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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여러분 제발 모바일 사이트 좀 만드세요"

강일용

구글코리아가 놀라울 정도로 정교한 국내 스마트폰 시장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러한 정보를 아무런 이유 없이 공개하지는 않을 터. 국내 스마트폰 시장 현황과 국내 모바일 페이지(모바일 웹사이트) 현황 그리고 이면에 담긴 구글의 의도를 알아보자.

구글 로고

국내 스마트폰 보급률 2년 전보다 3배 증가

일단 국내 스마트폰 시장 현황이 궁금하다. 구글의 조사결과, 국내 스마트폰 보급율이 2년 만에 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미국, 일본, 영국과 어깨를 겨룰 수 있는 거대 시장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구글코리아가 '국내 모바일 소비자의 이해' 조사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사용자의 스마트폰 인터넷 사용 형태를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시장조사기관 입소스(Ipsos)에 의뢰해 올해 1분기 전국 18~64세의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그 결과 올해 1분기 국내 소비자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73%로, 2년 전의 27%보다 3배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구글의 이번 조사 대상 43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스마트폰 사용량도 매우 높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82%가 스마트폰을 매일 이용한다고 답해, 아태 지역에서 가장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또, 응답자의 50%는 최근 6개월간 스마트폰에서 인터넷을 사용한 시간이 증가했다고 대답했다.

이는 미국, 영국, 일본보다 높은 수치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세 국가 못지않게 성장했음을 드러낸다. 참고로 시장조사기관 앱애니에 따르면 애플리케이션 매출을 기준(구글 플레이스토어 기준, 앱스토어 제외)으로 2013년 1분기 전세계 1위는 일본, 2위는 미국, 3위는 한국, 4위는 영국이다.

또한 63%는 외출 시 반드시 스마트폰을 휴대하며, 72%는 스마트폰에서 매일 인터넷 검색을 수행한다고 응답했다.

앞집 철수, 뒷집 영희 모두 스마트폰으로 동영상 시청

국내 사용자들은 인터넷 검색뿐만 아니라 동영상에도 큰 관심을 보내고 있다. 한국인의 95%가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한번이라도 시청한 경험이 있고, 43%는 스마트폰으로 매일 한 번 이상 동영상을 시청한다고 답했다. 미국, 영국, 일본을 압도하는 수치다. 스마트폰에 설치한 애플리케이션(앱) 개수도 평균 40.1개로, 전세계 1위를 차지했다.

모바일 페이지 보급률은 형편없어

이처럼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매우 거대함에도 불구하고 국내 대형 광고주의 절반 이상(48%)이 아직 모바일 웹사이트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장의 흐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 구글코리아 이준규 상무는 "한국 소비자들은 전세계 어느 국가보다 빠르게 스마트폰을 받아들이고 활용하고 있으나, 정작 기업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모바일에서 새로운 기회들이 생겨나고 있지만, 자사 사이트가 스마트폰에서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면 경쟁업체에게 이 기회를 넘겨버리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PC용 홈페이지

실제로 국내 스마트폰 보유자 10명 가운데 9명 이상이 스마트폰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검색해본 경험이 있었고, 80%는 오프라인 광고를 본 후에도 스마트폰에서 추가 정보를 검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스마트폰에서 제품 정보를 조사한 후 응답자 2명 중 1명(51%)은 PC를 통해 구매하고, 3명 중 1명(37%)은 실제 매장에서 구매를 한다고 답했다.

반면,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려고 했다가 스마트폰에서 정보를 검색한 후 구매 계획을 철회한 적이 있다고 답한 사용자자도 전체의 1/3을 넘었다. 이를 근거로 모바일 페이지에 상품정보와 광고를 잘 갖추는 것이 제품 구매를 유도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구글코리아는 강조했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지역 정보도 활발히 이용한다. 전체 사용자의 94%가 스마트폰을 통해 지역정보를 검색했고, 이들 중 89%는 업체 연락, 방문 등과 같은 추가적인 행동을 취한 경험이 있었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했다고 답한 응답자도 28%에 달했다. 지역정보를 매일 검색한다는 응답자도 38%로, 미국, 일본, 호주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모바일 광고를 본 적이 있다고 답한 스마트폰 사용자의 비율은 87%에 달했고, 모바일 광고를 주로 접하는 위치는 앱, 검색엔진, 온라인매장, 동영상 조회 순으로 나타났다.

구글, 모바일 페이지 없으면 검색 결과 반영 안해

사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규모가 미국, 일본, 영국에 버금간다는 것은 가트너, 앱애니 등 시장조사기관의 조사결과로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번 구글의 조사는 그러한 조사결과를 좀 더 구체적으로 정리한 것.

이와 함께 구글은 국내 모바일 페이지 현황을 함께 공개했다. 상황 자체는 처참하다. 모바일 페이지에 대한 관심이 필요할 만큼.

그렇다면 왜 구글은 국내 모바일 페이지 현황에 관심을 보내는 걸까. 이유는 간단하다. 제대로 된 모바일 페이지를 갖추지 않은 홈페이지는 구글 검색 결과 순위에서 아래로 내려간다. 구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글을 지난 6월 11일 자사 공식 블로그에 공지했다. 참고: (http://googlewebmastercentral.blogspot.kr/2013/06/changes-in-rankings-of-smartphone_11.html)

구글 검색 후 읽고 싶은 페이지를 눌렀는데 모바일 페이지 첫 화면으로 이동하는 것, 모바일 페이지에서 자사 앱을 설치하도록 강요하는 것, 모바일 페이지가 아닌 '이 페이지를 찾을 수 없습니다' 페이지로 이동하는 것, 재생할 수 없는 '플래시 기반' 동영상이 있는 것 등도 패널티 대상이다.

아직 본격적으로 시행하지는 않았다. 언제부터 이 정책을 시행할 것이냐는 질문에 구글은 '가까운 미래에(near future)'라고 에둘러 표현했다. 그러나 올해 내로 시행될 것이라는 게 외신의 공통된 예측이다.

구글의 검색 점유율이 매우 높기에 해외에서 상당히 화제를 몰고 온 소식이다. 국내 상황으로 바꿔보자면, 네이버가 모바일 페이지가 없을 경우 홈페이지를 검색 결과 순위 하단에 배치하겠다고 발표한 것과 마찬가지다. 모바일 페이지가 없는 기업 입장에선 만사를 제쳐두고 해결해야 할 문제다.

결국 이번 조사결과 발표는 정책 시행을 앞두고 미리 국내 모바일 환경을 바꾸고자 구글코리아가 나선 셈. 사실 국내 웹 환경을 보다 편리하게 바꾸려고 구글코리아가 나선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예전에는 웹 크롤러(robot.txt)의 유입을 막아 홈페이지를 유명무실하게 하는 세태를 꼬집었고, 이번에는 세계 정상급 스마트폰 사용국가에서 모바일 페이지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하는 것을 지적하고 나섰다. 말로만 웹 2.0과 열린 인터넷을 실현하겠다고 하지 말고 이런 사소한 것부터 하나하나 바꿔나가는 것이 갈라파고스에서 탈출하는 바람직한 모습이라 할 수 있겠다.

스마트폰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주로 검색하는 장소

1. 집 (66%)
2. 이동 중 (49%)
3. 대중교통 (47%)
4.직장 (39%)
5. 카페 (39%)
6. 음식점 (35%)
7. 상점 (24%)

스마트폰에서 지역 정보 또는 지역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찾은 후의 후속 행동

1. 업체에 연결 (56%)
- 지도에서 업체나 서비스 검색 또는 찾아가는 길 검색 (47%)
- 업체나 서비스에 전화 (24%)
2. 업체 방문 (48%)
- 매장이나 음식점 등 업체 방문 (32%)
- 업체 또는 서비스 웹사이트 방문 (27%)
3. 다른 사람과 정보 공유 (28%)
- 업체 또는 서비스에 대한 리뷰 검색 또는 작성 (22%)
- 업체 또는 서비스 추천 (9%)
4. 제품 구입 (28%)
- 온라인 매장에서 구매 (17%)
-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 (17%)

모바일 광고를 접하는 게재 위치

1. 앱 안에서 (36%)
2. 검색 엔진을 사용하여 (29%)
3. 온라인 매장에서 (20%)
4. 동영상을 조회하면서 (14%)
5. 동영상 웹사이트에서 (12%)
6. 온라인 매장에서 (3%)
7. 상점 (24%)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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