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 위 체성분 분석기 - 인바디밴드, "전세계 최초입니다"

[IT동아 권명관 기자] 지난 2015년 2월 26일, 재미있는 내용의 보도자료 하나를 받았다. 헬스케어 기업 '인바디(Inbody)'가 보낸 보도자료로 지난 'CES 2015'에서 공개했던 웨어러블 기기 '인바디밴드'가 웨어러블 기술 부문 혁신상을 수상했으며, 클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Kickstarter)'에서 프로젝트 시작 후 펀딩 목표 100%를 달성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눈길을 끈 내용은 그 뒤에 이어졌다. 인바디밴드는 웨어러블 기기 중 세계 최초로 '체성분을 분석할 수 있다'는 것. 인바디밴드는 시계처럼 착용한 후 엄지와 검지를 인바디밴드에 터치하면 약 5초만에 체지방률, BMI 등 체성분 데이터를 측정할 수 있다.

지난 1996년에 설립한 ㈜인바디는 국내 전문가용 체성분 분석기의 시장점유율을 높이며, 2000년 미국을 시작으로 일본, 중국 등에 현지법인을 설립할 정도로 성장 중이다. 이미 체성분 분석 관련 기술은 인정 받았다. 또한, 체성분 분석기를 바탕으로 체성분 관리 프로그램, 자동혈압계, 신장계, 건강증진 시스템 등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해 헬스케어 전문 업체로 거듭나고 있다.

인바디 홈헬스본부 이경희 팀장
인바디 홈헬스본부 이경희 팀장

이에 직접 인바디밴드 기획 및 개발에 참여한 인바디 홈헬스본부의 이경희 팀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체성분을 분석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는 인바디밴드가 최초"라며 말문을 열었다.

인바디, "업계 1위 체성분 분석 기업입니다"

IT동아: 만나서 반갑다. 이렇게 말하기 조금 미안하지만, 그동안 인바디라는 업체를 잘 몰랐다. 오늘 만나기 전에 동료 기자들에게 물어보니, 알긴 하던데…. 아, 여기자들은 잘 알고 있더라. 헬스클럽에서 체성분 분석할 때 사용하는 기기를 만드는 업체라고.

이경희 팀장(이하 이 팀장): 하하. 권 기자님을 보니 인바디를 모를 수밖에 없으실 것 같다. (참고로 기자는 172cm에 59kg으로 상당히 마른 편이다) 인바디는 사실 회사 이름이 아니라 체성분 분석기의 제품명이었다. 지난 1996년 바이오스페이스라는 이름으로 설립했고 작년 9월 인바디로 사명을 바꿨다. 워낙 인바디라는 제품이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웃음).

지금은 많은 사람이 우리 제품을 사용 중이다. 유명 헬스클럽이나 병원 등에 주로 기기를 제공하고 있으며, 세계 최초로 서서 체성분을 측정하는 제품을 개발한 바 있다. 그전에는 누워서 측정하는 기기만 있었다. 지금은 약 70여 개국에 제품을 수출 중이고, 체성분 분석 기업 중에서는 업계 1위라고 자신한다.

인바디의 다양한 제품들
인바디의 다양한 제품들

< 인바디가 선보인 다양한 제품들 >

IT동아: 웨어러블 기기를 선보이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이 팀장: 첫 앱세서리(앱 연동 스마트 기기) 기기는 지난 2012년 선보였던 '인바디 다이얼' 체중계였다. 앱과 연동해 체중과 근육량, 체지방량, 체지방률, 내장지방레벨 등 각종 체성분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다. 당시 데이터 연동은 인바디 다이얼에 올라서 체성분을 측정한 뒤, 스마트폰으로 데이터 화면을 촬영해 읽어오는 방식이었다. QR 코드를 인식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스마트폰으로 명함을 찍으면 명함 내 이름과 연락처 등을 자동으로 가져오는, 그런 방식이었다. 블루투스로 연결해 자동으로 데이터를 연동하는 제품은 2013년 선보였다.

인바디 다이얼
인바디 다이얼

< 인바디 다이얼 >

그리고 지난 2014년 7월, 손목에 착용하는 웨어러블 피트니스 밴드 '인랩'도 선보였다. 당시 B2C보다는 B2B 시장에 많이 집중해 잘 모르실 수도 있겠다(웃음). 인랩은 걸음 수, 활동 시간, 소모 칼로리, 이동거리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웨어러블 피트니스 기기였다. 인랩 개발을 통해 인바디밴드가 탄생할 수 있었다.

인랩
인랩

< 인바디밴드의 전신격인 인랩 >

체성분 분석이 필요한 이유

IT동아: 체성분 분석이라는 자체 기술을 이번 인바디밴드에 추가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정말 체성분을 분석하면 무엇이 좋은지 잘 모르겠다. 어디에 필요한 정보인지.

이 팀장: 체성분을 파악하면, 그 사람의 균형 상태 즉, 건강을 보다 정교하게 파악할 수 있다. 인체를 구성하는 체수분, 단백질, 무기질, 체지방 등의 정보는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체성분 분석이란 이러한 체성분을 정량적으로 분석해 몸의 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기초 정보를 제공한다. 실제로 병원에서도 체성분 데이터를 이용해 진단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신장내과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신장의 기능이 저하되면 나트륨과 수분의 배설이 잘 되지 않아 부종이 생기고, 혈압이 높아진다. 혈액 투석은 투석기(인공 신장기)를 이용해 혈액으로부터 노폐물을 제거하고 신체 내의 전해질 균형을 유지하며, 과잉의 수분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이 때 인바디를 이용해 혈액 투석 후 체수분이 균형상태에 도달했는지, 체포외수분비(ECW/TBW) 등을 확인한다. 투석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세포외수분비가 높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신체 변화를 관찰하는데 체성분 분석이 필요하다. 이외에도 간질환, 당뇨 등의 환자에도 사용되며, 암환자 대상으로 체세포량을 측정해 영양 상태 등을 파악하는데도 사용된다.

혈액투석 전과 후의 체성분 분석
정보
혈액투석 전과 후의 체성분 분석 정보

< 출처: 인바디 홈페이지 >

IT동아: …예상보다 전문적인 곳에 사용되는 것 같다. 병원에서 주로 이용하는 데이터인가?

이 팀장: 하하. 병원에서도 활용하지만, 일상 생활에서도 이용하면 좋은 데이터다(웃음). 요즘은 헬스클럽에서도 많이 이용한다. 여름을 앞두고 다이어트를 준비 중인 여성이나, 근육량을 키우기 위해 운동하는 남성에게 맞춤형 정보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흔히, 운동을 하면서 지방을 태운다고 하지 않나. 이 때 그 사람의 지방량이 얼마인지를 알면, 그에 맞춰서 보다 효과적인 운동을 권유할 수 있다. 권 기자님이 워낙 마르셔서 잘 모르시는 것 같다. 다이어트를 해본 경험이 있거나, 다이어트를 생각 중인 사람이라면 다들 잘 알 것이다. 헬스클럽을 한번이라도 갔었다면 잘 알았을텐데…, 권 기자님은 평소 운동을 잘 않하시는 것 같다(웃음).

체성분 측정기
체성분 측정기

인바디밴드, "체성분을 분석하는 최초의 피트니스 밴드"

IT동아: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 체성분 분석기에서 이미 경쟁력을 갖춘 상황에서 왜 굳이 인랩, 인바디밴드와 같은 웨어러블 피트니스 밴드를 선보인 것인지 궁금하다.

이 팀장: 일단, 우리 인바디는 체성분 분석을 (누구보다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같은 피트니스 밴드라도 남들과 다른, 차별화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한다. 처음에는 스마트 시계를 개발할지, 피트니스 밴드를 개발할지 많이 고민했다. 먼저, 스마트 시계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대기업뿐만 아니라, 애플, 샤오미, 소니 등 전세계 대기업들이 이미 시장을 선점 중이었다. 이에 시장 타겟을 피트니스 밴드로 맞춰서 개발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인바디가 가지고 있는 장점은 체성분 분석 데이터다. 세계 최초다.

인바디밴드
인바디밴드

< 출시 준비 중인 인바디밴드 >

IT동아: 체성분 데이터를 사용자들이 알게 되면서 얻을 수 있는 장점은 무엇이 있을지 궁금하다. 사실 기자는 현재의 스마트 시계, 피트니스 밴드 등으로 측정할 수 있는 피트니스 데이터에 다소 회의적이다. 처음 기기를 접했을 때는 신기했다. 각종 데이터가 측정되니까. 하지만, 결국 무엇을 얻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더라. 왜 측정해야 하는지 그 목적 자체를 상실한 느낌이다.

이 팀장: 맞다. 그 부분은 우리도 고민하고, 계속 업데이트해나가는 중이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해보자. 측정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사람은 분명 있다. 아까도 언급했지만, 지금 다이어트를 시작한 여성이 있다고 가정하자. 현재의 몸 상태를 누구보다 잘 알아야 하는 것은 본인이다. 그리고 하루에 얼마나 음식물을 섭취했고, 얼마나 소모했는지를 파악해야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다. 자기 자신과의 싸움인 셈이다.

인바디 전용 앱을 이용하면 단순히 얼마나 걸었는지, 얼마나 이동했는지 등에 그치지 않는다.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 입력하면 하루에 얼마나 칼로리를 섭취했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고, 소모한 칼로리까지 측정할 수 있다. 나이와 키, 몸무게 등을 입력하면 그에 맞는 권장 몸무게와 체성분 등도 파악해 알려준다. 일단 우리가 생각하는 타겟은 명확하다. 다이어터 분들이다.

인바디 전용 앱 화면
인바디 전용 앱 화면

< 인바디 전용 앱 화면 >

IT동아: 인바디 전용 앱은 누가 만들었는지 궁금하다. 오기 전에 몇 번 사용했는데, 의외로 UI도 깔끔하고, 정보를 파악하는데 좋더라.

이 팀장: 인바디 전용 앱은 홈헬스개발팀의 신종흔 차장님이 개발했다. 계속 업데이트 중이다. 음식 DB도 지속해서 추가 중이며, 전문상담사와 상담할 수 있는 기능 등도 추가했다. 참고로 모든 UI는 대표님도 직접 체크하신다. 그만큼 심혈을 기울여 개발 중이다(웃음).

개인적으로 인바디밴드는 동기부여가 있을 때만 사용해도 좋은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실제 여름 시즌을 앞두었을 때 많은 분들이 제품을 찾는다. 가장 성수기는 6월이다. 아무래도 그렇지 않은가(웃음). 1년 내내 착용해주시면 더 좋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IT동아: 체성분 분석이나 혈압계 등 관련 웨어러블 기기는 의료법에도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대한 것도 준비되어 있는 것인지.

이 팀장: 문제 없다. 지금까지 인바디가 갖춘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질 없이 준비했다. 실제로 체성분 분석기 및 측정기는 의료기기로 분류된다. 관련된 모든 허가를 받았으며, 인바디밴드도 마찬가지다. 다른 체성분 분석기와 똑같다.

인바디 이경희 팀장과의 인터뷰는 약 1시간 정도 진행했다. 그는 "체성분 분석이 인바디밴드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누누히 강조했다. 맞는 말이다. 아직 그 어느 피트니스 밴드도 체성분까지 분석해주지는 않는다. 참고로 인바디밴드는 체성분 분석 이외에도 다른 피트니스 밴드가 지원하는 기능을 대부분 지원한다. 심박수 측정, 수면 패턴 분석뿐만 아니라, 스마트폰과 연동해 전화나 문자 알림 기능 등도 탑재했다. 일상적인 샤워까지 할 수 있는 IP56의 방수 등급도 갖췄으며, 배터리 1번 완충으로 최대 10일까지 사용할 수도 있다. 인바디밴드는 빠르면 3월말, 늦으면 4월초 공식 출시할 예정이며, 가격은 약 18만 원선이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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