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회장이 직접 알려준 '아이폰에서 안드로이드로 옮기기'

나진희 najin@itdonga.com

에릭 슈미트 구글 플러스 계정
에릭 슈미트 구글 플러스 계정

'에릭의 가이드: 아이폰에서 안드로이드폰으로 옮기기'

25일 오전 6시(한국 시각), 구글 에릭 슈미트 회장의 구글 플러스 계정에 재미있는 글이 올라왔다. 아이폰에서 안드로이드폰으로 바꾸려는 사용자를 위해 메일, 연락처, 사진, 음악 등을 옮기는 법을 꼼꼼히 소개한 것. '제품 전원을 켠다', '와이파이에 접속한다' 처럼 '굳이 이렇게까지….'라고 생각할 정도로 내용이 자세하다. 아마 겁이 나서 안드로이드폰으로 바꾸지 못하는 아이폰 사용자를 겨냥한 듯싶다.

하지만 그의 글은 단순한 설명서가 아니다. 일단 주제 자체가 노골적일뿐더러 자세히 뜯어 읽어보면 곳곳에 구글 서비스(행아웃, 구글 뮤직 매니저, 구글 플러스, 구글 드라이브 등)를 '깨알'같이 홍보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애플 관계자가 읽으면 미간이 찡그려질 비교들도 널려 있다. 아이폰 사용자들에게 '훌륭한 크리스마스 선물(a great Christmas present)'이 될 안드로이드폰을 추천한 것이 그 예시다. 그러면 구글 회장이 설명하는 안드로이드폰 전향법을 한번 알아보자. 참고로 에릭 슈미트 회장의 글을 토대로 설명하며, 기자가 국내 사정을 반영한 의견을 추가할 때는 괄호를 열고 '*'을 달아 설명했다.

에릭의 가이드

최근 많은 아이폰 사용자들이 안드로이드로 전향하고 있다. 얼마 전 출시한 고사양 스마트폰(삼성전자 갤럭시S4, 모토로라 드로이드 울트라), 구글 넥서스5 등은 (아이폰보다) 더 큰 화면, 빠른 속도,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갖췄다. 이 제품들은 아이폰 사용자를 위한 아주 훌륭한 크리스마스 선물이다!

아이폰에서 안드로이드폰으로 쉽게 넘어가는 방법을 소개한다. PC에서 맥(Mac)으로 넘어간 이들이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것처럼, 아이폰에서 안드로이드폰으로 바꾼 이들도 다시는 아이폰을 찾지 않을 것이다. 안드로이드폰은 모든 정보를 클라우드에 올려 백업할 수 있고 더 큰 가능성이 열려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80%의 사용자가 안드로이드를 택했다.

1. 안드로이드폰 설정하기.

a. 안드로이드폰의 전원을 켜고 와이파이(Wi-fi)에 연결한다. 그 후 구글 지메일(gmail) 계정으로 로그인한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평소 아이폰에서 사용하던 애플리케이션(이하 앱)들을 모두 내려 받는다(* 에릭 슈미트는 구글 플레이스토어가 애플 앱스토어에 대적할 만큼 성장했음을 강조한 듯싶다. 하지만 모든 앱이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모두를 지원하는 것은 아니다.)

b. 안드로이드 소프트웨어가 최신 버전인지 확인하라(버전은 보통 4.3이나 4.4). 업데이트할 소프트웨어 버전이 있다면 알림을 받을 것이다.

c. 다른 지메일 계정을 또 추가해도 좋다.

이 단계를 마친 후 지메일 편지함에 있는 모든 메일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하고, 설치한 앱들이 모두 정상 작동해야 한다. 이 부분을 꼭 확인하도록.

2.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업데이트하라.

a. 아이폰의 전원을 켜고 와이파이에 연결한다. 설정에서 지메일 계정에 로그인되어 있는지 확인할 것. 그리고 iOS7의 최신 버전으로 시스템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한다.

b. 연락처를 iCloud로 백업해야 한다. '설정'의 'iCloud'에서 연락처 동기화를 활성화하면 된다. 만약 iCloud를 쓰고 있지 않다면 해당 서비스에 가입하도록 하자. (맥 사용자가 연락처를 옮기려면 iCloud를 이용해야 한다.)

c. '설정 - Mail, 연락처, 캘린더'의 지메일 계정에서 연락처를 동기화 한다. 이렇게 하면 지메일 연락처와 아이폰 연락처를 모두 동기화할 수 있다.

d. '설정 – 메시지' 항목에서 iMessage를 비활성화한다. iMessage는 아이폰 사용자끼리만 쓸 수 있다.

e. 아이폰이 맥 아이튠즈에 모두 동기화된 것을 확인하라. 당신의 사진과 음악들이 모두 맥에 백업되어 있어야 한다. (*에릭 슈미트는 아이폰 사용자들이 대부분 맥을 사용할 것이라 가정한듯싶다. 국내 사정은 그렇지 않으므로 윈도가 설치된 PC의 아이튠즈로 아이폰을 백업해두어도 된다.)

이제 당신의 지메일, 앱, 연락처가 안드로이드폰에 있어야 한다. 만약 연락처가 안드로이드폰에 없다면, 다음 단계에 따라 연락처를 내려받을 것. (*참고로 이 단계는 무척 귀찮다. 네이버 주소록, 범프 등 연락처 전송 앱을 활용하는 편이 훨씬 간단하다.)

a. iCloud 홈페이지(www.icloud.com)에 접속해 애플 ID로 로그인한다. 그리고 '연락처' 항목을 클릭하라

b. 왼쪽 아랫부분의 톱니바퀴 모양 아이콘을 클릭한 후 옵션창에서 '전체 선택'을 누른다. 그 후 'vCard 내보내기…'를 선택해 연락처들을 파일로 내려받는다

c. 이제 지메일 홈페이지(www.gmail.com)에 접속한 후 '메일' 버튼을 눌러 '주소록'으로 이동한다. 그 후 '주소록 가져오기…' 항목을 선택한 후 앞서 내려받았던 vCard 파일을 불러온다. 중복되는 연락처는 병합한다.

이 단계까지 끝냈다면 안드로이드폰에 지메일, 앱, 연락처 등이 모두 들어와 있어야 한다.

3. 아이폰에 들어있는 음악을 전송하는 과정이다. (*맥에서 구글 뮤직 매니저를 설치하라고 했지만 국내에서는 이용할 수 없는 서비스다. 어쩔 수 없이 '알송' 등 다른 프로그램을 이용해 아이폰 내 음악을 PC로 내려받은 후 이를 다시 안드로이드폰으로 옮겨야 한다.)

4. 아이폰의 유심을 빼서 안드로이드폰에 넣는다. 아마 나노 유심을 마이크로 유심으로 만들어주는 '유심 어댑터'가 필요할 것이다. (*대리점에 찾아가 마이크로 유심을 구매한 후 유심 정보를 옮기는 방법도 있다.) 이제 안드로이드폰의 전원을 껐다가 켠다. 이로써 모든 준비가 끝났다. 이전의 메신저 앱이나 아니면 안드로이드 4.4의 행아웃 앱에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PS. 아이폰 속 사진들. 맥에 복사한 후 아이폰과 아이튠즈를 동기화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다고 예전 사진들이 바로 안드로이드폰에 들어가지는 않는다.

안드로이드폰으로 새로 찍은 사진들은 지메일 계정(구글 드라이브 15GB)에 자동으로 백업된다. 만약 예전 사진들이 중요하다면 바로 지메일로 보내서 내려받거나 구글 플러스에 업로드할 것. (*어렵게 설명하고 있지만 아이폰을 PC에 연결한 후 사진 파일들을 복사해 안드로이드폰에 그대로 넣으면 된다. 굳이 지메일로 보내거나 구글 플러스를 이용할 필요는 없다. 이 부분은 에릭 슈미트 회장이 자사 서비스를 홍보하기 위해 첨가한 것으로 보인다.)

PPS. 몇 가지 조언들

사파리(애플 웹 브라우저)가 아니라 크롬(구글 웹 브라우저)을 쓰세요. 여러 면에서 이게 더 안전하고 좋습니다. 그리고 무료입니다. https://www.google.com/intl/en/chrome/browser/

구글 계정의 보안을 2스텝 인증 방식으로 바꾸십시오(*OTP 방식). 계정을 더 잘 보호할 수 있습니다. 거기다 무료입니다. https://support.google.com/accounts/answer/180744?hl=en

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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