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이 입을 모아 극찬한 스마트폰, 'HTC 원(ONE)' 써보니...

강일용 zero@itdonga.com

최근 씨넷, 엔가젯, 더버지 등 제품을 주로 다루는 해외 IT 매체들이 입을 모아 'HTC 원(ONE)'을 극찬했다. 원은 삼성전자 갤럭시S4와 경쟁하기 위해 대만의 스마트폰 제조사 HTC가 출시한 최신 스마트폰이다.

대체 어떤 매력이 있기에 이리도 호평일색인걸까. 구매대행업체 익스펜시스코리아의 협찬을 받아 원을 체험해봤다.

HTC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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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의 눈을 사로잡을 인상적인 외관

원의 가장 큰 특징은 알루미늄을 깎아 만든 외관이다. 전면과 후면은 알루미늄으로, 가운데 연결부위는 플라스틱으로 구성했다. 첫눈에 튼튼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받았고, 손에 쥐자 금속 특유의 차가운 느낌이 반겼다.

HTC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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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전면에는 화면, 전면 카메라(210만 화소), 조도 센서 등이 배치돼 있다.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스마트폰과 같다. 하지만 원은 전면에 스피커까지 끌어냈다. 게다가 일반 스피커가 아닌 스테레오 스피커다. 다른 스마트폰에서 찾기 힘든 파격적인 디자인이다. 사운드에 중점을 둔 원의 제품 콘셉트를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버튼 배치도 조금 독특하다. 원의 버튼은 홈 버튼과 취소 버튼(뒤로 가기) 두 가지뿐이다. 보통 메뉴, 홈, 취소 3버튼 구조인 국내 스마트폰과 대조되는 형태다. 가운데의 HTC 로고는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는다.

HTC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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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후면에는 큼지막한 HTC 로고와 400만 화소 카메라(오타 아님) 그리고 LED 플래시가 전부다. 측면에는 전원 버튼과 음량 조절 버튼만 존재한다. 상당히 미니멀(Minimal, 되도록 장식을 줄이는 형태)한 디자인이다.

크기는 상당하다. 화면 크기가 4.7인치라 국내 스마트폰보다 작을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갤럭시S3/S4와 거의 비슷하다. 두께도 조금 두꺼운 편(9.5mm). 크기를 줄이기보다 내구성과 묵직함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성인 남성이라면 무리 없이 한손으로 잡을 수 있겠지만, 여성에겐 조금 힘들 듯싶다. 무게는 143g. 금속으로 만들었음에도 상당히 가볍다.

제품 전체를 깎아만든 금속으로 구성한 탓인지 배터리 교체는 불가능하다. 배터리 용량은 2,300mAh로 팬택 베가아이언과 비슷한 수준이다.

뛰어난 성능, 선명한 화면, 시원한 소리

이제 스마트폰의 성능은 경쟁이 무의미할 정도 무르익은 듯하다. 원 역시 최신 스마트폰 다운 뛰어난 성능을 보여준다. 웹 서핑은 쾌적하고, 고사양 3D 게임도 끊김없이 실행된다. 사용 도중 제품이 느려지는(소위 버벅거리는) 현상은 전혀 체감하지 못했다. 프로세서로 퀄컴 스냅드래곤600 쿼드코어 프로세서(1.7GHz)를 채택했고, 2GB 메모리를 내장했다. LG전자 옵티머스G 프로와 거의 동일한 사양이다.

화면(디스플레이)은 매우 인상적이다. 샤프가 제조한 4.7인치 풀HD(1,920x1,080) 슈퍼클리어 LCD를 채택했는데, 누구에게나 밝고 선명하다는 느낌을 줄 것 같다. 469PPI라는 선명도는 현존 스마트폰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400PPI인 옵티머스G 프로나 440PPI인 갤럭시S4 이상이다.

웹 페이지이 경우 네이버, 다음 등 포털 사이트를 PC모드로 열어도 모든 텍스트를 무리없이 식별할 수 있었다. 굳이 모바일 페이지에 접속할 필요를 못 느낄 정도로.

색감은 강렬하다기 보다 산뜻한 느낌이다. 색 온도는 국내 사용자가 좋아하는 파란색보다 노란색에 조금 더 치우쳐진 듯하다(6500K). 명암비도 썩 괜찮다. 비록 아몰레드(AMOLED)만은 못하지만, 어두운 부분이 많은 영화를 틀어도 검은색이 허옇게 뜨는 현상 같은 것은 없었다.

스테레오 스피커 역시 만족스럽다. 제품 전면에서 큼직한 소리를 들려준다. 음량을 높여도 음이 찢어지는 현상 같은 것은 없었다. 동영상 감상, 게임 등을 할 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겠다. 상대적으로 스피커를 소홀히하는 국내 스마트폰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HTC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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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소가 사진 품질을 결정하지는 않는다

앞에서 잠깐 밝혔지만, 원은 400만 화소 후면 카메라를 탑재했다. 스마트폰 카메라의 수준이 1,000만 화소를 넘나드는 이 시점에 400만 화소가 웬 말이냐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화소수가 전부는 아니다. 이미지 센서가 얼마나 뛰어난지가 사진 품질을 좌우한다. 화소수는 사진의 최대 해상도를 결정할 뿐이다.

HTC는 화소수를 줄인 대신 하나의 픽셀이 빛을 많이 받아들일 수 있는 구조를 카메라 센서에 택했다. 때문에 원의 사진 품질은 여느 1,000만 화소의 스마트폰 카메라 못지않다. 조리개 값도 2.0으로 상당히 밝은 편.

낮에 찍은 사진 품질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밤에도 노이즈 없이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원의 사진 품질에 불만을 토로할 사용자는 거의 없을 듯하다. 조리개 값이 밝은 만큼 피사체와 거리가 30~50cm라면 적게나마 아웃포커싱(배경이 흐려지는 사진 기법)을 표현할 수 있다. 셀카 때 유용하리라 생각한다.

카메라 애플리케이션(앱) UI(사용자 환경)도 상당히 직관적이다. 잘 사용하지 않는 부분을 모두 메뉴 속에 집어넣어 사용자가 촬영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HTC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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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C만의 독특한 UI, 센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는 자사 제품에 각자의 UI를 더한 런처(Launcher)를 추가하고 있다. 삼성전자 네이처 터치위즈, 팬택 플럭스 등이 그것이다. HTC 역시 마찬가지다. 자사의 독특한 UI '센스(Sense)'를 원에 더했다.

센스의 기본 구조는 순정 안드로이드(넥서스)와 상당히 비슷하다. 하단 5줄의 아이콘 배치, 앱 서랍(앱스) 아이콘을 왼쪽 끝이 아닌 가운데에 배치한 점, 알림 바에 단축 창을 배치하지 않고, 대신 설정으로 곧장 진입할 수 있도록 한 점 등이 닮았다.

HTC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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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서랍 화면은 상당히 이질적이다. 가로로 스크롤해야하는 국내 스마트폰과 달리 세로로 스크롤해야한다.

홈 화면은 상당히 독특하며, 편리했다. 일반적인 안드로이드 바탕화면이 아닌, 뉴스, 날씨, SNS 등 사용자가 세상과 소통하는 창을 모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홈 화면을 아래로 내리면 날짜순으로 정렬된 소식을 볼 수 있다.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도 이 홈 화면 만큼은 벤치마킹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HTC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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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유격이 웬 말입니까

분명 원은 HTC의 최고급 스마트폰다운 뛰어난 제품이다. 하지만 단점이 여럿 눈에 띄는 걸 부인할 수 없다. 일단 유격(裕隔) 문제를 지적하고 싶다. 리뷰용으로 받은 제품은 하단에 금속 상판과 플라스틱 연결부가 떨어져 있는 유격 현상이 있었다. 또한 유리부분과 금속이 맞닿은 부분이 울퉁불퉁한 것이 눈에 띄었다.

물론 사용하는데 지장을 주지 않는 정말 사소한 문제다. 하지만 오래 사용하다보면 먼지가 유입될 수도 있고, 뒤틀림이 발생할 수도 있다.

부디 이것이 리뷰용 제품에만 있는 문제이길 기원한다. 다만, 외신과 해외 IT 커뮤니티에서 공통적으로 원의 유격 현상을 지적한 점을 감안하면,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어찌할 수 없는 태생적인 문제 아닐까 생각되기도 한다.

HTC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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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 버튼과 멀티태스킹 버튼은 어디로?

버튼 배치도 조금 이상하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원은 전면에 홈버튼과 뒤로가기 버튼을 배치했다. 그렇다면 메뉴 버튼은? 화면 속으로 들어갔다. 안드로이드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는 앱의 경우 오른쪽 상단 또는 오른쪽 하단에 메뉴 버튼이 나타난다(구글 넥서스를 사용할 때와 같다). 문제는 앱이 가이드라인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다. 이 경우 뜬금없이 온스크린 버튼(화면에 버튼이 포함된 구조, 넥서스와 팬택의 최신 스마트폰이 이를 따른다)이 나타나며, 여기에 메뉴 버튼이 뜬다. 외장 버튼과 온스크린 버튼이 동시에 존재하는 셈. 사용자는 헛갈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애당초 외장 버튼을 채택할 거였으면 메뉴 버튼도 외부로 뺐었어야 했다. 어설프게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려다 이도저도 아닌 해괴한 모습이 됐다.

여기에 비하면 멀티태스킹 기능이 잘 눈에 띄지 않는 점은 차라리 애교다. 원은 멀티태스킹 버튼을 찾기 어렵다. 멀티태스킹 기능을 실행하려면 홈 버튼을 빠르게 두 번 눌러야 한다. 다른 스마트폰에서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실행방식이다. 기자도 독자의 제보가 있기 전까지 알지 못했다. 국내 스마트폰의 경우 홈 버튼을 1초 동안 누르면 멀티태스킹 기능이 실행되고, 표준 안드로이드의 경우 아예 멀티태스킹 버튼이 따로 있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의문이 든다. 원의 홈 버튼을 1초 동안 누르면 무엇이 나타날까? 답은 '구글나우(날씨, 일정, 교통 등을 알려주는 구글의 비서 서비스)'다. 멀티태스킹 버튼을 삭제하고 구글나우 전용 버튼을 추가한 셈이다. HTC는 멀티태스킹보다 구글나우가 더 중요한 기능이라고 생각한 듯한데... 사용자가 이에 동의할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다른 스마트폰에서 구글나우를 실행할 수 없는 것도 아니고.

HTC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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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가 어려운 점이 아쉽다

사실 앞의 두 가지는 사소한 문제다. 원이 뛰어난 제품이라는 것을 가리지는 못한다. 기자만이 느끼는 문제일 수도 있다.

진짜 문제는 따로 있다. 바로 사용자가 원을 만나보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작년 HTC가 국내에서 철수한 이후 HTC 제품의 국내 출시는 중단된 상태다. 원 역시 마찬가지다. 이동통신사를 통해 공식적으로 만나볼 수 없다. 원에 관심을 보낸 사용자를 낙담케 하는 소식이다.

물론 구매대행업체 등을 통해 구매해서 직접 개통하는 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외국 스마트폰 제조사가 철수함에 따라 선택의 폭이 좁아지는 점. 원을 사용하면서 느낀 가장 큰 아쉬움이다.

여담으로 원은 국내 미출시 제품인 만큼 기본 언어설정에 한글이 없다. 메뉴는 영어로, 키보드는 한글 키보드 앱을 설치하고 사용하면 된다.

HTC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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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익스펜시스 코리아의 도움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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