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하드디스크 고르는 법 1부

김영우 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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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디스크(이하 HDD)는 CPU, 메모리, 그래픽카드와 함께 PC의 주요 부품 중 하나로, 데이터를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HDD가 없다면 아무리 CPU나 그래픽카드의 데이터 처리능력이 좋아도 이를 저장할 곳이 없으니 PC를 쓸 수 없다.

다른 부품들을 업그레이드할 때도 성능이 향상되지만, 가장 체감적인 성능 향상이 큰 것 중의 하나가 바로 HDD 업그레이드다(다만, 여기서 말하는 HDD 업그레이드란, 좀더 빠른 HDD를 구매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지, 용량이 더 큰 HDD를 구매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 이유는 PC를 사용할 때 느려지는 현상의 절반 이상이 HDD의 속도 문제에서 비롯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CPU나 메모리는 반도체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지만, HDD는 자기디스크로 만들어져 있어 미처 이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때문에 CPU나 메모리가 연산을 아무리 빨리 하더라도 이 데이터를 HDD에 기록하거나 읽을 때 시간이 지연되는 것이다(PC가 작업을 즉시 실행하지 못하고 잠시 멈춰있을 때 PC를 살펴보면, HDD 액세스 LED 램프가 깜빡이며 내부에서 '드륵르륵' 소리가 나는 경우가 있다. 이 때가 바로 HDD에서 데이터를 읽거나 쓰고 있을 때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자기디스크 대신 플래시메모리를 이용해 데이터를 저장하는 SSD(Solid State Disk)가 HDD를 대체할 새로운 저장매체로서 주목 받는 중이다.

하지만 SSD도 완벽하진 않다. 무엇보다도 가격이 너무 비싸다. 10만원이면 1TB급의 HDD를 구입할 수 있는 반면, SSD는 고작 32GB급 밖에 구입할 수 없다. 게다가 몇몇 저가 SSD 제품의 경우는 오히려 HDD보다도 못한 속도가 나올 때도 있다. 따라서 앞으로도 한동안은 HDD가 주된 저장매체로서의 위치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니, 이번 기사는 HDD를 중심으로 이야기하고자 한다.

1. 자기 PC에 맞는 크기의 HDD를 선정
산업용이나 특수용도로 쓰이는 제품을 제외하면 시중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HDD는 제품의 플래터(platter: HDD 내부의 자기 디스크) 지름에 따라 3가지로 나뉘어진다. HDD를 사기 전에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사항이다.

3.5인치(8.9cm) 규격 데스크탑 PC에 주로 쓰이는 가장 일반적인 HDD.
비교적 저렴한 값과 큰 용량, 빠른 속도를 가졌다.
2.5인치(6.4cm) 규격 노트북 PC에 주로 쓰이는 소형 HDD.
3.5인치 HDD에 비해 비교적 비싼 편이다.
1.8인치(4.6cm) 규격 MID나 초소형 PC에 쓰이는 HDD.
가격에 비해 용량이 적고 성능이 떨어지는 편이다.

물론, 일반 데스크탑 PC에 2.5인치나 1.8인치 HDD를 달아 쓰는 것도 가능하지만, 성능이나 가격측면에서 손해가 있으니 추천하지는 않는다. 다만, 아주 드물게 일부의 슬림형 데스크탑 PC에선 2.5인치 HDD만 써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 외에도 옛날의 286이나 386 PC에 주로 쓰였던 5인치 HDD나 컴팩트플래시(CF카드) 인터페이스를 사용하는 1인치 크기의 마이크로드라이브(MicroDrive) 등의 규격도 있지만 사용 빈도가 높지 않아 이번 분류에선 제외한다.

2. 인터페이스에 맞는 HDD를 구입해야
인터페이스란 쉽게 말해 메인보드에 있는 HDD 케이블 연결부의 규격을 뜻한다. HDD의 크기가 맞더라도 이게 틀리면 전혀 사용할 수 없다.

가. IDE (Interface Drive Electronics) 규격
: 가장 오래된 규격으로서, 40개의 핀으로 이루어진 길쭉한 직사각형 모양의 포트를 뜻하며, 아직도 많이 이용하고 있다. 폭이 넓은 케이블을 사용하며, 하나의 케이블에 2개의 HDD를 달 수 있는 병렬식 인터페이스라는 의미에서 PATA(Parallel Technology Attachment) 인터페이스라고 부르기도 한다.
IDE 규격은 케이블 길이에 제한이 있어서 전체 케이블 길이가 45cm를 넘으면 성능 저하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버전 별로 데이터 전송속도가 다르지만 최신 규격인 UDMA6 모드에서는 최대 133.3MB/s의 속도를 가진다. 최근에 쓰이는 IDE 기기는 초기 IDE보다 성능이 향상된 E-IDE(Enhanced IDE) 규격이지만 편의상 모두 IDE라고 부른다.

나. SATA (Serial Advanced Technology Attachment) 규격
: 비교적 최근에 IDE 방식을 대체하기 위해 나온 것으로서 IDE 방식보다 폭이 좁은 케이블을 사용한다. 하나의 포트에 HDD 하나씩만 달 수 있으며, SATA 1.0 규격에서는 150MB/s, SATA 2.0에서는 300MB/s의 전송 속도를 낸다. 또한 최근 등장한 SATA 3.0 규격은 최대 600MB/S 의 속도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IDE 방식에 비해 케이블 길이에 대한 제한이 적어서 내장형 제품의 경우 1m, 외장형 제품의 경우는 2m까지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흔히 '사타'라고 부르는 일이 많다.

다. SCSI (Small Computer System Interface) 규격
: '스커지'라고 하며, 간혹 '스카시'라고 잘못 읽기도 한다. 서버나 워크스테이션 같은 전문가용 컴퓨터에 주로 쓰이며, 안정성이 높은 것이 최대의 장점이지만 가격이 일반 HDD에 비해 매우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사용하는 모드에 따라 50핀 혹은 68핀 커넥터를 사용하는데, 일반용 PC에는 이 커넥터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별도의 확장카드를 부착해 SCSI 기능을 구현하는 일도 많다. 최신 규격인 울트라320에서는 최대 320MB/s의 전송속도를 내는데, 최근 이를 대체하는 SAS 인터페이스가 많이 퍼지고 있어 구형 SCSI의 사용빈도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라. SAS (Serial Attached SCSI) 규격
: 일반적으로 '사스'라고 읽는다. SAS는 기존 SCSI 규격을 한 단계 발전시킨 것으로, 역시 주로 서버 등의 전문가용 컴퓨터 시스템에 쓰인다. 이론상 전송속도는 최대 300MB/s이지만, 실제 성능은 기존의 울트라320 SCSI를 확연히 뛰어넘는다(조만간 600MB/s의 전송속도를 가지는 발전된 규격도 출시될 예정이다). 커넥터와 케이블은 SATA와 같은 것을 사용하지만 HDD 가격은 SATA 제품보다 훨씬 비싸다.
SATA용 HDD는 SAS 포트에 꽂아도 사용이 가능하지만, SAS용 HDD를 SATA 포트에 꽂아 사용할 순 없다.

최근까지 쓰이는 HDD용 인터페이스는 대표적으로 위의 4가지이다. 다만, SCSI나 SAS 인터페이스의 HDD는 주로 서버용으로 쓰이므로 앞으로는 일반용 HDD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IDE와 SATA 규격 제품을 중심으로 이야기하고자 한다.

- 2부에서 계속 -

글 / IT동아 김영우 (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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