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DONGA

[리뷰] 플래그십 DSLR은 뭐가 달라? 니콘 D4S

강일용

DSLR의 가격은 제품별로 천차만별이다. 50만 원대 제품도 있고 700만 원이 넘는 제품도 있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부르는 걸까. 가장 먼저 생각해볼 수 있는 게 이미지 센서다. 카메라는 이미지 센서의 크기가 커지면 커질 수록 사진의 품질이 향상된다. 제아무리 기술이 발달해도 변하지 않는 절대적인 법칙이다. 50만~100만 원대 DSLR은 대부분 APS-C 규격(24x16mm)의 이미지 센서를 채택했다. 반면 200만~700만 원대 제품은 풀프레임 규격(36x24mm)을 품고 있다. 그렇지만 이미지 센서의 크기는 200만 원대 제품과 700만 원대 제품의 가격 차이를 설명할 수 없다.

솔직히 말하자. 이미징 기술의 발달로 200만 원대 보급형 DSLR이나 700만 원대 플래그십 DSLR이나 사진의 품질은 대등하다. 둘을 나누는 가장 큰 경계는 기능이다. 일반 사용자에겐 필요 없지만, 모든 상황에 대비해야 하는 전문가에겐 유용한 기능. 사소하지만 큰 차이다.

얼마 전 출시된 니콘의 플래그십 DSLR '니콘 D4S'로 사소하지만 큰 차이가 무엇인지 알아보자.

니콘 D4S

사진 기자를 위한 200장 연사 기능

플래그십 DSLR이 필요한 전문가는 누굴까? 일단 사진 기자를 생각해볼 수 있다. 사진 기자들은 어떻게 역동적인 스포츠 현장, 바쁘게 스쳐가는 유명인 등을 정확하게 잡아내는 걸까. 현업 사진 기자에게 물어봤다.

"그냥 닥치는 대로 많이 찍습니다. 100장을 찍으면 그 중에 쓸만한 사진이 1장, 1,000장을 찍으면 그 중에 마음에 드는 사진이 1장, 10,000장을 찍으면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사진이 1장 나옵니다."

D4S는 이처럼 사진을 많이 찍어야 하는 사진 기자에게 유용한 기능을 품고 있다. 최대 200장 연사 기능이다. 1초에 11장씩, 20초 동안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전작 D4가 최대 105장 연사 기능을 지원했던 점을 감안하면 연사 기능이 2배 가까이 향상됐다. 연사할 수 있는 사진이 늘어난 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D4는 첫장을 찍을 때 AF(자동초점)를 맞춘 후 연사 도중 초점을 변경할 수 없었다. 때문에 카메라로 다가오거나 멀어져가는 피사체(사진에 찍히는 대상)를 찍으면 초점이 빗나가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 반면 D4S는 연사 도중에도 AF를 사용할 수 있다. 피사체의 위치가 변경되면 위치에 맞춰 초점을 교정한다.

니콘 D4S

니콘 D4S

200장 연사 기능을 보조하기 위해 데이터 기록 속도가 일반 저장매체(SD카드, CF 등)보다 훨씬 빠른 XQD메모리 카드를 채택했다. D4S는 XQD메모리 카드와 CF 슬롯을 함께 탑재했다. 연사 기능을 사용할 때는 데이터 기록속도가 빠른 XQD메모리 카드를, 일반 사진을 촬영할 때는 가격이 저렴하고 용량이 풍부한 CF를 활용하면 된다. CF만 활용할 경우 데이터 기록속도가 느려 100~120장만 연사 촬영할 수 있으니 주의하자.

D4s

고감도에 강하다, 이유 있는 1,600만 화소

카메라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이미지 센서, 현재 풀프레임 DSLR은 3,600만 화소까지 지원한다. 니콘의 하이엔드 풀프레임 DSLR D800이 여기에 해당한다. 반면 D4S의 이미지 센서는 1,600만 화소 수준에 머물러 있다. 왜 그런걸까. 어떤 상황에서도 쓸만한 품질의 사진을 찍기 위해서다.

화소가 높아지면 높아질 수록 사진의 선예도(이미지가 선명하게 보이는 정도)는 향상된다. 하지만 화소간의 거리가 줄어들어, 빛을 받아들일 때 화소끼리 간섭하는 현상(노이즈)이 사진에 발생할 확율이 올라간다. 노이즈는 이미지 처리 기술의 발달로 일반적인 상황에선 관찰할 수 없고, 어두운 곳에서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감도(ISO, 센서가 얼마나 빛에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나타내는 척도)를 올리면 눈에 띈다.

때문에 스튜디오에서 제대로된 광원(스튜디오 스트로보)을 갖추고 정지한 상태의 인물이나 물체를 촬영할 때는 1,600만 화소인 D4S보다 3,600만 화소인 D800이나 D800E(D800에서 로우패스 필터를 제거해 선예도를 더 향상시킨 제품)를 사용하는 게 더 낫다. 하지만 빛이 있는 장소에서 정지한 피사체만 촬영해야 하는 것이 사진촬영의 전부는 아니다. 빛이 부족한 장소에서 플래시 없이 뛰어다니는 물체를 촬영해야 하는 열악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D4S의 진가가 드러난다.

D4S는 1,600만 화소와 신형 이미지 처리 엔진을 채택해 감도를 높여도 노이즈가 적게 나타난다. D4S는 감도를 ISO 50부터 409,600까지 지원한다. 일반 카메라의 감도 지원 범위가 ISO 100~12,800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범위가 넓다. 노이즈 억제력도 뛰어나다. 인쇄할 사진을 원할 경우 ISO 25,600까지, 웹에 게시할 사진을 원할 경우 ISO 102,400(Hi 2)까지 감도를 올려도 쓸만한 품질의 사진을 얻을 수 있다. ISO 204,800(hi 3)과 409,600(hi 4)는 주변이 매우 어두움에도 플래시를 사용할 수 없는 극단적인 상황에서 사진을 찍어야 할 때 도움이 된다. ISO 100보다 한단계 낮은 ISO 50도 지원하지만, 사진 품질면에서 아무런 차이가 없으니 사용할 일은 드물겠다.

니콘 D4S

니콘 D4S

화소가 낮으면 얻을 수 있는 장점이 하나 더 있다. 앞에서 설명한 연사 기능이다. 화소가 높아지면 높아질 수록 사진의 용량도 커진다. 카메라에 내장된 이미지 프로세서가 처리해야 할 작업이 그만큼 늘어난다는 뜻이다. 반면 D4S는 이미지 센서에서 생성되는 이미지의 용량이 적어 이미지 프로세서가 사진 파일을 빠르게 생성할 수 있다. 때문에 D4S는 고화소 이미지 센서를 내장한 제품보다 연사 기능이 뛰어나다.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도 정확하게, 그룹AF

D4S는 움직이는 피사체를 빠르게 추적하기 위해 그룹AF라는 신기술을 도입했다.

일반 사용자가 DSLR에 망원 렌즈를 장착하고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를 찍다보면, 셔터스피드를 충분히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초점이 어긋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DSLR의 AF 속도가 피사체의 움직임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룹AF는 한번 초점을 잡은 피사체를 빠르게 추적해 초점이 빗나가지 않고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다. 화각 400mm 이상의 초망원 상태에서 매우 작은 피사체를 쫓을 때 그 진가가 드러난다. 스포츠 경기나 야생 동물을 촬영할 때 유용하다.

강화된 인터벌 촬영 기능

인터벌 촬영 기능도 10배 강화했다. 전작 D4는 999장이 한계였으나, D4S는 9,999장을 촬영할 수 있다. 인터벌 촬영이란 일정 시간마다 사진을 계속 촬영한 후 모든 사진을 하나로 합성하는 기능이다. 야간에 천체의 움직임을 찍거나, 몽환적인 사진을 찍을 때 유용하다. 9,999장을 지원함으로써 D4S는 천체의 움직임을 보다 세밀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됐다.

타임랩스 촬영 기능도 눈에 띈다. 전작 D4에도 추가된 기능이지만, D4S에서도 여전히 유용하다. 타임랩스 촬영이란 일정 시간을 두고 사진을 계속 촬영한 후 이를 동영상으로 표현하는 기술이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특정 장소가 어떻게 변해가는지 표현할 수 있어 다큐멘터리나 뉴스 영상 등에 널리 사용된다. 일반 동영상을 매우 빠르게 재생해서 만드는 게 일반적이지만, 저장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관계로 최근엔 카메라로 사진을 촬영한 후 합성하는 방식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니콘 D4S로 촬영한 타임랩스 형식의 동영상>

마르지 않는 배터리

배터리 사용시간도 매우 인상적이다. D4S는 사용환경에 따라 한번 충전으로 3,000~6,000컷 정도를 촬영할 수 있다. 필자가 리뷰를 위해 1주일 동안 D4S를 껴안고 살았지만, 배터리를 반도 채 사용하지 못했다. 배터리 사용시간에 부족함을 느낄 일은 없을 듯하다. 사진을 찍기 위해 오랫동안 야외에서 대기해야 하는 사진 기자들에게 적합하다. 배터리는 특수 포장이 돼 있어서 영하의 환경에서도 오랜 시간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니콘 D4S

기본 기능도 충실

D4S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기본 사양은 전작 D4와 대동소이하다. 튼튼한 마그네슘 본체, 1/8000 셔터스피드, 시야각 100%(렌즈에 들어오는 상과 뷰파인더에 보이는 상이 일치한다는 뜻)의 펜타프리즘 뷰파인더, 3.2인치 LCD 화면, 빠른 조작을 위한 다양한 다이얼 등 플래그십 DSLR의 본질에 충실하다. 무게는 1.18kg으로 많이 무거운 편이지만, 세로그립(사진기를 세로로 돌려서 촬영할 수 있게 해주는 액세서리)이 기본 포함돼 있는 점을 감안하자.

셔터박스도 미러쇼크(셔터를 누른 후 빛이 이미지 센서에 전달될 수 있도록 미러를 들어올릴 때 발생하는 흔들림)를 최소화해주는 신형으로 교체했고, 동영상 촬영 기능도 풀HD 해상도 30프레임에서 풀HD 해상도 60프레임으로 강화했다. UHD 해상도 동영상 촬영을 전면에 내세운 최신 미러리스 카메라와 비교하면, 디테일면에선 조금 부족할 수도 있지만 큰 이미지 센서와 다양한 렌즈 덕분에 심도와 화각면에선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

니콘 D4S

모두에게 필요하진 않지만 누군가에겐 필요한 카메라

D4S의 가격은 4월 인터넷 최저가를 기준으로 약 720만 원이다. 비슷한 품질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D600과 D800의 가격이 130만~250만 원 선인 것을 감안하면 구매하자니 매우 부담되는 게 사실이다. 때문에 일반 사용자에게 D4S는 사치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그렇다고 D4S가 무의미하게 비싼 제품은 아니다. 200장 연사, ISO 409,600의 초고감도, 원거리 피사체 추적, 9,999장을 합성할 수 있는 인터벌 촬영, 일주일은 너끈히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 등 일반 사용자는 활용할 일이 거의 없지만, 누군가에겐 절실한 기능을 품고 있다. 사진을 업으로 삼는 전문가들이 눈여겨 볼 이유가 있는 셈이다.

이렇게 D4S 리뷰를 마무리 하려는데 뒷자리의 후배 기자가 제품을 살펴 보더니 아무 생각 없이 한마디 던졌다.
"이야, 이거 파파라치한테 딱이네." 
음…, 솔직히 부정은 못하겠다.

<니콘 D4S로 촬영한 사진>

니콘 D4S

니콘 D4S

니콘 D4S

니콘

니콘 D4S

니콘 D4S

니콘 D4S

니콘 D4S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 리뷰 의뢰는 desk@itdonga.com으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이전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