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오피스가 공짜? 오피스닷컴 써보니...

이상우 lswoo@itdonga.com

MS 오피스를 사실상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얼마 전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 오피스닷컴(office.com)을 통해 사무용 소프트웨어 MS 오피스의 기능 일부를 무료로 개방했다. 오피스닷컴은 오피스 365(MS 오피스 2013, MS 오피스 웹앱, MS 오피스 모바일)에서 MS 오피스 웹앱의 브랜드를 '오피스 온라인'으로 바꾸고, 기능을 강화해 선보인 서비스다. 기존 웹앱 기반 오피스 시장엔 구글(구글앱스), 애플(아이워크 포 아이클라우드), 네이버(네이버 오피스) 등 무료 서비스가 상당수 존재했다. 이 시장에 사무용 소프트웨어의 최강자 MS가 자사의 웹앱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오피스 닷컴
오피스 닷컴

오피스닷컴의 사용법은 간단하다. 웹 브라우저 주소창에 'office.com'을 입력하고, MS 계정(무료)으로 로그인만 하면 된다. 기존 윈도 라이브(live.co.kr) 계정, 핫메일(hotmail.com) 계정, 아웃룩(outlook.com) 계정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만약 기존 계정이 없다면 간단한 회원 가입 절차를 통해 계정을 생성하면 된다.

아웃룩 닷컴
아웃룩 닷컴

회원 가입은 다른 네이버나 다음 등 서비스에서 사용하던 계정을 그대로 입력해도 되고 새로운 메일 주소를 생성해도 된다. 외부 계정을 사용할 경우 메일 확인 절차가 필요하다. 새로운 메일을 만들고 싶다면 아웃룩닷컴이나 핫메일닷컴으로 만들 수 있다. 이때 비밀번호 확인용 이메일 외에 다른 개인정보는 요구하지 않는다. 참고로 이 계정은 MS 클라우드 서비스인 원 드라이브(OneDrive, 구 SkyDrive)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MS 오피스의 주요기능을 그대로

오피스닷컴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워드, 파워포인트, 엑셀, 원노트 등의 생산성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이다. 초기 화면은 윈도8의 모던 UI와 비슷하며, 각 앱의 인터페이스는 MS 오피스 2013과 거의 같다.

우선 MS 워드 온라인부터 살펴보자. MS 워드 온라인은 문서 작성이나 편집에 필수적인 기능을 대부분 갖췄다. 문단 정렬 기능이나 들여쓰기, 볼드, 이탤릭, 서체/크기 변경 등 글꼴 기능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맞춤법검사 기능도 정상 작동한다. 다만 서체 선택은 조금 제한적이다. MS 워드의 기본 서체(맑은 고딕, 돋움, 궁서, 바탕 등)를 사용할 수 있으며, 내려받은 서체는 적용할 수 없다.

아웃룩 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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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입 기능은 PC용 워드와 비교해 많이 간소하다. 표나 그림을 삽입할 수는 있지만, PC용처럼 그래프, 도형, 수식, 특수 기호 등을 삽입하는 기능은 없다. 고급 기능인 변경 내용 추적 기능도 지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일반적인 문서를 작성하는 데 지장은 없다. 워드의 경우 도형, 차트, 등의 고급 개체 삽입 기능이나 변경 내용 추적 등은 사실 일반 문서 작성 시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실제로 이 문서도 워드 온라인으로 작성했다.

아웃룩 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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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셀 온라인은 필터 기능이나 피벗 테이블 등의 기능, 고급 함수 등을 적용할 수 없는 것 외에 나머지 기능 대부분이 유사하다. 일반적인 가계부를 작성하거나 표를 만들 때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

파워포인트 온라인은 전환 효과나 애니메이션 효과의 종류가 파워포인트 2013과 비교해 단순하다. 간단한 발표자료 정도는 만들 수 있다. 서체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없는 점은 조금 아쉽다.

하지만 파워포인트 온라인의 장점은 프레젠테이션에 있다. PC에서 적용한 애니메이션을 거의 그대로 표현하고, 서식도 깨지지 않는다. 이 점은 대학생이나 마케팅 담당자에게 유용하다. 예를 들어 MS 오피스 2013에서 작성한 발표 자료를 버전이 낮은 MS 오피스나 다른 종류의 오피스에서 구동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이때 서식이나 애니메이션에 오류가 생길 수 있다), 오피스닷컴에 접속해 발표자료를 거의 완벽하게 프레젠테이션할 수 있다. 참고로 웹 브라우저 종류에 따라 애니메이션이 느리게 나타날 수 있는데, 이때는 GPU를 통한 그래픽 가속 기능을 내장한 인터넷 익스플로러 11이나 크롬 최신 버전을 사용하면 된다.

아웃룩 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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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느낌을 간단히 말하자면 MS 오피스 2013의 필수 기능만 유지하고, 전문가를 위한 부가 기능을 모두 덜어낸 모습이다.

완전한 클라우드 실시간 저장이 장점

오피스닷컴만의 장점도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 원 드라이브를 기반으로 실행되기 때문에 문서가 실시간으로 자동 저장된다. PC가 꺼지거나 실수로 웹 브라우저를 닫아도, 인터넷이 연결된 상태에서 작업했다면 (물론 몇 초 정도 편차는 있지만) 해당 내용이 고스란히 저장된다. 심지어 저장 버튼도 없다. 문서 작업을 중간에 멈추려면 그냥 브라우저를 닫으면 된다. 일정 간격으로 문서를 자동 저장하는 PC용 워드와 비교해 작업 안정성이 높다.

아웃룩 닷컴
아웃룩 닷컴

기존 MS 오피스 사용자라면 PC에서 작업하던 문서를 워드 온라인에 그대로 가져와 작업할 수 있다. MS 오피스에 로그인한 상태로 파일을 저장하면 자신의 계정에 할당된 원 드라이브에 파일을 저장할 수 있는데, 같은 계정으로 오피스닷컴에 접속하면 해당 문서를 열어서 바로 작업을 이어갈 수 있다. 사무실에서 작업하던 문서를 USB 메모리에 옮겨 담거나 자신의 메일로 보낼 필요 없이, 인터넷이 연결된 곳 어디서나 작업을 이어 갈 수 있다.

오피스닷컴에서 작업한 문서를 MS 오피스가 설치된 PC에서 바로 불러와 사용할 수도 있다. (로그인한 상태에서) 파일>열기>OneDrive를 선택하면 오피스닷컴에서 작업하던 문서를 불러올 수 있다.

몇 가지 아쉬운 점도 보여

오랜 기간 오피스닷컴을 사용해보니 몇 가지 아쉬운 점을 느꼈다. 우선 속도다. PC용 오피스와 비교해 초기 구동 속도나 기존에 작성한 파일을 불러오는 속도가 상당히 느리다. 이는 MS의 서버가 해외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문제는 조만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MS가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라는, 신빙성 높은 소문이 돌고 있다. 그리고 그 위치는 부산이 유력하다.

아웃룩 닷컴
아웃룩 닷컴

또 한 가지, 가끔 한/영 전환 키가 안 먹히는 점 역시 아쉽다. 이는 오피스닷컴 자체의 문제는 아니다. 웹 브라우저 이용 시 드물게 발생하는 문제인데, 해결 방법은 간단하다. 여러 방법이 있지만, 필자가 가장 선호하는 방법은 웹 브라우저 주소창에 커서를 놓고 한/영 전환 버튼을 누른 뒤 다시 문서를 작성하는 것이다.

모바일용 웹 브라우저에서 사용할 수 없는 점도 눈에 거슬린다. PC용 웹 브라우저와 달리, 모바일용 웹 브라우저로 오피스닷컴에 접속하면 문서 뷰어 기능만 사용할 수 있고, 문서를 편집할 수 없다. 사용해본 브라우저는 사파리, 모바일용 크롬, LG전자 기본 인터넷 앱 등이다.

오피스닷컴은 기존 웹앱 기반의 오피스와 비교해 완성도가 매우 높다. MS 오피스의 인터페이스와 주요 기능을 거의 그대로 품고있기 때문에 따로 익숙해질 필요가 없다. PC용 MS 오피스와 제대로 호환되는 것도 장점이다. 타사의 웹앱 기반 오피스로 PC용 MS 오피스 문서를 실행하면 서식이나 이미지 배치가 어긋나는 경우가 잦다.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만큼, 지금 한번 시작해보자. 도서관, PC방, 카페 등에서 급히 문서를 작성해야 할 때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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