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무선충전, 어디까지 왔나?"

강일용 zero@itdonga.com

모든 IT업체는 IT기기를 선(Cable)으로 부터 자유롭게 하는 것을 추구한다. IT기기의 활용도를 더 넓힐 수 있기 때문. 또한 사용자가 선을 불편하게 여기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기기끼리 연결하는 선이 거추장스러워 블루투스와 NFC를 고안해냈고, 인터넷 선이 난잡해 무선 인터넷 통신(3G, LTE)과 근거리 무선 통신(Wi-Fi)을 발달시켰다.

하지만 유독 선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분야가 있으니, 바로 전기를 공급하는 전원부다. 다른 것은 무선으로 주고받을 수 있지만, 아직 전기만큼은 무선으로 주고받지 못하고 있다.

옵티머스G 프로
옵티머스G 프로

많은 이가 1800년대부터 전기를 무선으로 공급하기 위해 연구해왔다. 그 결과, 3가지 방법을 통해 전기를 무선으로 송신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

첫 번째는 자기유도(Magnetic Induction)다. 전력 송신부 코일에서 자기장을 발생시키고, 그 자기장을 활용해 전기를 수신부 코일로 유도한다. 전기가 엉뚱한 곳으로 새지 않도록 자기장이 선의 역할을 대신한다. 낮은 주파수를 활용하기에 전기를 송신할 수 있는 거리는 매우 짧지만(1cm 내외), 대신 전력 손실이 매우 적다. 원 전력의 90% 이상을 수신 받을 수 있다. 1831년 마이클 패러데이가 그 원리를 규명했고, 1800년대 후반부터 전기 모터, 변압기에 채택됐으며, 현재 RFID(교통카드), 전동칫솔 등에 널리 사용 중이다.

두 번째는 전자기파(Microwave)다. 송신부에서 전기를 전자기파로 바꾼 후 이를 송신하면, 수신부의 여러 렉테나(정류기+안테나, 전자기파를 전력으로 변환하는 소자)를 활용해 전자기파를 수신한 후 이를 다시 전기로 변환하는 형태. 높은 주파수를 활용하기에 최대 수십km까지 전력을 송신할 수 있지만, 전력 손실이 엄청나다. 원 전력의 10~50% 정도만 수신 받을 수 있다. 1890년경 니콜라 테슬라가 실제로 구현했고,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는 위성궤도상에서 태양광발전을 한 후 전자기파를 활용해 지상으로 전력을 송신하는 방안을 나사(NASA)가 연구 중이다. 다만, 전자기파가 몸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연구 진척이 조금 지지부진하다.

세 번째는 자기공명(Resonant Magnetic Coupling)이다. 송신부에서 고유의 진동수를 가진 공진주파수 자기장을 생성해 동일한 공진주파수를 가진 수신부 코일에만 전기가 집중적으로 전달되도록 한다. 사용하는 주파수 대역은 자기유도 방식과 거의 유사하지만, 전기를 2~3m까지 전달할 수 있다. 원 전력의 약 70%를 수신 받을 수 있다(송신부와 수신부를 가까이할수록 손실률은 낮아진다). MIT 마린 솔랴시치 교수가 2007년 고안해냈고, 아직 상용화 단계에 이르지는 못했다.

스마트폰용 무선충전기, 시장 현황은?

현재 스마트폰 무선충전이 시장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스마트폰의 다른 부분은 모두 무선으로 대체됐지만, 충전만은 아직 유선에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무선충전은 자기유도가 대세다. 자기유도는 이미 LG전자, 삼성전자, 소니, 파나소닉 등 전세계 109개 업체가 협회에 가입한 세계무선충전협회(WPC)에서 국제표준 '치(Qi)'를 제정한 상황이다. 특히, LG전자는 A11 TX라는 표준 규격을 제시해 인증 받기도 했다.

현재 시중의 스마트폰 무선충전기는 모두 자기유도를 채택했다. LG전자는 지난해 6월 옵티머스LTE2용 무선충전기를 선보이며 시장의 포문을 열었고, 올해 2월 옵티머스G프로용 무선충전기를 출시하며 무선충전기 시장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드러냈다. 삼성전자 역시 4월 갤럭시S4를 출시하며 무선충전기를 함께 선보였다.

반면 자기공명은 조금 정체된 상태다. 삼성전자와 퀄컴을 주축으로 표준을 제정하기 위해 A4WP라는 협회를 설립했지만, 아직 표준을 제정하지 못했다. 작년 5월 갤럭시S3와 함께 자기공명을 채택한 무선충전기를 시연했지만, 결국 시장에 출시하지 못했다.

자기공명이 지지부진한 가장 큰 이유는 인체에 무해한지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자기파처럼 무선으로 송신되는 전기가 사람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에 상용화가 어렵다는 것. 또한, 송신부와 수신부의 거리가 떨어질수록 손실률이 급격히 증가하는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이론상으론 2~3m까지 전기를 전송할 수 있지만, 실제 사용환경에선 1m 내외가 한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분간 자기공명을 채택한 무선충전기는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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