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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블루투스 스피커를 뛰어넘은 '조본 미니 잼박스'

이상우

얼마 전까지 스마트폰 제조사는 크기, 화면 해상도, 카메라 화질 등 눈에 보이는 부분에서 주로 경쟁 해왔다. 그런데 최근에는 UX, 편의기능 등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도 점점 차별성을 두고 있다. '음악'도 그중 하나다. 최근 등장하는 스마트폰은 많은 경우 무손실 음원을 재생 기능을 지원한다. 나아가 스마트폰 케이스에 진동 기능을 추가해, 스피커의 드라이버 유닛처럼 쓸 수 있는 제품도 등장했다. 이런 제품이 등장하는 것을 보면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즐기는 일이 이젠 흔해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들을 때는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출력이 낮아 소리가 작고, 크기의 한계로 다양한 음역을 표현하기 어렵다. 게다가 입체음향을 제대로 구분해서 들려주지 못하는 제품도 있다. 혼자서 음악을 듣는다면 이어폰으로 이를 해소할 수 있지만, 여러 사람이 음악을 함께 즐길 상황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블루투스 스피커는 이런 부족함을 채워줄 수 있는 물건이다. 스마트폰 스피커보다 출력이 높으며, 배터리를 내장해 실내는 물론 야외에서도 간편하게 연결할 수 있는 제품도 많이 등장. 이번에 소개할 제품은 '조본 미니 잼박스(Jawbone Mini Jambox)'다.

조본 미니 잼박스

작은 크기에도 우람한 소리

사실 조본은 '조본 업' 등의 피트니스 액세서리로 우리에게 잘 알려졌지만, 블루투스 스피커, 블루투스 이어셋 등의 제품군도 출시한다. 조본이 지난 3월 국내 출시한 미니 잼박스는 해당 제품군 중 가장 작고 가볍다. 무게는 255g이며, 길이 15.4cm, 높이 5.8cm, 두께 2.4cm로 마음만 먹으면 스키니 진을 입고 바지 주머니에도 넣을 수 있다(물론 불편하지만…).

조본 미니 잼박스

휴대성이 좋다는 장점은 야외에서 특히 유용하다. 여행이나 야영 시 가방에 넣어 다니며, 여행지에서 괜찮은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충전에는 일반 스마트폰에 쓰이는 마이크로 USB를 사용하니, 충전기를 따로 휴대할 필요도 적다(아이폰이라면 얘기가 다르지만…). 배터리 지속시간도 제법 길다. 조본이 밝힌 바로는 한 번 완충 시 최대 10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다. 실제로 사용해보니 지나치게 시끄럽지 않은 정도의 음량에서 9시간 정도는 연속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작은 크기에도, 소리는 제법 '우람'하다. 좌우에 네오디뮴 드라이버와 가운데 패시브 베이스 라디에이터를 갖춰, 고음부터 저음까지 다양한 음역을 잘 표현한다. 특히 마음에 드는 소리는 중저음이다. 가운데 있는 베이스 라디에이터는 묵직한 중저음과 함께 진동을 만든다. 이 진동 덕에 더 굵고 매력적이다. 책상 위에 올려놓으면 책상이 떨릴 정도다. 고음도 제법 깔끔하다. 목소리나 고음역의 악기 소리도 선명하게 표현한다. 다만 음량을 너무 크게 키우면 고음 부분에서 조금 떨리는 느낌이 난다.

조본 미니 잼박스

바이노럴 오디오도 제대로 재생한다?

조본 미니 잼박스의 핵심 기능은 '라이브 오디오'다. 이 기능을 켜면 소리의 공간감을 살려준다. 보통 헤드폰은 좌우의 소리를 확실히 구분해 들려주기 때문에, 소리의 방향이나 거리 같은 공간감이 담아 녹음한 파일(바이노럴 레코딩)을 실제 소리로 표현하기 좋다. 반면 일반적인 2채널 혹은 2.1채널 스피커는 상대적으로 이를 구현하기 어렵다.

미니 잼박스의 라이브 오디오 기능은 바이노럴 오디오를 제대로 구현해준다. 실제로 조본이 제공하는 샘플 음악을 미니 잼박스로 들어보니, 각 악기의 방향과 거리를 제대로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공간감이 좋았다. 이 점은 영화나 게임을 즐길 때도 유용하다. 바이노럴 오디오를 적용한 게임이나 영화를 스마트폰에서 즐긴다면, 미니 잼박스를 통해 더 입체감 있고 몰입도 높은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조본 미니 잼박스

일반 음원을 들을 때 라이브 오디오 기능을 적용할 수 있다. 바이노럴 오디오만큼의 공간감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전체적인 소리가 풍부해지며 깊이감을 더한다.

다양한 외부 조작 버튼…

조작버튼이 외부에 있는 점도 마음에 든다. 제품 상단에는 재생/일시정지, 음량 조절 버튼이 있다. 이를 통해 연결된 블루투스 장치를 직접 조작하지 않고도 기능 대부분을 사용할 수 있다. 버튼을 연속으로 누르거나 오래 누르면 기본 조작 외에 다른 조작도 가능하다. 예를 들면 재생/일시정지 버튼을 다음곡(연속 2번)/이전곡(연속 3번) 등의 탐색 버튼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아이폰의 경우 이 버튼을 2초 이상 눌러 시리(Siri)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다. 또한, 음량 조절 버튼 2개를 동시에 누르면 앞서 소개한 라이브 오디오(Live Audio) 기능이 작동한다.

조본 미니 잼박스

제품 우측에는 전원 버튼, 페어링 버튼, 마이크, 마이크로 USB 단자, 3.5mm 음성 입력 단자 등이 있다. 전원 버튼을 2초간 누르면 전원이 켜진다. 전원이 켜진 상태에서 전원버튼을 짧게 누르면 현재 배터리 수준을 음성으로 알려준다.

전원버튼 아래 있는 페어링 버튼을 2초 정도 누르면 스마트폰 등의 블루투스 기기에서 미니 잼박스를 검색할 수 있다. 미니 잼박스 하나에는 최대 5개의 기기를 쌍으로 연결할 수 있다. 참고로 연결된 기기 중 하나에서 음악을 재생하는 중 연결된 또 다른 기기에서 음악을 재생하면 이전의 기기에서 재생하던 음악은 일시 정지된다.

마이크를 내장했기 때문에 핸즈프리로도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전화가 왔을 때 발신자의 이름을 읽어주는 기능도 있어, 전화기를 직접 확인하지 않아도 돼 편리하다. 이 기능은 잠시 뒤 설명할 기기 설정에서 자세하게 소개한다.

PC와 연결하면 '진화'한다?

우측에 있는 마이크로 USB 단자는 충전 및 PC 연결용이다. 제품 전원이 꺼진 상태에서 PC와 연결하면, 조본 홈페이지에 접속해 펌웨어 업데이트를 받고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 조본 홈페이지에서는 이뿐만 아니라 다양한 설정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본 설정 시 재생/일시정지 버튼을 길게 누르면 시리가 실행되지만, 설정을 바꾸면 이 버튼을 길게 눌러 지정한 연락처로 전화를 걸 수 있다.

조본 미니 잼박스

안내 음성이나 언어도 변경할 수 있다. 기본 설정 시 배터리 수준, 블루투스 연결 상태 등을 영어로 안내해주는데, 홈페이지에 접속해 새로운 언어를 내려받으면 일본어, 중국어, 독일어, 스페인어 등 다양한 언어로 변경할 수 있다. 음성 스타일도 변경할 수 있다. 원래는 일반 여성의 목소리지만, 음성팩을 설치해 아케이드, 파일럿, 영웅, 폭력배 등 다양한 스타일로 바꿀 수 있다. 다만, 한국어는 기본 스타일(일반 여성)만 지원한다.

조본 미니 잼박스

기기에 전화번호와 이름을 등록하면, 해당 연락처에서 전화가 왔을 때 등록한 이름을 읽어준다. 최대 20개의 연락처를 등록할 수 있다. 다만 한글은 인식하지 못한다. 이름을 등록할 때 한글을 넣으면 이름이 아닌 전화번호만 읽어준다. 만약 이름을 등록하려면 영어로 해야겠다.

기본기에 충실한 전용 앱… 안드로이드 호환성은 아쉬워

전용 앱(Jawbone)의 기능은 제법 충실하지만, 한가지 흠이 있다. 바로 iOS에만 완벽하게 호환되는 점이다. iOS에서는 기본 음악 앱으로 만든 재생 목록을 그대로 가져올 수 있지만,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에서는 새로 재생목록을 만들어야 한다. iOS에서는 라이브 오디오용 콘텐츠를 구매할 수도 있지만, 안드로이드에서는 이 기능도 지원하지 않는다. 해외 음원 사이트인 SPOTIFY와 동하는 기능이 있지만, 한국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기능이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중 일부는 앱을 실행할 수도 없다. 사실 단순한 음악 재생 기능은 스마트폰 기본 앱과 비슷하지만, 배터리 잔량 표시, 각종 설정 변경을 할 수 없는 점은 아쉽다.

조본 미니 잼박스

보통은 블루투스 스피커에 하이파이 오디오 수준의 음질을 기대하지는 않는다. 단순히 휴대용 기기의 내장 스피커보다 조금 더 크고 질 좋은 소리를 바라는 정도다. 하지만 조본 미니 잼박스는 기대 이상의 소리를 들려주는 제품이다. 게다가 평범한 스피커 기능에서 벗어나 다양한 기능 더했으며, 주기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기능을 추가할 수도 있다. 제품 가격은 2014년 4월 중순 기준으로 21만 4,000원이다. 휴대용 스피커로는 조금 부담스러운 가격이지만, 구매한 뒤 후회할 물건은 아니라 생각한다.

조본 미니 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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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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