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홈씨어터 대체할까? 신개념 입체음향기기 LG 사운드바 NB5540
흔히들 오디오를 자동차, 카메라와 함께 '집안을 망하게 하는 3대 취미' 중 하나라고들 한다. 단순히 소리를 듣는 용도라면 TV에 달린 스피커, 혹은 스마트폰에 있는 MP3 기능으로도 충분하지만, 좀더 웅장하게, 혹은 현장감 넘치게 음악이나 영화를 즐기려면 고가의 하이파이 오디오나 홈씨어터 시스템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시스템을 제대로 꾸미려면 수백만 원이 들어가는 일도 많고 일부 초고가 제품은 천만 원대에 육박하기도 하니 정말 집안을 망하게 할 만하다.
다만, 그렇다고 무조건 돈을 많이 쓴다고 훌륭한 사운드 시스템이 구성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홈씨어터 시스템의 경우, 앰프와 디코더가 결합된 AV리시버, 그리고 5~6개에 달하는 서라운드(입체음향) 스피커로 구성되어 있는데, 사용자의 노하우와 지식이 어지간한 수준이 아니고선 어떤 조합이 최상의 사운드를 내는지 알 수가 없다. 그리고 입체감 있는 사운드를 즐기기 위해 사용자를 둘러싸듯 스피커를 배치해야 하는데, 공간의 제약이나 배선의 어려움이 또 다른 과제다.
사운드바는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손쉽게 홈씨어터 환경을 구성할 수 있도록 돕는 아이디어 제품이다. 이번에 소개할 LG전자의 4.1채널 사운드바인 NB5540이 대표적인 제품으로, 케이블 하나로 전달된 디지털 음성 신호를 서라운드 환경에 맞게 분리하는 디코더, 이를 증폭하는 앰프 및 입체감 있는 소리를 출력하는 다채널의 스피커를 하나의 막대에 담았고, 여기에 저음 출력 전용 서브우퍼 스피커까지 추가해 소리에 무게감을 더했다. 특히, 블루투스 기능을 갖추고 서브우퍼를 무선 방식으로 구현해 편의성을 높였으며, 하이파이급(24bit / 192kHz)의 고음질 음원도 지원하는 것이 눈에 띈다.
사운드바와 서브우퍼, 리모컨의 3종 세트로 구성된 간단 홈씨어터
LG전자 NB5540의 유닛 구성은 사운드바 본체와 서브우퍼 스피커, 그리고 리모컨의 3종세트다. 기존의 홈씨어터가 최소 7~8종의 유닛으로 구성된 것에 비하면 더할 나위 없이 간결하다. 특히 4채널의 주 스피커가 모두 사운드 바에 내장되어있고, 0.1채널에 해당하는 서브우퍼 역시 사운드바나 소스 기기(TV, 블루레이 플레이어, PC등)와 케이블을 연결할 필요 없이 전원만 꽂으면 작동하니 배선 문제로 곤란을 겪진 않을 것이다.
제품의 핵심인 사운드바 본체는 좌우 길이가 약 1m, 높이는 35mm다. 40인치급 이상의 TV 앞에 두기에 적절한 크기와 모양이다. 사운드바를 벽에 고정할 수 있는 가이드도 포함되어 있으므로 벽걸이 TV를 사용하고 있다면 사운드바 역시 벽에 걸어서 설치하는 것을 고려해 볼만 하다. 무게는 1.86kg으로, 슬림한 외형에 비하면 의의로 묵직한 느낌이라 힘있는 소리가 기대 된다. 물론 벽걸이 설치를 하기에 지장을 받을 정도의 무게는 아니다.
사운드바의 전면을 살펴보면 양쪽에 2개씩 총 4채널의 스피커가 내장된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앰프의 출력은 채널당 40W(8옴), 총 320W다. 오디오 전문업체에서 내놓는 홈씨어터용 앰프에 비하면 출력이 낮긴 하지만 일반적인 TV 내장 스피커에 비해 확연하게 높은 수치다. 앰프와 디코더, 스피커를 한 몸에 품고 있어 내부공간의 제약이 많은 사운드바의 특성을 생각해 본다면 기대 이상이다.
사운드바 중앙 부분은 언뜻 보기엔 그냥 빈 공간 같지만 실은 기능 표시 디스플레이다. 현재 어떤 음원을 재생하고 있는지, 혹은 어떤 부가 기능을 쓰고 있는지 등의 작동 정보가 표시된다. 전반적으로 매끈한 디자인을 유지하면서 기능성을 살린 좋은 아이디어다. 다만, 한글 표시까지 지원했으면 금상첨화였을 것이다.
2개의 HDMI 포트 눈에 띄는 후면 구성
제품 후면의 외부 연결 포트를 살펴보면 전원 외에 HDMI 포트가 2개(입력 1, 출력 1) 있고 USB 포트 및 광디지털 음성입력(S/PDIF) 포트, 그리고 3.5mm 오디오 입력 포트가 각각 1개씩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2개의 HDMI 포트다.
NB5540의 HDMI 입력 포트는 신형 셋톱박스, 혹은 블루레이플레이어나 PS3/PS4 등의 게임기, 혹은 노트북 등의 소스기기를 연결해 서라운드 사운드를 즐기고자 할 때 주로 쓰일 것이다. 다만, 이렇게만 하면 소리만 나오고 TV에서 화면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다시 사운드바의 HDMI 출력포트와 TV의 HDMI 입력포트를 또 하나의 HDMI 케이블로 연결해 줄 필요가 있다. NB5540에 2개의 HDMI가 달린 것도 이런 이유다. 만약 이런 식으로 활용하고자 한다면 HDMI 케이블 1개 정도는 추가로 구매해야 할 것이다.
광디지털 음성입력(S/PDIF) 포트의 경우, TV와 연결해 지상파 방송을 서라운드로 즐기고자 할 때 주로 쓰인다. KBS, MBC, SBS 등의 디지털 방송용 지상파 신호는 기본적으로 서라운드의 구현이 가능한 돌비디지털 음원을 포함하고 있으며, TV 후면의 광디지털 음성 출력포트를 통해 이를 출력한다. 대부분의 TV 사용자들이 이 포트를 그냥 놀려두고 있었겠지만, 본격적인 홈씨어터 시스템, 혹은 사운드바가 있다면 이를 본격적으로 활용, 지상파 방송 역시 서라운드로 즐길 수 있다. NB5540에 광 케이블 1개를 기본 제공하므로 곧장 TV에 연결해 쓸 수 있다.
3.5mm 오디오 포트는 스마트폰이나 MP3 플레이어를 연결해서 음악을 즐길 때 주로 쓴다. 음질적으로는 가장 떨어지겠지만 연결이 간편한 것이 장점이다. 기본적으로 3.5mm 오디오 포트로는 2채널 스테레오 사운드만 전송할 수 있지만, NB5540에 내장된 사운드 효과 기능을 쓰면 서라운드로 변환도 가능하다. 물론 진짜 서라운드로 녹음된 음원을 듣는 것에 비하면 입체감이 떨어지겠지만 시중에 유통되는 절대 다수의 음원이 스테레오 형식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충분히 유용한 기능이다.
무손실 음원 재생에 최적화된 24bit / 192kHz DAC 탑재
USB 포트의 경우, 이곳에 USB 메모리를 꽂아 저장된 음원을 재생하는 용도로 쓴다. NB5540의 경우, MP3나 WMA와 같은 일반적인 손실 압축 음원 외에 OGG, FLAC, WAV 등의 무손실 압축, 혹은 무압축 음원도 재생이 가능하다. 특히 NB5540은 24bit / 192kHz의 하이파이 사운드 재생이 가능한 DAC(디지털-아날로그 신호 변환기)를 탑재하고 있는 점이 하위 제품인 NB4540, NB3540과의 결정적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
그 외에 NB5540는 블루투스를 통해 무선으로 외부기기를 연결하는 기능도 갖췄다.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는 대부분 블루투스 기능을 갖추고 있으므로 이를 이용하면 한층 편리하게 음악 감상이 가능할 것이다.
제품의 우측 상단에 4개의 기능키(전원, 음량, 모드 변경)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사용자는 동봉된 리모컨을 이용할 것이다. NB5540의 리모컨은 일반적인 TV용 리모컨의 3/2 정도 크기다. 사운드 관련 제어 외에 사용자의 TV(LG, 삼성, 소니 등 6개 브랜드 지원)를 등록해 TV의 제어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 사운드바 본체의 매끈한 디자인 때문인지 리모컨의 디자인은 다소 평범해 보인다.
전원만 꽂으면 작동하는 무선 서브우퍼, 의외로 고출력
대부분의 요소가 일반 홈시어터에 비해 소형화, 혹은 간결화된 NB5540지만 유독 한가지, 기존 제품의 디자인을 그대로 이어받은 요소가 있다. 바로 저음 재생 전용 유닛인 서브우퍼 스피커다. NB5540에 포함된 서브우퍼는 높이가 약33cm, 너비가 약 30cm로 기존의 홈씨어터용 서브우퍼와 그다지 차이가 없다. 무게도 7.6kg으로 제법 무겁다. 서브우퍼라는 유닛의 특성상 크기와 무게를 줄이면서 풍부한 저음을 내기가 힘든데, 이 때문에 NB5540의 서브우퍼 역시 이런 형태가 된 것 같다.
NB5540에 포함된 서브우퍼의 출력은 정격 160W, 최대320W(3옴)인데, 이는 어지간한 홈씨어터용 서브우퍼에 비해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저음을 중시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특성을 고려한 듯 하다. 하지만 차별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NB5540의 서브우퍼는 앰프에 케이블을 연결할 필요 없이 전원만 꽂으면 곧장 구동, 사용이 가능하다. 사운드바와의 연결은 블루투스 무선 신호를 통해 이루어지며, 유선 연결용 케이블 포트는 없기 때문에 타사 홈씨어터 시스템과의 연결은 할 수 없다.
간편한 설치과정에 좋은 점수 줄 만
제품의 대략을 살펴봤으니 이제는 직접 써볼 차례다. 테스트에 이용한 기기는 LG전자의 울트라HD(UHD, 4K)급 TV인 65UB9800과 LG G2스마트폰, 그리고 플레이스테이션4(이하 PS4) 등이다.
우선 사운드바에 전원을 연결하고 TV를 광케이블로 연결, 그리고 서브우퍼에 전원을 꽂으면 일단 1차적인 설치는 끝난 것이다. 그 외의 기기(블루레이플레이어, 게임기 등)를 연결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이 상태로 계속 써도 무방하다. 만약 소리가 나오지 않는다면 TV의 음성 출력 모드를 S/PDIF(광출력)으로 바꾸면 된다.
만약 블루레이 플레이어나 게임기를 연결하고자 한다면 HDMI 케이블이 1개 더 필요하다. 우선 블루레이 플레이어나 게임기를 HDMI 입력 포트에, 그리고 TV를 HDMI 출력 포트에 꽂으면 된다. 실제로 PS4를 이렇게 연결하니 정상적으로 영상 및 음성이 출력되는 것을 확인했다. HDMI 패스쓰루(거쳐가기) 기능을 지원하므로 사운드바의 전원이 꺼진 상태에서도 화면과 음성(TV 스피커)은 정상적으로 출력되어 편리하다.
하나의 리모컨으로 복수 기기의 전원 및 음량 동기화 가능
만약 LG전자의 신형 TV를 이용하고 있고 TV와 사운드바를 광케이블로 연결한 상태라면 1개의 리모컨으로 두 기기의 전원 및 음량 조절을 동시에 할 수 있는 'LG 사운드 싱크' 기능을 쓸 수 있다. 65UB9800의 음성 출력 모드를 '사운드 싱크(광디지털)'로 맞춘 후 연결하니 해당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다만, LG전자의 TV를 쓰지 않는다면 HDMI CEC(Consumer Electronic Control) 기능을 적극 활용해보자. 이는 HDMI로 연결된 복수의 기기를 하나의 리모컨으로 제어하는 기능이다. 이를 이용하면 하나의 리모컨으로 TV와 사운드바, 소스기기의 전원이나 음량을 일괄적으로 제어 가능하다.
이 기능을 쓰려면 우선 각 기기가 HDMI로 연결되어 있어야 하고 각 기기의 설정 메뉴에서 CEC 기능을 활성화해야 한다. 제조사마다 HDMI CEC를 칭하는 이름이 다른데(LG의 경우 심플링크, 삼성의 경우 애니넷 플러스, 소니의 경우 브라비아 링크 등) 근본적으론 같은 것이다.
다만, 이 기능은 같은 제조사의 제품끼리는 정상적으로 작동하지만, 타사 제품과 연결했을 때는 간혹 오작동을 하는 경우도 있으니 참고하자.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근본적으로는 같은 기술이지만, 예외적으로 일부 제품은 제조사 고유의 제어방식을 첨가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4.1채널 제품이지만 5.1채널 음원의 입력도 가능
PS4로 블루레이나 DVD 영화를 구동해 보니, NB5540는 본래 4.1채널 사운드를 출력하는 제품이지만, 5.1채널의 돌비디지털이나 DTS 신호도 입력 자체는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5.1채널과 4.1 채널의 차이점은 전면 좌우 채널 사이에 있는 센터(center) 채널의 유무 여부다.
각 채널의 출력을 확인하는 시험용 블루레이 타이틀을 이용해 5.1채널 음향을 NB5540로 구동해 보니 5.1 채널의 센터 채널에 해당하는 음향이 NB5540에서는 전면 좌우채널 스피커에서 동시에 출력되는 형식으로 구현되고 있었다. 기존의 5.1 채널 홈씨어터에 익숙해진 사용자라면 다소 이질감이 느껴질 수도 있으나 2채널 스테레오 음향에 비하면 음 분리도는 확연히 좋다.
편의성의 블루투스, 음질의 USB 입력
블루투스 기능을 통해 스마트폰의 음악이나 영화를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스마트폰의 내장 스피커 보다 훨씬 강력한 출력과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 다만, 블루투스 연결 시에는 2채널 스테레오 음향의 전송만 이루어지므로 돌비디지털이나 DTS와 같은 서라운드 음향이 수록된 영화를 구동하더라도 케이블로 직접 블루레이플레이어나 노트북을 연결해서 즐길 때에 비하면 현장감이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이 때는 리모컨의 사운드 효과 전환 버튼을 눌러 CINEMA 모드로 전환하면 스테레오 음향을 가상 서라운드 음향으로 분리해 주므로 어느 정도 보완이 가능하다.
만약 NB5540로 구현할 수 있는 최고 음질을 즐기고자 한다면 OGG나 FLAC 등의 무손실 음원이 담긴 USB 메모리를 직접 제품에 꽂아 음악을 감상하도록 하자. 같은 음원을 구동하더라도 스마트폰의 블루투스 기능을 이용할 때에 비해 한층 나은 섬세하고 깊은 음감을 느낄 수 있다. USB 메모리에 담긴 파일을 구동할 때 전면 디스플레이에는 해당 음원의 트랙 번호와 재생 시간만 표시된다.
LG전자의 과감한 시도, 그 결과물은?
본래 사운드바라는 제품은 한정된 공간과 부족한 오디오 관련 지식을 가진 일반 사용자들에게 그나마 홈씨어터의 '맛배기'라도 할 수 있도록 돕는 틈새 제품의 일종이었다. 그러다 보니 정작 오디오의 품질에 대해서는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곤 했다. LG전자의 NB5540에는 이러한 사운드바 고유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이 느껴진다. 고출력 서브우퍼를 추가해 저음을 보강하고 하이파이급 음원의 재생이 가능한 DAC을 탑재한 것 등이 특히 눈에 띈다.
그 외에 리모컨 동기화 기능이나 블루투스 기능, 무선 방식의 서브우퍼 등, 사운드바 제품군의 최대 장점이라 할 수 있는 편의성 측면에서도 이전 제품에 비해 한층 발전한 것이 확실하다. 2014년 5월 현재, NB5540는 인터넷 최저가 기준 60만원대 중반에 팔리고 있다. 일본이나 유럽 업체의 제품에 견줄만한 프리미엄급 제품으로 포지셔닝 하고자 하는 LG전자의 의지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다만, 아무리 수치적인 사양이 우수하고 부가 기능이 많더라도 음향기기의 본연이라 할 수 있는 오디오 품질이 떨어진다면 의미가 없다. IT동아에선 NB5540를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해 보며 사운드바 제품의 실질적인 품질을 확인해 보는 후속기사를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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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