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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소닉의 '처남' 회사 산요, '매형' 손에 사라지나

김영우

지난 18일, 니혼게이자이를 비롯한 일본 언론은 전자전기 브랜드 중 한 곳인 '산요(SANYO)'가 해체 수순을 밟는다고 보도했다. 정확히는 산요의 모회사인 파나소닉(Panasonic)에서 산요에 소속된 임직원의 90%를 감원하고 파나소닉과 완전히 합치는 것을 검토한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산요는 '오늘 일부에 보도된 정보는 당사에서 발표한 것이 아니며 아직 결정된바 없다'라는 짧은 공지를 자사 홈페이지에 개재했다.

산요

하지만 산요의 부정에도 불구하고 해체는 이미 기정사실이 되는 분위기다. 산요를 인수한 파나소닉은 이전부터 서서히 산요의 제품 및 서비스를 파나소닉 쪽으로 일원화시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례로 방수기능을 강조한 아웃도어용 캠코더로 인기를 끌던 산요의 '작티'는 2011년부터 브랜드 사용이 중단되었다. 대신 파나소닉 자체 브랜드로 작티의 특성을 이어받은 디지털무비카메라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결정된바 없다'는 산요, 하지만…

1950년에 설립된 산요는 한때 전지 및 디스플레이, 반도체, 휴대전화, 생활가전 등, 전반위로 사업을 확대하며 소니, 파나소닉 등과 함께 일본을 대표하는 전기전자 기업으로 우뚝 선 바 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일본의 거품경제 붕괴와 함께 경영상태가 크게 악화되었다. 이에 파나소닉은 2008년에 산요의 인수를 선언했고 2009년부터 산요는 파나소닉의 완전한 자회사가 되었다.

산요

산요 인수 당시의 파나소닉 역시 경영 상태가 좋지 않았으나, 전지 등 일부 분야에서는 여전히 산요의 경쟁력이 강했다. 특히 '에네루프'로 대표되는 산요의 2차전지 제품은 지금도 관련 시장에서 대단히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산요를 인수한 파나소닉은 곧장 전세계 소형 2차전지 시장에서 1위로 떠올랐다.

하지만 파나소닉은 2012년에 7,542억엔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기대를 모았던 소형 2차전지 시장에서도 LG화학에 밀리며 업계 3위로 내려앉는 등, 경영 성적이 악화 일로를 걸었다. 이런 이유로 과감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파나소닉이 산요 브랜드를 해체할 것이라는 소문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이다.

파나소닉(마쓰시타)과 산요, 그 애증의 관계

참고로, 산요의 설립자인 이우에 토시오는 파나소닉(설립 당시 법인이름 마쓰시타)의 설립자인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처남이기도 하다. 마쓰시타의 사장으로 재직하던 그는 2차대전이 끝난 1947년, 군사산업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회사에서 추방당할 위기에 처한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책임을 대신 떠안으며 마쓰시타를 떠났고, 곧 산요를 설립했다.

산요 설립 당시, 이우에 토시오는 마쓰시타 고노스케에게 일부 공장을 양도받기도 했다. 하지만 설립 이후 50여년동안 양사는 각자의 길을 걸어오며 치열한 경쟁을 했으며, 한때 산요는 마쓰시타의 최대 라이벌로 평가 받기도 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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