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 귀차니즘, '섭스크립션커머스'로 날려보낸다

윤리연 yoolii@itdonga.com

인터넷과 SNS 등에 굉장한 양의 정보가 공유되고 있지만, 정작 자신에게 '딱' 맞는 정보를 찾기란 쉽지 않다. 물건 하나를 사려고 해도 걸러내야 할 정보가 많아 피로만 쌓인다. 이렇게 물건을 고르고 사는데 고민이 많은 소비자 혹은 '귀차니즘(귀찮은 일을 몹시 싫어하는 태도나 사고방식)'이 심한 소비자를 위해 맞춤형 제품을 소개하는 서비스가 눈에 띈다. 바로 '섭스크립션커머스(Subscription Commerce)'다. 섭스크립션커머스는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고객 입장에서 제품을 선별해 추천하는 전자상거래(E-Commerce)의 한 형태라는 점에서 이전에 소개한 큐레이션커머스와 비슷한 맥락이다. 다만, 섭스크립션커머스는 정기구독과 전자상거래의 합성어로 매달 '구독료'를 지불하고 상품을 받아보는 서비스라는 점이 다르다. 게다가 큐레이션커머스 업체보다 특정 대상과 분야에 맞춰 전문점 형태를 띠고 운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참고로 큐레이션커머스에 관한 기사는 '쇼핑피로 0%에 도전, 큐레이션커머스가 떴다! - http://it.donga.com/14537/'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11년 국내에 해외의 뷰티 제품 전문 섭스크립션커머스 '글로시박스'가 들어오면서 국내에도 본격적으로 섭스크립션커머스 사업이 시작됐다. 지난해부턴 친환경 농산물, 식품, 화장품 등 분야별로 현재 국내에서 에스티오(STO), 덤앤더머스, 미미박스 등이 각자 전문분야를 정해 섭스크립션 사업을 하고 있다. 이에 소비자에게 특히 쇼핑하기 귀찮아 하는 남성들 혹은 시간이 없는 직장인들을 위한 섭스크립션커머스 몇 가지를 추천해보고자 한다.

직장인 남성 위한 에스티오(STO)의 '셔츠 매거진'

섭스크립션커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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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로 남성 셔츠/넥타이 전문업체 에스티오(STO)가 운영하는 셔츠매거진이 있다. 일정 회원비를 내면 매달 마음에 드는 셔츠를 구독할 수 있다. 임의로 제품을 보내는 게 아니라 회원들이 매달 바뀌는 40여 개 셔츠 중에서 직접 원하는 셔츠를 고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멤버쉽 종류는 2가지다. '30일 체험권'과 '1년 회원권'. 전자는 1만원에 20만 원 한도 내에서 제품을 구매할 수 있고, 후자는 5만 원으로 약 250만 원의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단 한 개의 상품만 구매해도 회원비 이상의 혜택을 돌려 받는 셈.

셔츠 외에도 큐레이션을 거쳐 선정된 남성용 슈즈, 서류 가방, 백팩 등도 구입할 수 있다.

직장인 위한 생활용품 다 모였다, '덤앤더머스'

섭스크립션커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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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용품 전문 섭스크립션커머스 '덤앤더머스'도 눈에 띈다. 덤앤더머스는 직장인 남성들에게 팬티, 양말, 셔츠, 성인용품 등을 정기적으로 배송해주는 '에브리먼스', 다양한 간편 요리를 정기적으로 보내는 '서바이벌 박스' 서비스를 진행한다.

이외에도 '세차왕 출장 세차', '우렁각시 가사도우미', '물배달맨 생수배달' 등 생활 밀착형으로 개발한 조금 특이한 서비스도 제공한다. 덤앤더머스는 직장인 남성을 목표로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최근엔 생리대 서비스도 제공하는 등 대상을 넓혀가고 있다.

화장품도 뷰티박스로 정기 구독하자, '미미박스(Memebox)'

섭스크립션커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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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사러 가기 바쁜 직장인을 위한 뷰티 제품 전문 섭스크립션커머스도 있다. 바로 미미박스다. 한 달에 1만 6,500원만 결제하면 한 달에 한 번 5~6가지 화장품이 담긴 뷰티박스가 배달된다. 이는 매달 쏟아져 나오는 수십, 수백 가지의 신제품을 모두 써보고 싶은 여성들의 마음에 초점을 맞춰 일정액을 결제하는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뷰티 제품을 모아 정기적으로 배달하는 서비스다.

이와 비슷한 서비스로 'W박스', '보보박스', '힐링박스' 등도 있다. 대부분 화장품 샘플을 정기적으로 배송하는 것은 공통된 서비스지만 각 서비스는 각각 특화된 서비스를 자랑한다. 특히, W박스는 고가 화장품의 샘플과 정품을 적절하게 구성해 판매하고, 미스비박스는 아모레퍼시픽 제품만 모아 판매한다. 또한 보보박스는 잡지와 함께 뷰티 제품을 제공하고, 힐링박스는 에스테틱에서 사용하는 치료용 뷰티 제품을 판매한다.

한 달에 한 번 세계 음식 맛보기, '푸드플랩'

섭스크립션커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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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플랩은 세계 각국의 수입 가공식품을 박스에 담아 소비자에게 매달 제공한다. 국내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세계 각국의 제품을 식품전문가가 추천해 제공한다. 유명 백화점 수입 식품관 또는 수입식품 전문점의 판매가보다 30% 이상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의 섭스크립션커머스가 대부분 샘플용으로 판매하는데 반해 푸드플랩은 직수입된 정품으로 구성해 판매하는 것도 장점이다.

이와 비슷한 서비스로 일주일에 한 번, 원하는 요일 새벽마다 소비자의 다양한 취향대로 빵을 배달하는 '헤이브레드', 일주일에 한 번 친환경 농수축산물로 구성한 밥상을 제공하는 NS홈쇼핑의 'NS정기배달', 등이 있다.

반려견 위한 용품 택배 하나로 OK, '펫츠비'

섭스크립션커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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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무거운 사료를 낑낑대며 들고 와야 했다면, 안전한 간식을 찾기 위해 인터넷을 뒤지는데 시간을 너무 많이 뺏겨 걱정인 직장인이라면 주목할 만한 '펫츠비'도 있다. 펫츠비는 반려동물에게 필요한 한달 치 사료와 각종 용품을 매달 정기 배송한다. 한 달에 3만 4,900원을 결제하면 사료 외에 간식, 장난감, 청결용품 등 제품 5~6가지를 선물상자에 담아 배송한다.

펫츠비 또한 샘플 제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지 않고 정품만 취급해 판매한다. 또 펫츠비는 고객이 입력한 반려견의 나이, 몸무게, 건강 상태 등의 정보를 분석해 각 반려견에게 맞는 최적의 사료를 추천하기 때문에 더욱 유용하다.

이와 비슷한 서비스로 CJ몰의 '도그오박스', '펫박스' 등이 있다.

바쁜 애기엄마 다 모이세요, '베베엔코'

섭스크립션커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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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용품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섭스크립션커머스도 있다. 보통 부모는 자녀를 위한 유아용품을 고를 때 값이 싼 제품이나 유명브랜드를 단 제품을 무조건 고르기보다 품질을 따져보고 산다. 하지만 워킹맘(일을 하는 엄마) 입장에선 혹은 자녀를 여럿 키우는 부모 입장에선 품질을 따져보고 산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게다가 유아용품도 너무 많아 그 중에 자녀에게 가장 잘 맞는 제품을 고르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매월 육아전문가가 추천하는 유아용품들로만 구성한 '베베앤코 베베박스'에 주목하자. 매달 다른 구성으로 준비된 상품이 매달 초 배달된다.

이와 비슷한 서비스로 CJ몰의 '베이비오박스', '퀸시' 등이 있다.

온라인 퍼스널 쇼퍼, 섭스크립션커머스

섭스크립션커머스의 고객층을 보면 쇼핑은 더 이상 젊은 여성의 전유물이 아닌 듯하다. 남성, 주부, 직장인 등 여러 고객이 새로운 소비자로 자리잡았다. 이렇게 섭스크립션커머스 매력에 푹 빠진 사람들이 늘고 있다. 소비자가 일일이 물품을 골라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 취향에 맞춰 전문가가 선별한 물품이 매달 배달되니 시간과 돈 낭비가 없다. 게다가 전문 퍼스널 쇼퍼(고객의 쇼핑 편의를 위해 각자 고객의 취향 등에 맞는 맞춤형 쇼핑을 도와주는 사람)의 역할까지 하니 이를 마다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가격도 매력적이다. 낱개로 사는 것보다 비교적 적은 돈으로 한 달에 5가지 이상의 다양한 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

이렇게 바쁜 시간을 쪼개 매장에 직접 가지 않고도 다양한 물건과 정보를 저렴한 가격에 접할 수 있으니 계속해서 소비자의 주목을 받고, 오픈마켓, 소셜커머스에 이은 제3의 커머스 시장이라는 말까지 나온게 아닐까.

글 / IT동아 윤리연(yoolii@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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