고속 충전 어댑터. 시중에는 다른 제품과 비교해 많게는 절반 이상, 적게는 10~20% 가까이 빠르게 충전할 수 있다는 고속 충전 어댑터가 상당히 많다. 하지만, 내구성이나 실제 충전 시간 등을 직접 비교해본 적은 없다. 이에 고속 충전 어댑터 '벨킨 부스트 업' 시리즈를 판매하고 있는 벨킨에 테스트를 의뢰했다. 그래서 미리 밝힌다. 지금부터 공개하는 충전 테스트는 벨킨 본사와 한국벨킨 내 연구소에서 테스트한 결과다.

정품 어댑터 4종과 벨킨 어댑터 2종 비교

테스트는 스마트폰을 구매할 때 기본으로 제공하는 정품 충전 어댑터 4종과 시중에서 별도로 구매할 수 있는 벨킨 충전 어댑터 2종으로 아이폰6플러스를 충전하면서 케이블에 흐르는 전류량을 체크했다. 전류량은 충전 속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 블로터의 오원석 기자가 독자들로부터 질문을 받아 작성한 (-.-)a "스마트폰 최대한 빨리 충전하는 방법은?(http://www.bloter.net/archives/202586)" 기사의 내용을 일부 옮겨보겠다.

해당 기사 내용 중에는 "보통 스마트폰 충전용 어댑터는 1암페어짜리가 많아요. 최신 제품은 2암페어도 있고요. 노트북의 USB 포트는 일반적으로 0.5~0.9암페어입니다. 충전용 어댑터가 노트북보다 최대 4배 더 많은 전류를 보내주는 셈이죠"라며, "전류량이 4배라고 해서 반드시 충전속도가 4배 빨리지는 것은 아니지만, 전류량이 많을수록 충전 속도가 빨라지는 건 사실"이라고 설명한다. 지금 옆에 충전 어댑터가 있다면, 콘센트에서 뺀 뒤에 적혀있는 문구를 한번 살펴보시길. 참고로 아이폰6, 아이폰6플러스용 충전 어댑터의 경우 '출력 5V = 1A'라고 적혀 있다.

벨킨이 충전 테스트용 기기로 아이폰6플러스를 선택한 이유는 5V/2A까지 충전 입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아이폰6플러스가 실제 애플이 기본 제공하는 충전 어댑터(1A)보다 높은 전류를 지원하는 충전 어댑터에서 더 빠르게 충전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에 벨킨은 5V의 전랍을 지원하는 충전 어댑터 중 표시 출력 전류가 1.5A 이상인 4개 기업의 충전 어댑터를 이용해 아이폰6플러스가 얼마만큼의 전류를 받아들이는지 공개했다.

충전 어댑터 실제 전류량 테스트
표
충전 어댑터 실제 전류량 테스트 표

충전 어댑터 실제 전류량 테스트
표
충전 어댑터 실제 전류량 테스트 표

위 표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아래 사진은 보기 편하게 수치만 적은 표이다), 아이폰6플러스가 허용할 수 있는 최대 범위(2A)에 가까운 전류를 지원하는 충전 어댑터는 표시 출력 기준 5V/2.4A의 '벨킨 부스트업 충전 어댑터'였다. 다른 충전 어댑터의 실제 전류량은 대부분 1A 이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벨킨은 부스트업 충전 어댑터(12W/2.4A)와 애플 기본 제공 충전 어댑터(5W/1A, 10W/2,1A)를 이용해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 아이패드 에어와 아이패드 레티나의 실제 충전 시간 테스트 자료도 공개했다.

애플 휴대용 기기 충전 시간
비교
애플 휴대용 기기 충전 시간 비교

아이폰 6 충전 속도.
10W/2.1A 충전 시: 2시간 12분 소요.
벨킨 부스트업 충전 어댑터(12W/2.4A) 충전 시: 1시간 30분 소요 -> 42분 단축.

아이폰6플러스 충전 속도.
10W/2.1A 충전 시: 3시간 48분 소요.
벨킨 부스트업 충전 어댑터(12W/2.4A) 충전 시: 2시간 54분 소요 -> 54분 단축.

아이패드 에어/아이패드 레티나 충전 속도.
애플 번들 충전기(5W/1A) 충전 시: 10시간 18분 소요.
벨킨 부스트업 충전 어댑터(12W/2.4A) 충전 시: 6시간 12분 소요 →3시간 6분 단축.

  • 테스트 결과: 벨킨 제공.

스마트폰 충전에 대해 알아두면 좋을 팁

추운 겨울철에는 평소보다 배터리가 빨리 닳나요?
겨울철에는 온도가 낮아지기 때문에 배터리의 전반적인 화학반응이 느려진다. 리튬이온은 전해질과 양극 및 음극에서 움직이는데, 온도가 낮아질수록 내부 리튬이온의 이동속도가 떨어져 내부 저항이 증가하고, 배터리 전압도 낮아진다. 따라서 겨울철 배터리를 온도가 낮은 외부에 보관하기 보다 따뜻한 주너미 안이나 케이스, 헝겊 등으로 덮어서 따뜻하게 보관해 사용하는 것이 좋다.

따뜻할수록 충전 속도가 빠르다
따뜻할수록 충전 속도가 빠르다

배터리는 왜 시간이 지나면 성능이 떨어지나?
배터리의 구조는 여러 화학물질이 가루(분말) 형태로 존재하고, 이것을 고정하기 위해 결합제로 붙여놓은 모양이다. 문제는 충/방전을 계속할 경우 가루로 된 화학물질의 일부가 조금씩 떨어져 나가게 되고, 그만큼 전자를 줄 수 없어 용량이 낮아지고 수명도 줄어드는 것. 그 결과 저항도 증가하고 배터리가 낼 수 있는 전압도 감소한다. 에너지는 전기량x전압이기 때문에, 전압이 감소하면 자연스럽게 배터리가 힘을 낼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 구조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시간에 따라 수명이 감소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배터리 잔량을 0%로 방전한 다음 충전하는 것이 좋은가?
결론적으로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다. 과거에 주로 사용하던 무선전화기나 면도기에는 일명 '니카드전지'가 사용됐다. 이 전지는 사용패턴을 기억해 충전된 만큼만 소비하는 '메모리이펙트(Memory Effect)'를 지녀 완전히 전지를 방전한 후 충전하는 것이 좋았다. 하지만, 요즘 일상생활에서 주로 사용하는 휴대폰, 디지털카메라, 노트북 등의 배터리는 모두 리튬이차전지를 사용한다. 리튬이차전지는 완전 방전한 다음 사용하면 오히려 수명이 짧아진다. 따라서 리튬이차전지를 사용하는 전자제품은 늘 충전기에 꽂아놓는 것이 좋으며, 방전된 상태라면 즉시 충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제한시간 내 배터리를 빠르게 충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나?
스마트폰에 사용하는 리튬이차전지는 300회 충전 이후부터 내부저항이 빠르게 증가하고, 이로 인해 화학 반응과 충전 속도가 늦어진다. 하지만, 온도를 높이면 이러한 화학반응의 속도가 빨라지고, 배터리의 내부저항도 감소한다. 통상 10도의 온도 증가로, 반응속도는 약 2배로 빨라지고, 20도와 30도로 올리면 각각 4배와 8배로 빨라진다. 따라서 따뜻한 곳에서 스마트폰을 충전하면 보다 빨리 충전할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예로 전기장판 위에 스마트폰을 두고 충전하는 방법이 있다. 다만, 온도가 60도 이상 넘어가면 배터리 자체에 손상이 발생하게 되니 꼭 주의하도록 하자.

따뜻할수록 충전 속도가 빠르다
따뜻할수록 충전 속도가 빠르다

스마트폰 100% 충전 완료 후에도 계속 꽂아두는 것이 좋은가?
스마트폰은 100% 충전됐다는 초록색 불이 나온 상태라도, 계속 꽂아 두면 더 충전할 수 있다. 충전율은 전압을 재서 표시하는데, 배터리 안에는 무수히 많은 리튬이온이 있기 때문에 하나하나 모두 연결해서 확인할 수 없다. 때문에 표면은 충전된 상태라고 볼 수 있어도 내부까지 완전히 충전됐다고는 말할 수 없는 것. 따라서 초록색 불이 들어와도 완전히 충전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계속 꽂아두는 것이 좋다. 보통 내부까지 충분히 충전을 다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2시간 이상 꽂아 두어야 합니다. 특히. 1년 이상 지난 배터리는 성능이 더 떨어지기 때문에 반드시 충분한 시간을 주어야 더 많이 충전할 수 있다.

전원 충전을 연결한 채로 사용하면 배터리 수명이 줄어드나?
전혀 지장이 없다. 스마트폰에 전원을 꽂는다는 것은 외부에서 전기량을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이 전기량이 100이라면, 사용하면서 충전할 경우 70은 충전기로 가고, 나머지 30은 스마트폰을 작동하는데 사용되는 것. 따라서 충전 속도가 느려질 뿐, 배터리 자체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또한, 전원을 꽂는다는 것은 외부의 파워를 이용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배터리는 놀고 있는 상태다. 이는 배터리에게 휴식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좋은 상황이다.

전원을 끄거나 비행기 모드로 충전하면 더 빠르게 충전할 수 있는가?
맞다. 스마트폰은 통신과 디스플레이에 많은 에너지를 사용한다. 즉, 충전하면서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되면 통신, 휴대전화의 작동, 배터리 충전 등에 나누어서 사용하는 것. 하지만, 비행기 모드의 경우 통신에 소요되는 전력을 차단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더 전력을 충전에 집중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비행기 모드로 충전하면 보다 빠르게 충전할 수 있다. 전원을 끄는 경우라면 전력 소모 자체가 없기 때문에 충전 속도는 더 빨라진다. 스마트폰 화면 밝기를 낮추거나, 사용하지 않는 앱을 종료한 뒤 충전하면 더 빠르게 충전할 수도 있다.

전원을 끄고 충전하면 충전 속도가
빠르다
전원을 끄고 충전하면 충전 속도가 빠르다

  • 스마트폰 충전 팁은 한국전기연구원(KERI)의 '올바른 배터리 이용을 위한 배터리 가이드북'을 참고했습니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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