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9CONSTRUCT, "우리는 꿈을 좇는 광부들"

나진희 najin@itdonga.com

화가였던 게임 디자이너, 건축 회사에서 일하던 개발자, 고등학생 때 창업을 한 기획자가 만나면 어떤 게임이 나올까. 독특한 이력을 가진 이들은 얼마 전 D9CONSTRUCT(www.d9con.com, 대표 소재민)를 창업했다.

D9CONSTRUCT는 현재 서울 성북구 1인 창조기업 비즈니스 센터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오는 12월 첫 게임인 '내 뒤론 못 지나가'의 런칭을 앞두고 있다. 넘치는 '개그감'으로 시종일관 유쾌했던 이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부트캠프에서 만난 인연

대표 겸 미술감독 소재민, 기술이사 이주원, 프로젝트 총괄 매니저 박주찬 등 3명이 D9CONSTRUCT의 구성원이다. 앞서 말했듯 이들의 배경은 꽤 흥미롭다.

소 대표는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화가였다. 주로 조각을 했다고. 그는 졸업 후 3D를 배우다 우연한 기회로 스킬트리랩에서 주관하는 2박 3일 게임 개발 부트캠프에 참가했고 게임 제작에 빠져들었다. 소 대표는 "조각과 게임 디자인은 본질이 창작 활동이기에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D9CONSTRU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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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획이사는 토목 회사의 영업 및 행정 관리 차장이었다. 그런데 올해 초 회사가 갑자기 문을 닫았고 자신의 꿈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찾아왔다. 고민 끝에 그는 '한 번쯤 내가 원하는 걸 만들어 보고 싶다'고 마음 먹고 지난 2월부터 4개월간 프로그래밍 언어를 공부했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다수의 게임 및 개발자 커뮤니티에 올린 끝에 소 대표와 만나게 됐다.

그에 비하면 박 매니저는 순탄한 '개발 인생'을 살아왔다. 어떻게 이 일을 하게 됐냐는 질문에 그는 '살다보니 이렇게 됐다'고 답했을 정도. 중학생 이후 줄곧 컴퓨터를 공부해왔고 고등학생 때는 게임 회사를 창업해 3년간 유지하기도 했다. 소 대표와 박 매니저는 앞서 말한 스킬트리랩 부트캠프에서 인연이 닿아 7월 중순경 팀을 결성했다.

북미풍 디자인과 탄탄한 스토리가 특징

D9CONSTRU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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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9CONSTRUCT의 첫 게임, '내 뒤론 못 지나가'는 위에서 내려오는 적들을 주인공 캐릭터가 몸으로 부딪혀 막아내는 캐쥬얼 게임이다. D9CONSTRUCT는 "'갤러그' 등이 아래에서 미사일을 쏘아 내려오는 적을 죽이는 '탄막 슈팅' 장르라면, '내 뒤론 못 지나가'는 이를 막아내는 '탄막 디펜스' 장르"라고 전했다. 단순한 게임이지만 스테이지가 넘어갈수록 상당히 민첩한 캐릭터 조작이 필요하다.

주인공 캐릭터뿐 아니라 다양한 특징의 용병도 추가할 수 있게 해 게임에 재미를 배가했다. 용병은 크게 공격형, 방어형, 소모형 등으로 나뉘고 그 안에서도 각자의 특색이 있다. 어떤 용병은 자신 앞으로 오는 적들만 일렬로 모두 한 번에 죽이고, 어떤 용병은 자신이 공격당할 때 주인공의 체력을 올려주기도 한다. 사용자는 용병들을 모으고, 활용 전략을 세우며 게임에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용병의 탄생 배경도 눈여겨 볼만하다. 예를 들어 '슈퍼스타 오징어외계인'은 게임 속 화폐 단위가 오징어이기에 그 안에서 무척 인기가 높다. '드루이드'라는 용병은 회사원이었는데 '우루사'를 너무 많이 먹어 곰이 됐다. 이처럼 D9CONSTRUCT는 30여 마리의 용병마다 개성있는 배경을 설정해두었다.

D9CONSTRUCT
D9CONSTRUCT

주인공 캐릭터의 성장 시스템도 갖춰져 있다. 레벨이 올라가면 미사일을 쏠 수도 있고, 공격 범위도 커지며, 상위 용병을 고용할 수도 있다.

아무래도 대표가 미술감독이기에 전체적인 게임 디자인에 상당히 공을 들였다. 소 대표는 "고전 게임 '원숭이 섬의 비밀'처럼 북미풍 디자인을 지향했다"며, "레벨이 올라가도 단순히 캐릭터들의 색깔만 바뀌는 게임도 많다. 하지만 우리는 용병마다 개성있게 생김새를 표현했고, 스테이지별로 지도와 몬스터의 모습을 다르게 만드는 등 애정을 갖고 게임을 제작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참고로 회사명인 D9CONSTRUCT의 뜻도 미술과 관련이 있다. 첫 글자인 'D'는 'Degree(등급)'를 의미하며, D9CONSTRUCT는 '9등급 구조주의자'들이란 뜻이다. '세상을 향해서는 최고의 9등급, 스스로에게는 가장 엄격한 9등급'이란 의미라고 한다. 소 대표는 "보통 게임 개발사 이름 중에 '스튜디오', '팩토리', '소프트'가 붙은 것들이 많은데 우리는 미술 쪽에서 자주 쓰이는 용어인 'Construct(구조)'를 택했다"고 말했다.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게임이라는 한 우물을 팔 뿐"

어찌보면 '포화 상태'라고 할 만큼 피 튀기는 모바일 게임 시장에 이들은 어떻게 뛰어들 생각을 한 걸까. D9CONSTRUCT는 이에 대해 무척 이상적인 대답을 내놨다.

D9CONSTRUCT
D9CONSTRUCT

"신대륙으로 이주민들이 황금을 찾아 '골드 러시'를 떠난다. 우리도 이주민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곡괭이와 삽 한 자루씩 들고 깜깜한 광을 파 내려가는 광부들이다. 앞이 보이지 않아도 무던하게 계속 땅을 팔 뿐이다. 그렇게 내려가다 보면 언젠가는 황금을 찾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에 묵묵히 버티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 시장이 '레드오션'인지 '블루오션'인지는 중요치 않다.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하고싶은 일을 찾아온 것이기에 그저 앞으로도 하루하루 개발에 매진할 것이다."

혁신적인 차기작을 개발 중

그들은 조작 방법에 '혁신'을 준 차기작을 제작하고 있다. 보안상의 문제로 많은 것을 이야기하진 못하지만, 타격감과 터치패드 사용 둘 다를 잡는 조작 방식으로 모바일 게임의 한계를 넘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래픽은 1920년대 무성 애니메이션에서 따왔다고.

창업, 좋아하는 일이라면 계속 도전하라

창업을 꿈 꾸는 이들에게 전할 한 마디씩을 부탁했다. 이에 소 대표는 "당장 성공할 자신은 없지만 도전할 자신은 있다"며, "하고 싶고 좋아하는 일이라면 계속 도전하라"고 당부했다.

이 기술이사는 "한쪽 발은 땅을 딛고 있길 바란다"며, "너무 꿈만 좇고 환상에 젖을 것이 아니라 현실 감각은 갖고 창업에 도전했으면 좋겠다. 꿈만 갖고 왔다가는 100% 망한다"고 조언했다.

박 매니저는 "창업을 막 시작하려는 사람에게 이 말을 하고 싶다. 시작했으니 무슨 일이 생겨도 안 때려치고 계속 하면 뭔가 될 거다. 우리 자신한테 하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D9CONSTRU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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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뒤론 못 지나가'는 12월 중순 출시 예정이다. 오는 12월 4일 열리는 인디 게임 행사인 '오픈 플레이 데이'에서 베타 버전이 선공개되며 그 자리에서 참여자들로부터 소중한 의견을 받는다.

D9CONSTRUCT 및 게임에 대해서는 공식 홈페이지(http://d9con.com/)나 페이스북 페이지(https://www.facebook.com/d9con)에서도 많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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