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사진 만드는 3박자, 조리개, 셔터, ISO

이상우 lswoo@itdonga.com

흔히 사진을 빛으로 그리는 그림이라고 부른다. 이 빛을 잘 다룰 수 있는 사람이 '사진을 잘 찍는 사람'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밝고 선명한 사진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확한 밝기의 빛을 정확한 시간 동안 이미지센서(혹은 필름)에 닿게 해야 한다. 이를 조절하는 것이 조리개, 셔터 속도, ISO 감도 등이다. 이 세가지만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면, 당신도 이젠 더 이상 초보자가 아니다.

조리개

조리개는 인간의 홍채에 해당하는 장치로, 빛을 받아들이는 양을 조절해 사진의 밝기를 조절하는 장치다. 조리개의 크기는 'F'라는 단위를 붙여 나타내며, F1.4, F2, F2.8 등으로 표시한다. 이 값이 작을수록 조리개가 개방돼, 빛을 받아들이는 양이 많아져 사진이 밝아진다.

아래 사진은 셔터 속도와 감도를 고정하고 조리개만 조절해 찍은 사진이다. 조리개 값이 클수록 사진이 어두워지고, 조리개 값이 작을수록 사진이 밝아진다. 사진의 밝기가 변하는 것과 함께 피사계 심도(사진에서 초점이 맞은 것으로 보이는 범위)도 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조리개 값은 사진의 밝기뿐만 아니라 사진의 심도에도 영향을 준다. 조리개 값이 클수록 심도는 깊어지고, 작을수록 심도는 얕아진다. 피사계 심도와 조리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http://it.donga.com/13585/'에서 확인할 수 있다.

셔터 속도

셔터 속도란 셔터가 한번 열렸다 닫히는 속도를 나타내는 수치다. 셔터란 이미지 센서(혹은 필름)과 렌즈 사이를 막고 있는 장치다. SLR카메라 렌즈를 분리했을 때 보이는 거울은 미러 셔터라는 셔터의 한 종류다. 셔터 속도가 60이라는 말은 1/60초 동안 셔터가 열렸다 닫힌다는 뜻이다. 셔터가 열린 시간만큼 필름이나 이미지센서가 빛에 노출되고, 그 시간이 길 수록 사진도 밝아진다.

셔터 속도는 밝기뿐만 아니라 사진의 역동감에도 영향을 준다.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를 느린 셔터스피드로 촬영하면 셔터가 열려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그 시간만큼 피사체의 움직임도 오래 찍혀 잔상이 남는다. 밤에 불꽃으로 하트를 그리는 사진이 느린 셔터속도로 만든 사진의 대표적인 사례다. 반대로 셔터 속도를 빠르게 설정해 셔터 개방 시간을 줄인다면 '순간포착'도 할 수 있다. 아래 사진은 셔터 속도를 640으로 설정해 사진 속 인물의 점프와 착지 두 장면을 찍은 사진이다. 이런 사진을 느린 셔터 속도로 찍는다면 사진이 흐리게 나온다.

ISO 감도

ISO 감도란 필름이 빛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가를 나타내는 수치이며, 디지털 카메라로 넘어오면서 이미지 센서가 필름 카메라의 어느 정도에 해당하는 감도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ISO 수치가 정해진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작은 빛에도 민감하게 반응해 사진이 밝아진다. ISO 감도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http://it.donga.com/4665/'에서 확인할 수 있다.

ISO 감도가 높으면 사진은 밝아지지만, 그만큼 사진 화질이 떨어진다. 필름 카메라의 경우에는 화상을 구성하는 입자가 커지기 때문에 사진에서 거친 느낌이 나며, 디지털 카메라의 경우 채도가 낮아지고 노이즈가 생겨 사진의 화질이 떨어진다. 아래 사진은 ISO 감도와 셔터속도만 조절해 같은 밝기로 찍은 사진이다. ISO 200으로 찍은 사진이 색상이 더 선명하고 노이즈도 없는 것을 볼 수 있다.

사진 밝기를 자유자재로 조절하고 싶다면 조리개, 셔터 속도, ISO 감도 등 세가지를 모두 조절해야 한다. 예를 들어 피사계 심도가 중요한 정물사진이라면 경우 조리개 값을 기준으로 셔터속도와 ISO 감도를 조절해 사진을 찍으면 된다. 조리개를 한 단계 닫을 때마다 셔터 속도를 한 단계 낮추면 아래 사진처럼 밝기는 일정하면서 심도만 변하는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참고로 카메라 모드 중 'A(니콘, 캐논은 Av)'는 '조리개 우선방식'으로 조리개 값에 따라 셔터속도를 카메라가 자동으로 조절해 적정 노출을 만드는 방식이다.

셔터 속도도 마찬가지다. 역동감 있는 사진을 찍으려면 셔터속도를 기준으로 조리개나 ISO 감도를 조절하면 된다. 아래 사진은 흐르는 개울물을 셔터속도와 조리개를 조절해 찍은 사진이다. 빠른 셔터 속도 에서는 물방울이나 기포가 정지한 것처럼 보이며, 느린 셔터 속도에서는 흐르는 것처럼 보인다. 참고로 카메라 모드 중 'S(니콘, 캐논은 Tv)'는 셔터 속도 설정에 따라 카메라가 조리개 값을 조절해 적정노출을 만드는 '셔터속도 우선방식'이다.

조리개와 셔터 속도 모두 조절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ISO 감도를 조절해야 한다. 예를 들어 어두운 무대에서 공연하는 락 밴드 사진을 찍는다고 가정하자. 락 밴드 메인 보컬이 머리를 계속 흔들고 있어 셔터 속도가 낮으면 얼굴이 흔들려서 찍힌다. 그렇다고 조리개를 열자니 뒤에 있는 다른 멤버가 흐릿하게 나온다. 이런 상황이라면 ISO 감도를 조절해 사진을 밝게 만들면 된다.

이 모든 것을 조절하기 힘든 상황이라면 'Raw'로 찍는 방법도 있다. 디지털 카메라는 기종에 따라 Raw라는 형식의 이미지 포맷을 지원하는데, Raw는 날 것, 가공하지 않은 것이라는 의미로 사진을 찍을 당시 모든 빛의 정보를 저장한 무손실, 무압축 파일이다. 이를 전용 프로그램이나 포토샵으로 편집하면 밝기는 물론, 화이트밸런스, 채도, 색상 등을 거의 왜곡 없이 수정할 수 있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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