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광대역 LTE-A에서도 1등 할까요?
광대역 LTE-A 신경전 치열
'부동의 업계 1위' SK텔레콤이 '광대역 LTE-A' 전쟁에서도 초반 기세를 잡으려 노력 중이다. 지난 주파수 경매 후, 이동통신 3사(이하 이통 3사)는 너도나도 자사 LTE 서비스(LTE, 광대역 LTE, LTE-A, 광대역 LTE-A 포함)가 최고라며 날 선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모두 다 만족하는 결과'라고 사이 좋게 웃을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이제 본격적인 경쟁의 시작인 걸까?
KT는 '광대역 LTE-A'라는 신조어를 써가며 벌써 공세가 만만찮다. '광대역 LTE'와 'LTE-A'를 더했으니, '잘은 몰라도 엄청나게 빠른가 보다'하는 인식을 대중에게 심고 있는 것. 거기다 '인접 대역의 주파수를 이용하기에 타 이통사보다 더 안정적이고 빠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강하게 선전 중이다.
이런 KT를 가만히 두고 볼 SK텔레콤이 아니다. SK텔레콤은 지난 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SK텔레콤은 그동안 (네트워크를) 대충 깔고(구축하고) 깔았다고 이야기한 적이 없다"며, "1.8GHz 광대역 네트워크를 사용자들이 납득할만한 수준으로 커버리지(적용 범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SK텔레콤의 광대역 LTE 서비스가 왜 늦어지는지에 대한 대답(기지국 건설 문제)이자, 대중에게 KT는 '대충 깔아서 그렇게 빨리 시작하는 건가?'하는 묘한 의문을 남긴다.
이쯤에서 간단히 SK텔레콤의 사정을 알아본다. SK텔레콤은 이번 주파수 경매로 비교적 빠르게 광대역 LTE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는 1.8GHz 대역을 얻었다.
다만 문제는 1.8GHz 대역 기지국을 전국에 설치하지 않았다는 것. SK텔레콤 말대로 '대충 깔지 않는다면' 전국적인 기지국 설치는 아무래도 시간이 걸릴 듯하다. 현재 KT의 1.8GHz 대역의 기지국 수는 10만 개다. 반면, SK텔레콤은 그 20% 수준인 2만 개를 보유 중이다. 수치상으로만 봐도 불리하다. 거기다 KT는 이달 안에 서울/수도권 지역에서 광대역 LTE를 바로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KT의 '이달 안에'와 SK텔레콤의 '올해 안에'는 느낌이 천지 차이다. SK텔레콤 입장에서는 마음이 급할 수밖에.
이런 분위기를 의식해서인지 SK텔레콤은 지난 5일 광대역 LTE 서비스에 관한 입장과 함께 관련 특화 상품을 발표했다. 시기상 광대역 LTE 전국 서비스 시작은 먼 것 같은데… 굳이 특화 상품을 묶어 입장 발표한 속내가 궁금하다. 거기다 'LTE-A+광대역 LTE'라는 헷갈리는 표현까지 써가면서 말이다(자칫 '광대역 LTE-A'를 하겠다는 건가 오해할 수 있지만, 잘 살펴 보면 'LTE-A'와 '광대역 LTE' 두 가지를 따로 서비스하겠다는 뜻이다. KT도 마찬가지였지만).
*참고 기사: 2배 빠른 광대역 LTE와 LTE-A, 이 둘을 더하면?(http://it.donga.com/15811/)
착한 기변 적용 대상을 확대하는 이유가 뭘까?
어찌 됐건 SK텔레콤이 발표한 주요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올해 안에 수도권에서 광대역 LTE 서비스를 시작
○내년 7월까지 전국에서 광대역 LTE 서비스를 시작
○내년 안에 광대역 LTE-A(SK텔레콤은 '차세대 LTE-A'라 칭함) 서비스를 시작
○9월부터 착한 기변 수혜 범위 확대
○5060 브라보 행복 프로그램 시작
○이용 시간대별 데이터 할인 요금제/가족 단위 통신 혜택 프로그램 출시
SK텔레콤이 자사 가입자에 이런 혜택을 주는 이유가 뭘까? 기업은 자신이 손해 보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몇몇 상품은 SK텔레콤이 광대역 LTE-A 서비스 시작의 초석을 깐다는 느낌이 강하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착한 기변 업그레이드 수혜 대상의 확대다. 이번 특화 혜택 중 가장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착한 기변은 장기간 SK텔레콤을 이용한 가입자가 단말기를 변경할 때 일정 금액을 보조해주는 제도다. 이전에는 가입 기간이 18개월 이상인 가입자만 이 제도를 이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업그레이드로 15개월 이상만 사용하면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단말기 교체 주기가 빨라지는 현 상황을 고려할 때, 자사 장기 가입자가 최신 LTE-A 스마트폰을 구매하며 타 이통사로 옮기는 '최악의 상황'을 막을 수 있다. 동시에 3G, LTE 스마트폰 사용자가 LTE-A 단말기를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효과도 있다. 착한 기변 혜택 적용 단말기는 SK텔레콤이 지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SK텔레콤은 대대적으로 장기 가입자를 우대한다고 홍보했지만, 사실 번호 이동 가입자에게 더 많은 보조금을 제공했다. 다만 이번 광대역 LTE 싸움에 불이 붙으면, 장기 가입자에게 지급하는 보조금이나 혜택의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둘째, 5060세대 브라보 행복프로그램이다. 중장년층이 간편하고 쉽게 '스마트폰'을 이용하도록 각종 액세서리 및 부가 혜택을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2G, 3G 등 구형 휴대폰을 사용하는 중장년층 사용자가 LTE, LTE-A 스마트폰을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중장년층은 한번 휴대폰을 구매하면 고장나지 않는 이상 휴대폰을 바꾸지 않는다. SK텔레콤으로선 충성 고객을 확보할 기회를 마련하는 셈.
'음모론'처럼 보일 수 있어도 광대역 LTE 전쟁을 살펴보면 그 개연성이 적지 않다. SK텔레콤도 KT 못지않게 공격적이다. SK텔레콤 권혁상 네트워크 부문장은 "광대역 LTE와 LTE-A를 둘 다 할 수 있는 사업자는 SK텔레콤뿐"이라고 말했다. "KT는 광대역 LTE를 가지고 있고, LG유플러스는 LTE-A를 서비스 중"이란 것이다.
SKT "내년 안에 광대역 LTE-A 시작"
과연 그럼 SK텔레콤은 광대역 LTE-A 서비스를 언제쯤 제공할 수 있을까? SK텔레콤의 주장을 토대로 유추해보면 이론상 전국적 광대역 LTE-A 서비스는 7월 이후에야 가능하다. 그런데 광대역 LTE와 LTE-A를 묶어 광대역 LTE-A를 만드는 것이 '1+1=2'처럼 그리 쉬운 문제가 아니다. 관련 기술은 준비됐지만, 현실화하기엔 어려움이 따른다. 따라서 7월을 넘어선 연말쯤이 되어야 가능하리라 예상한다. 따지고 보면 누구 하나 광대역 LTE-A 서비스를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이통사가 없다. 아무래도 이통 3사의 LTE 전쟁은 '광대역 LTE-A'를 맞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