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쇼S] 천만원 할인이 기본? 수입차 제값 주고 사면 '봉' 되는 이유

김영우 pengo@itdonga.com

세상에 에누리 없는 장사는 없다고 한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모든 완성차 업체들이 대외적으로는 정가 판매만을 한다고 강조하긴 하지만 실제로 판매 현장에 가보면 공식적으로, 혹은 비공식적으로 할인을 해주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러한 할인폭은 대체적으로 국산차 보다는 수입차가 높은 편이며, 일부 ‘사연’이 있는 차량들은 적게는 수 백만 원, 크게는 1,000만 원에 달하는 할인이 적용되기도 한다.

고가의 수입차를 싸게 살 수 있다면야 나쁠 것이야 없지만 문제는 엄연히 정가를 주고 산 소비자들의 상대적인 박탈감, 그리고 상황에 따라 들쭉날쭉한 할인폭이다. 그리고 인기가 없는 브랜드의 차량 할인은 그나마 이해할 만도 한데, 이름만 들어도 다들 고개를 끄덕일만한 이른바 프리미엄 브랜드의 차량 역시 예외가 아니라는 점도 문제라면 문제다. 이번 목요일 밤에 방송될 카톡쇼S 20회에서 자동차 가격 할인의 진실에 대해 살펴본다.

1년 만에 1,000만원 이상 할인, 피아트500 구매자들의 '맨붕'

지난 6월, 이탈리아의 패션카로 제법 이름이 높은 피아트500(친퀘첸토) 구매자들 사이에서 큰 소동(?)이 있었다. 정가2,990만원에 출시된 이 차량이 무려 35%나 인하된 1,830만원에 팔리기 시작한 것. 이는 피아트 코리아의 이른바 '울트라 프로모션'으로, 할인 대상이 200대 한정이라고는 하지만 결과적으론 1년 만에 차 값이 1,160만원이나 떨어진 셈이라 정가에 차를 산 차주들은 각종 커뮤니티에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카톡쇼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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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는 피아트만의 문제는 아니다. 할인 프로모션을 공식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을 뿐이지 다른 수입차 브랜드 역시 감춰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카톡쇼S는 고객을 가장, 프리미엄 수입차의 대명사인 BMW와 아우디, 그리고 벤츠 매장을 지난 8월 20일 방문해 판매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수입차 폭탄 할인의 현황을 짚어봤다.

BMW, 아우디, 벤츠 구매 현장에 직접 가보니

BMW의 경우, 주력차종인 520d(정가 6,000만원대 초반부터)에 대해 400만원의 공식 프로모션 할인이 걸려있는 상태다. 하지만 직접 매장을 방문해 상담을 해보니 실제 할인가는 600~650만원에 달했으며, 7월에는 700만원 이상의 할인도 가능했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더욱이, 일부 딜러의 경우, 이보다 고가 모델인 M550d(정가 1억 2,000만원)의 경우는 최대 3,000만원까지 할인이 가능하니 구매를 고려해보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카톡쇼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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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의 경우는 할인에 더 적극적이었다. A6 모델(정가 6,000만원대 초반부터)의 경우, 공식적으로 5%의 할인 프로모션이 적용되는데, 실제로 판매현장에 가보면 신형인 2015년형의 경우는 11~17%, 기존 모델인 2014년형의 경우 18~19.8%에 달하는 파격적인 할인을 제시했다. 거의 1,000만원 정도에 달하는 할인도 아주 쉽게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더욱이, 한 딜러는 재고가 많았던 6~7월엔 이보다 더한 25% 수준의 할인이 제공된 바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카톡쇼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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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벤츠의 경우는 어떨까? 벤츠는 다른 수입차 브랜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할인에 인색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실제로 주력 차종인 E300(정가 6,000만원대 후반부터)의 경우, 공식적인 프로모션 할인은 없다. 다만 실제 판매 현장에서는 150~300만원 정도의 할인은 제공되는 것을 확인했다. 다만, 한 딜러는 "벤츠가 타사에 비해 할인을 잘 해주지 않는 것은 사실이지만, 작년 연식 교체 시기에 즈음해 800만원 정도의 할인을 제공한 적은 있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위와 같은 결과는 8월 20일의 조사 결과이기 때문에 9월이 된 지금은 다소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상당수 수입차 업체들이 실제 판매 가격과는 전혀 동떨어진 가격표를 걸고 영업을 하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히 확인된 셈이다.

정가 비싸야 잘 팔리는 '조삼모사' 시장, 가격 거품 부풀린다

이런 현상에 대해 카톡쇼S의 전문가들은 본래 수입차들의 가격에 상당부분 거품이 껴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초기 수입차 시장에선 높은 세금과 마진 때문에 가격 역시 높아지는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FTA 등으로 인해 최소 8%에서 최대 50%에 이르던 관세가 폐지, 혹은 인하되었고, 수입차 시장의 경쟁 심화로 인해 높은 마진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음에도 상대적으로 정가는 그다지 낮아지지 않았다는 것.

실제로는 정가를 낮출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입차 특유의 희소성과 브랜드, 그리고 로열티 등을 자극하기 위해 높은 정가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인데, 이런 상황에서 실제 판매 현장을 방문한 소비자에게 비공식적인 할인을 제공하면 구매욕을 자극한다는 것이다. 아예 처음부터 정가를 낮춰서 판다면 오히려 고객이 줄어들 우려가 있다고 한다.

할인된 가격은 비싼 서비스 비용으로 되돌아올 뿐

물론 비싼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다는데 싫어할 소비자는 없다. 하지만 이러한 구조 때문에 야기되는 문제점도 만만치 많다. 1차적인 문제는 정가로 차량을 구매한 소비자들의 상실감, 그리고 중고차 시장의 붕괴다. 이와 함께 장사꾼이 밑지고 물건을 파는 일은 없다는 점도 생각해 보자. 과도한 할인 판매는 곧장 사후 관리 비용의 부담으로 그대로 돌아온다. 회사 측면에서 간편하게 판매량을 높이기 위해 차 값 자체는 싸게 하더라도 향후 이윤을 유지하기 위해 수리비나 부품값을 비싼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상당수 수입차량들의 비싼 수리비는 지금도 끊임 없이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5년간 서비스 가격을 내린 회사가 한 군데도 없기 때문이다.

카톡쇼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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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상황을 법적 조치로 개선할 수 있을까? 카톡쇼S의 전문가들의 대답은 No 였다. 정부에선 오히려 할인 판매를 권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선 오히려 가격 담합 의혹이 있다는 이유로 수입차협회의 사장단 정기 회의에 경고를 날리기도 했다. 이는 어디까지나 시장의 자율성에 맡길 수 밖에 없는 부분이라는 것이 정부의 견해다. 다만, 이러한 비정상적인 할인 경쟁이 사후 서비스 비용의 상승으로 이어지는 등의 부작용이 있다는 점은 정부에서도 간과하고 있는 듯 하다.

수입차 알뜰구매의 가장 큰 적은 '얼리어답터' 심리

그렇다면 수입차 구매를 고려하고 있는 소비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카톡쇼S의 전문가들은 간단한 팁을 소개했다. 우선 모든 것을 1등을 사지 않으면 참기 힘들다는 '얼리어답터'의 심리는 금물이라는 점이다. 신차의 출시 초기에 가까운 금액으로 산다면 무조건 손해라는 점을 꼭 기억해 두자.

그렇다면 언제 수입차를 싸게 살 수 있을까? 이는 바로 해당 차량의 연식이 바뀌기 직전, 혹은 풀모델 체인지나 페이스리프트를 앞두고 있는 시기다. 이 때는 해당 차량의 재고가 많은데다 판매사는 신모델 출시 직전 이전 모델을 빠르게 처분하고자 하는 기본적인 욕구가 있다. 다만, 신모델 출시 시기는 브랜드마다 다르므로 소비자는 관련 정보에 항상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만약 이를 잘 하지 못한다면 그냥 연말을 노리자. 그리고 같은 브랜드의 수입차라도 딜러마다 판매조건에 차이가 가는 경우가 많으므로 여러 군데를 돌아다니는 발품, 그리고 흥정은 기본이라는 점도 알아두자.

오는 9월 4일(목) 밤 12시 30분(실제시간 금요일 0시 30분)에 채널A를 통해 방송될 카톡쇼S 20회에서는 정가와 영 딴판인 들쭉날쭉 수입차 가격 할인의 진실을 분석해 보는 것 외에 최근 인기 몰이를 하고 있는 국내 최초 준대형 디젤 세단인 그랜저 디젤의 자세한 소개, 그리고 폐차급 차량도 신차처럼 만들어주는 자동차 복원의 달인의 이야기 등 여러 가지 흥미로운 자동차 이야기가 펼쳐질 예정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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