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시대 속 달라지는 미디어 콘텐츠, OTT

2014년 5월 기준, 미래창조과학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 수는 3,862만 2,464명으로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중 약 75%를 차지한다. 전세계 어디를 살펴봐도 이 같은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이동통신 시장도 빠르게 발전했다. 기존 3G에서 발전한 4G LTE의 등장이다. 국내의 경우 지난 2011년 7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LTE 상용화를 시작했다. 이로부터 약 3년이 지난 현재에 이르러,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LTE, LTE-A, 광대역 LTE를 넘어 이제 광대역 LTE-A 서비스 상용화(2014년 7월)를 시작했다.

스마트폰과 이동통신의 발달은 지난 30년간 TV에 집중됐던 미디어 이용 행태를 바꾸고 있다. 변화의 중심은 OTT(Over-the-Top) 시장이다. 지난 2013년 국내 OTT 시장은 이통사의 모바일 OTT를 중심으로 약 2,000만 가입자를 확보했다. 다만, 유료로 서비스 이용자는 약 10%대에 불과하다. 업계는 올해 OTT 서비스의 본격적인 질적 성장을 기대한다. 해외 사업자 및 인터넷 사업자들의 참여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다.

OTT 가입자 수
OTT 가입자 수

OTT가 뭐길래

OTT란 Over-the-Top의 약자로, 기존 통신 및 방송 사업자와 서드파티(3rd Party) 사업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등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뜻한다. 초기 OTT는 TV와 연결해 사용하는 셋톱박스 형태와 관련 서비스를 뜻했지만, 현재에 이르러 PC,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다양한 기기로 인터넷 기반 동영상 서비스를 이용하는 의미로 확대됐다.

초기 OTT는 케이블TV 등 유료 방송에 부족했던 VOD 서비스를 보완하고, 비디오 또는 DVD 대여 서비스를 대체하며 시장을 키웠다. 이후 OTT 시장은 지속적으로 발전하면서, 기존 유료 방송 사업자가 콘텐츠 가격을 인상하거나 망 이용 대가를 요구하는 등 견제가 증가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유료 방송 사업자와 OTT간 제휴가 확산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 CMB와 지상파 콘텐츠연합플랫폼의 OTT인 '푹(pooq)'이 제휴하는 등 실제 사례도 늘고 있다.

국내 OTT 시장은 2013년 양적 성장을 이뤘다. 현재 국내 OTT 시장은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하는 'OTT(올레TV모바일, Btv 모바일, U+ HDTV)'와 지상파 콘텐츠연합플랫폼의 푹, CJ헬로비전의 '티빙(Tving)', 현대HCN과 판도라TV가 합작한 '에브리온TV' 등 실시간 방송 중심의 주요 6개 OTT가 주도 중이다. 작년 시장 규모는 약 500억 원 규모로 추정되며, 업계는 올해 2배 수준인 1,0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통신 3사의 OTT
이동통신 3사의 OTT

OTT는 크게 '실시간 방송형'과 'VOD형' 2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국내 시장보다 OTT가 발달한 미국의 경우 넷플릭스, 컴캐스트 등과 같은 VOD형 OTT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국내는 지상파 방송을 실시간으로 서비스하는 실시간 방송형이 중심이다. 실시간 OTT는 이동통신 3사의 OTT와 티빙, 푹, 에브리온TV가 있으며, VOD형 OTT는 SK플래닛에서 운영하는 호핀과 네이버, 다음 등 포털의 OTT, 곰TV 등이 있다.

구글 크롬캐스트 출시, OTT 성장 이끌까

지난 2013년 7월, 구글이 샌프란시스코 본사에서 미디어 행사를 열고 '크롬캐스트'를 정식 발표했다. 크롬캐스트는 스마트폰, 태블릿PC, 노트북 등에서 유투브나 인터넷에 접속해 검색한 동영상을 TV 화면으로 볼 수 있는 동글이다. 35달러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미국 내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으며, 영국은 발매 첫날 평균 4.5초에 1대씩 판매되면서 단기간에 매진되기도 했다.

구글 크롬캐스트
구글 크롬캐스트

크롬캐스트를 쉽게 설명하자면, 일반TV나 모니터를 스마트TV로 바꿔주는 기기다. 스마트폰에서 보는 영상을 크롬캐스트를 꽂은 TV나 모니터에서 그대로 이어서 감상할 수 있다. 다만, 크롬캐스트 동작 원리는 와이다이, 미라캐스트 등 스마트폰 화면을 TV로 전송하는 무선 디스플레이 기술과는 다르다. 자, 여기 크롬캐스트를 장착한 TV가 있다. 사용자가 TV 앞에서 스마트폰으로 유투브 동영상을 감상하다가 보고 있던 영상 정보를 크롬캐스트로 보내면, 크롬캐스트가 영상 정보를 인터넷에서 가져와 TV로 보여 준다. 즉, 스마트폰은 영상 정보를 크롬캐스트로 보내고 나면 전원을 꺼도 상관없다. 일종의 리모컨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자.

크롬캐스트의 인기 요인은 크게 3가지로 분석된다. 먼저 작은 크기. 크롬캐스트 크기는 일반 USB 메모리 정도에 불과하다. 그만큼 작고 가볍다. 둘째는 저렴한 가격. 확실히 싸다. 마지막은 편리한 설치 방법과 사용자 경험이다. 크롬캐스트는 HDMI에 꽂기만 하면 대부분의 설치 과정은 끝난다. 나머지는 '다음' 버튼을 누르듯 화면 설명을 보고 따라하면 끝난다. 사용방법도 어렵지 않다. 유투브나 티빙, 호핀 앱을 스마트폰에서 동영상을 보다가, 크롬캐스트로 '전송하기' 버튼만 누르면 TV에서 영상이 나온다.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크롬캐스트 사용 방법
크롬캐스트 사용 방법

구글은 크롬캐스트의 미국 출시 이후, 조금씩 출시 국가를 늘리다가 지난 5월 24일 국내에도 공식 출시했다. G마켓, 옥션, 하이마트 등을 통해 크롬캐스트 판매를 시작했으며, 아시아 국가 중에서 출시한 것은 우리나라가 최초다. 가격은 4만 9,900원으로 상당히 저렴한 편. 구글은 판매 시작 후 열흘만에 15,000대를 판매했다고 전했다. 특히, 구글은 CJ헬로비전, SK플래닛과 제휴을 맺고 티빙과 호핀을 지원해 관심을 끌었다.

사실 국내에는 이미 구글 크롬캐스트와 유사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2012년 7월, 벨류플러스와 세닉스가 안드로이드 기반 스틱형 셋톱박스 '티즈버드 N1'과 '스마트스틱 ST-10'을, 2013년 말에는 가온미디어가 '스마트 HDMI 동글'이라는 비슷한 기능의 제품을 선보인 바 있다. 올해 2월, 에브리온TV가 미라캐스트 기능을 지원하는 '에브리온 TV 캐스트'를 출시하기도 했다. 다만, 국내에서 선보인 이 제품들은 중요한 '콘텐츠'를 확보하지 못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해외 시장에서 크롬캐스트와 OTT가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 기존 유료방송 서비스 이용 가격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저렴한 OTT를 즐기는 사용자가 늘어나고, 이를 TV에서 감상할 수 있는 크롬캐스트를 구매했다. 결국 OTT로 '콘텐츠'를 확보하고 이를 크롬캐스트를 이용, TV로 확장한 결과다. 하지만, 국내 유료 방송 서비스의 가격은 해외에 비해 상당히 저렴하다. 특히, 이통사가 제공하는 OTT는 유무선 결합 상품으로 가입할 경우 무료로 이용할 수도 있다. 크롬캐스트와 OTT의 동방 성장 결과가 국내에도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미국과 한국의 OTT 비교
미국과 한국의 OTT 비교

국내 시장에 맞는 OTT가 필요하다

크롬캐스트가 OTT 성장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은 좀더 두고 봐야 한다. 국내 사용자는 지상파 콘텐츠를 선호한다. 크롬캐스트는 이 부분부터 해결해야 한다. 일례로 실시간 방송과 VOD를 제공하는 국내 OTT 푹은 크롬캐스트에 참여하지 않았다. 호핀의 경우 VOD를 제공하고 있지만, 크롬캐스트로도 이용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저작권 문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국내 이통사 OTT는 이미 보유하고 있는 네트워크와 OTT 전용 콘텐츠, 서비스 개발 등을 강화하면서 새로운 경쟁에 대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얼마 전 KT는 올레TV모바일 이용 시 6GB 소진까지 데이터 차감이 없는 전용 상품을 출시했고, '지상렬의 열개소문' 등 다양한 모바일 특화 콘텐츠를 강화 중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티빙 등은 UCC(User Created Contents, 사용자 제작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 어울리는 OTT가 필요하다. 국내 OTT 시장은 최근 2년 간 이통사를 중심으로 모바일 실시간 방송 중심으로 재편 중이다. 올해에는 해외 OTT의 국내 진입, 인터넷 기반 사업자(네이버, 다음 등)의 OTT 확대 등으로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양한 OTT 서비스 및 사업자의 출현은 언제나 반갑다. 아직 국내 OTT 시장은 형성 단계다. 다르게 생각하면, 누구에게나 기회는 남아 있다는 의미 아닐까.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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