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품 윈도 탑재 노트북이 30만 원대라니, '윈도8.1 with Bing'
'좀 괜찮다' 싶은 30만 원대 노트북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소위 '깡통PC'라 불리는 프리도스(Free DOS) 제품이 대부분이었다. 프리도스 제품은 운영체제를 탑재하지 않은 것으로 비슷한 사양 제품 대비 저렴한 가격이 특징이다. 운영체제 라이센스 비용이 빠져 제품 원가가 낮아지기 때문.
그런데 최근 레노버, HP, 한성컴퓨터, LG전자 등 다양한 제조사가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 윈도8.1 운영체제를 탑재한 30만 원대의 노트북, 데스크톱PC, 올인원PC 등을 출시하고 있다. 이는 얼마 전 MS가 선보인 '윈도8.1 with Bing' 운영체제 덕이다. 해당 운영체제는 하드웨어 제조사가 부담해야 하는 라이센스 비용이 파격적으로 낮다. 한국MS에 따르면, (정확히 밝힐 수는 없지만) 스타벅스 커피 네 잔 안의 가격이라고. 거기다 이러한 라이센스 비용을 적용받을 수 있는 제약 조건도 완화되어 윈도8.1 with Bing을 지원하는 보급형PC 출시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국내 소비자 중에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이에 한국MS는 3일 간담회를 열고 윈도8.1 with Bing과 이를 탑재한 레노버, HP, 한성컴퓨터의 제품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윈도8.1 with Bing?
윈도8.1 with Bing의 특징은 무엇인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MS의 검색 엔진인 빙(Bing)을 익스플로러 기본 검색 엔진으로 지정한 운영체제다. 제조사에 공급하는 라이센스 비용을 70% 정도 줄여 그 파급효과를 높였다. 이 운영체제가 널리 보급되면 MS는 자연스레 윈도8.1과 빙 검색 엔진의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다.
탑재 가능한 PC의 조건은 '저가형'일 것. 이전에 존재하던 여러 제약 조건은 완화되거나 사라졌다. MS가 대략적으로 밝힌 바에 따르면, 9인치 이하 태블릿PC, 스마트폰 등의 제품에는 라이센스 비용이 무료다. PC는 18인치 미만일 때는 30~40만 원 초반대의 가격 조건을, 18인치 이상은 50만 원대로 맞출 것 등의 조건이 붙는다.
탑재 제품을 살펴보면 가격 조건 때문에 보급형이 대부분이다. 고급형보다 판매량이 많은 보급형PC에 해당 운영체제를 공급함으로써 윈도8.1과 빙 엔진의 확산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제조사, 소비자, MS 모두 이득
결과적으로 윈도8.1 with Bing은 제조사, 소비자, MS 모두에게 유리하다. 일단 하드웨어 제조사는 윈도 탑재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할 수 있다. 비슷한 가격이라면 '정품 윈도 PC'가 '깡통PC'보다 훨씬 경쟁력있다. 거기다 불법 소프트웨어 사용으로 인한 오류가 '하드웨어적 결함'이라는 일부 오해도 벗는다.
소비자는 정품 OS가 든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해 쓸 수 있다. MS의 최신 소프트웨어 지원도 함께 받는다.
앞서 언급했듯이 MS는 최근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윈도8.1과 빙의 사용자층을 확보할 수 있다. 프리도스 PC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불법 소프트웨어의 확산도 막을 수 있다. 한국MS에 따르면, 국내 불법 소프트웨어 사용율은 말레이시아 등 개발 도상국보다 높은 수준이다.
30만 원대 노트북과 데스크톱PC, 50만 원대 올인원PC
MS는 여러 하드웨어 제조사와 협력해 윈도8.1 with Bing 지원 제품을 내놓고 있다. 국내에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OEM 업체만 해도 HP, 레노버, 에이서, 에이수스, 한성컴퓨터, TG삼보컴퓨터 등 15곳에 달한다. MS는 지속적으로 제휴 기업을 늘려갈 계획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레노버, HP, 한성컴퓨터 등 주요 PC 제조사가 윈도8.1 with Bing 지원 모델을 소개했다. 대표적인 모델 몇 개를 짚어본다.
레노버 G50-30은 15인치대 노트북이다. 베이트레일-M CPU, 인텔그래픽, 4GB DDR3L 메모리, 500GB HDD 등을 내장했다. 보급형 제품으로 가격은 30만 원 후반대. G50-30에 대한 정보는 레노버 홈페이지(http://www.lenovo.com/kr/ko/)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성컴퓨터의 데스크톱PC '미니슈트' 시리즈도 선보였다. 작은 크기와 깔끔한 직육면체 디자인이 강점이다. 몸체가 알루미늄으로 제작됐다. 가격은 사양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지만 30~40만 원대에 형성된다.
한성컴퓨터 M54 GA600WB는 인텔 하스웰 셀러론 2957U 프로세서를 내장한 15.6인치 노트북이다. 메모리는 4GB DDR3L이며 HDD 용량은 500GB다. 가격은 30만 원 후반대. 미니슈트와 M54 GA600WB에 대한 정보는 한성컴퓨터 홈페이지(http://www.monsterlabs.co.kr/)에서 볼 수 있다.
HP 제품 중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50만 원대 올인원PC HP 20-2153kr. 본체와 모니터가 하나로 합쳐진 20인치 올인원PC다. AMD E1-2500 프로세서, AMD HD 8240 그래픽카드, 500GB HDD 등을 채용했다. HP에 따르면 현재 하이마트 등 유통 채널을 통해 절찬리 판매 중이다. HP 20-2153kr에 대한 정보는 HP 홈페이지(http://www8.hp.com/kr/ko/home.html)에서 확인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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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