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이루려면 나보다 우리가 중요해요" 2014 이매진컵 은메달 보몬팀 인터뷰
마이크로소프트(MS)가 주최하는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 경진대회 2014 이매진컵에서 한국 대표팀 보몬(Bomon)이 게임 부문 은메달을 수상했다. 보몬은 육현수(25세. 한양대학교), 정서진(25세. 숭실대학교), 김보영(24세. 동국대학교), 김수민(23세. 한양대학교), 정은솔(21세. 선문대학교) 총 5명의 학생으로 구성된 게임 개발팀이다. 34개 국에서 34개 팀이 참여한 이 대회에서 자랑스럽게 태극기를 들어 올린 보몬 팀을 만나 수상 소감을 물어봤다.
1. 2014 이매진컵 게임 부문 2등 입상을 축하한다. 기분이 어떤가?
- 한국을 대표해 상을 받았다. 너무 기쁘고, 너무 떨린다. 이제 뭐든지 다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친구들도 SNS를 통해 난리다. 스스로가 자랑스럽다. 앞으로 좀 더 열심히 해서 성장할 수 있는 학생이 되도록 하겠다.
2. 언더 베드(Under bed, 보몬 팀이 선보인 플랫폼 게임)가 입상한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소재(침대 밑에 무엇이 있을까 궁금해한 어린 시절 기억)를 바탕으로,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든 것이 주효했다.
3. 언더 베드의 아이디어를 최초로 떠올린 사람은 누구인가?
- 육현수 학생이다. 여자 아이들을 위한 따뜻한 내용의 콘텐츠는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가 언더 베드의 기초가 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4. 언더 베드는 완성된 작품이라고 생각하는가?
- 발전시킬 부분이 많이 남았다. 차근차근 개선해 나갈 것이다. 2개월 내로 북미 윈도스토어에 업로드해 일반인에게 공개하겠다. 일단은 처음 세운 계획대로 해외 공략을 우선시 할 것이다. 윈도스토어 출시가 완료되면 2단계 계획인 스마트폰용 언더 베드 출시에 집중할 생각이다.
5. 이매진컵에 참여해 무엇을 얻었는가?
- 알다시피 보몬 팀에는 여성 개발자가 많다. 하지만 학교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여자라는 이유로 소외된 적이 많다. 심지어 팀원이 여자인 것 자채를 부담스러워 하는 학우도 많았다. 그런데 이렇게 보란 듯이 좋은 결과를 내니 자신감이 생긴다. 남자만 개발자인 것은 아니다. 또, 모험심도 생겼다. 무엇을 하든 잘 해나갈 수 있는 자신감과 함께. 가족같은 팀원을 얻은 것도 큰 수확이다. 다양한 문화권에서 온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점도 즐거웠다. 그들과 좀 더 자유롭고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누기 위해 더 열심히 공부해야 겠다는 생각도 든다.
<은메달 수상이 확정되고
기뻐하며 무대로 뛰어나가는 보몬 팀>
6. 상금 1만 달러로 무엇을 할 계획인가?
- 유럽 여행을 가겠다…(웃음) 농담이고, 이를 바탕으로 보몬 컴패니(가칭)를 설립할 계획이다. 대회 입상을 위한 팀에서 벗어나 회사(스타트업)로 거듭나고 싶다.
7.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 게임을 벗어나 만화,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콘텐츠로 언더 베드의 경험을 확대하고 싶다. 아직은 꿈이지만, 언젠간 가능할 것이라고 믿는다.
8. 팀을 결성하고 게임을 제작하면서 한국MS에게 어떤 도움을 받았나?
- 대학교보다 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조언을 해주고,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하나하나 진지하게 듣고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알려줬다. 학교보다 더 학교 같은 분위기에서 게임 제작 관련 지식을 습득할 수 있었다.
9. 향후 이매진컵에 도전할 후배들을 위해 한국MS에 바라는 점은?
- 게임 개발을 위한 합숙소가 있었으면 좋겠다(웃음). 진지하게 말하자면, 게임을 개발하려면 팀만을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 우리 팀의 경우 이매진컵 본선 진출이 확정된 후 신림동 원룸에 모여 게임 개발을 진행했다. 학생들에겐 금전적인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한국MS가 이러한 부분을 파악하고 게임 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줬으면 좋겠다. 꼭 숙식을 제공할 필요는 없다. 개발을 위해 24시간 열려 있는 공간이면 된다.
10. 2014 이매진컵 수상자로서 후배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조언은?
- 같이 게임을 만들어 보자는 '마음' 하나로 여기까지 왔다. 꼭 실력이 뛰어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를 이루고자 하는 '꿈'과 이를 향해 함께 뛰어갈 '팀원'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는 행운아다. 이렇게 마음이 잘 맞는 팀원을 찾기란 쉽지 않다. 예선들 앞두고 초조한 표정으로 개발을 진행하거나, 불협화음이 생기는 팀을 많이 봤다. 반면 우리는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팀원끼리 모여 게임을 개발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즐거웠다. 후배들도 그런 팀원을 만났으면 한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