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HP 파빌리온 x2 10, 윈도 태블릿PC와 노트북을 하나로
1. 여성 직장인 A씨는 가벼운 노트북을 선호합니다. 주로 웹 서핑과 인터넷 쇼핑을 즐기며, 회사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 오피스 프로그램도 원활하게 실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한가지 더. 기왕이면 태블릿PC로도 사용하길 원합니다. 다만, 안드로이드 태블릿PC나 아이패드는 다소 꺼립니다. PC와 100% 호환되지 않아 불편하다나요.
2. 대학생 B씨는 가방에 쏙 들어가는 노트북을 원합니다. 침대에 편안하게 누워서 리포터를 작성하고 때로는 영화나 음악도 감상하길
원합니다. 또한, 도서관에서 사용해야 하므로 소음도 적길 바랍니다. 가격이야 뭐, 저렴할수록 좋지요. 다만, 그렇다고 디자인이 떨어지는 것은 사양한답니다.
태블릿PC? 노트북? 바로 2-in-1 노트북
"간단하게 문서를 작성하고, 인터넷을 검색하며, 때로는 영화나 음악을 감상하고 싶은데 어디 그런 컴퓨터 없을까요?"
위 사례처럼 노트북 또는 태블릿PC를 원하시는 분을 위한, 딱 적당한 제품이 있습니다. 하이브리드 노트북 또는 2-in-1 노트북이라고 불리는데요. 태블릿PC처럼 사용하다가 키보드를 붙이면 노트북처럼 사용하는 제품을 뜻합니다. 최근 HP가 선보인 '파빌리온'은 어떨까요? 이 제품은 인텔 베이트레일 프로세서를 탑재해 (사용자가 원하는) 기본 성능은 충족하면서도, 제품 가격은 (소비자가격 기준) 59만 9,000원으로 저렴합니다. 인터넷 최저가는 이보다 더 저렴하다는 사실.
파빌리온 x2 10의 구성은 단출합니다. 모니터와 본체 역할을 담당하는 태블릿PC 부분과 탈착할 수 있는 키보드, 그리고 마이크로 USB 전원 케이블이 전부입니다. 전원 케이블은 일반 스마트폰 충전기로 대체해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넷북이라고 생각하지 말기를
파빌리온 x2 10은 인텔 아톰 프로세서(Z3745D)를 탑재했습니다. '응? 아톰 프로세서? 과거 넷북에 탑재하던 그 프로세서?'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지금의 아톰 프로세서는 과거 넷북의 그 아톰 프로세서와 정말 달라졌습니다. 아톰 프로세서가 추구했던 저전력과 오랜 사용 시간을 충족하면서, 성능을 많이 끌어올렸기 때문이지요. '[IT애정남] 아톰이 아직도 고약한(?) CPU라는 편견 - http://it.donga.com/18371/' 이 기사를 한번 참고하면 오해를 푸실 수 있을 겁니다.
아톰 프로세서는 발열을 처리하는 냉각팬도 필요 없습니다. 팬리스(Fanless) 방식으로 설계할 수 있기 때문에, 엄밀하게 따지면 소음 자체가 없죠. 조용한 도서관이나 고요한 한밤 중에 사용해도 조용합니다. 그래픽은 인텔 내장 그래픽 'HD 그래픽스'입니다.
넷북 얘기를 다시 한번 꺼내보죠. 예전에 인기를 끌었던 넷북은 참 쌌습니다. 저렴한 가격은 엄청난 매력이었죠. 하지만, 간단한 문서 작성과 인터넷 검색 정도만 가능했을 뿐, 성능은 정말 낮았습니다. 1세대 넷북은 HD 동영상을 재생하는 것도 어려웠죠(세부 설정을 조절해 억지로 실행할수 있긴 했지만). 또한, 디스플레이의 해상도도 낮았으며, 크기만 작았을 뿐 꽤 두꺼웠습니다. 지금 출시하는 여러 울트라북과 비교하면, 디자인도 조악했지요. 파빌리온 x2 10은 이러한 넷북의 단점을 상당히 덜어냈습니다. 성능도 원활하고, 디스플레이 해상도도 깨끗하며, 디자인이 세련되었습니다.
탈부착과 받침대를 겸용한 키보드
파빌리온 x2 10은 아일랜드 스타일의 키보드를 탑재했습니다. 가장 큰 특징은, 바로 탈부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키보드와 본체를 연결하는 방식은 자석입니다. 쉽게 붙였다가 뗄 수 있죠. 키보드에 함께 달려 있는 커버는 받침대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야외에서 무릎에 올려 놓고 사용해도 문제 없구요.
키보드 두께가 얇아서 다소 오타를 걱정했지만, 기우였을 뿐입니다. 약간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했지만, 생각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타이핑할 수 있었습니다. 워낙 얇아서 타이핑감은 그리 깊지 않았지만, 이 정도면 훌륭(?)합니다. 태블릿PC의 가상 키보드로 타이핑하는 것과 비교했을 때는 천지차이니까요. 키보드를 뗀 상태에서는 태블릿PC처럼 손가락으로 터치해 사용하면 됩니다. 아이패드의 그것(?) 만큼은 아니지만, 터치감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 태블릿PC를 사용할 때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게'입니다. 다른 태블릿PC 겸용 2-in-1 노트북은 본체 무게만 1kg인 경우가 있거든요. 들고서 사용하다 보면 팔에 부담이 장난 아닙니다. 파빌리온 x2 10 무게는 598g입니다. 누워서 들고 사용해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더라구요(물론, 권장하지 않습니다. 사용하다가 얼굴로 떨어뜨렸을 때는…). 이정도 무게는 2-in-1 노트북과 비교하는 것보다 아이패드, 갤럭시노트 등 다른 태블릿PC와 비교하는 것이 낫습니다. 참고로 비슷한 화면 크기의 갤럭시노트 10.1 무게는 535g, 아이패드 에어 무게는 469g입니다.
디스플레이 크기는 10인치입니다. IPS 패널을 탑재해 잔상이 적고, 시야각도 꽤 넓습니다. 제품 두께는 1cm도 안됩니다. 가볍고, 얇기 때문에 들고 다니며 사용하는데 좋습니다. 작은 가방을 들고 다니는 여성분들에게 알맞은 크기입니다.
안드로이드, iOS가 아닌 윈도8.1
파빌리온 x2 10의 운영체제는 윈도 8.1입니다. 상당히 마음에 들었던 점인데요. 이미 윈도 사용 환경에 익숙하기 때문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안드로이드나 iOS도 좋은 모바일 운영체제입니다. 하지만, 노트북처럼 사용하기에는 다소 부족했거든요. 파빌리온 x2 10은 윈도를 탑재한 데스크탑PC나 노트북에서 사용하던 기능을 그대로 이어서 할 수 있습니다. 요구사항이 높은 3D 그래픽의 게임이나 동영상 편집 등이 아니라면, 원활하게 실행할 수 있습니다. 서든어택이나 카트라이더, 그리고 요즘 핫한 LOL 정도는 충분히 실행할 수 있구요.
아쉬운 점은 해상도입니다. 요즘 안드로이드 태블릿PC는 (정말 싼 제품이 아니라면) 대부분 풀HD(1,920 x 1,080) 해상도를 지원합니다. 하지만, 파빌리온 x2 10의 해상도는 1,280 x 800으로 다소 낮습니다.
파빌리온 x2 10 좌우측에는 HDMI, USB 3.0 포트, 마이크로 SD 슬롯 등이 쪼로록 달려 있습니다. 내부 저장 공간은 32GB이지만, 마이크로 SD 메모리카드를 꽂아 확장할 수 있습니다. 안드로이드 태블릿PC라고 생각하는 것이 이해하기 편합니다.
간단하게 사진 보정이나, 고화질 동영상 재생 등은 원활하게 실행할 수 있었습니다. 동영상을 인코딩할 필요 없이 곰플레이어나 다음팟 플레이어 등 이전에 사용하던 프로그램으로 바로 재생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구요. DTS 스튜디오 사운드도 내장했습니다. '태블릿PC만한 크기에 사운드가 좋으면 얼마나 좋겠어?'라고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스피커 성능이 좋아 놀랬습니다. 이런 것까지는 바라지 않았는데, 떡 하나 더 얻은 기분이랄까요.
안드로이드, iOS가 아닌 윈도를 탑재했다는 점. 때로는 태블릿PC로, 때로는 노트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저렴한 가격까지. HP 파빌리온 x2 10는 이 정도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뭔가 간단해보이는데요. 하지만, 실제 사용하면서 느낀 경험은 이보다 더 많고, 다양했습니다. 제조사들이 2-in-1을 속속 선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태블릿PC에 기존 노트북의 사용자 경험을 그대로 계승하겠다는 전략이지요. 파빌리온 x2 10은 2-in-1이라는 제품 컨셉에 HP의 색깔을 잘 입혔습니다. 물론, 대단한 장점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크게 흠잡을 데도 없습니다. 이것만으로도 꽤 괜찮은 제품 아닐까요.
글 / IT 칼럼니스트 다스베이더(IT동아 객원필자)
편집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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