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오피스의 변신은 현재 진행형
펜을 들고 한 자 한 자 글을 써내려 가다 보면 가끔씩 익숙지 않다는 느낌을 받곤 한다. 주위에 이런 느낌을 이야기하면 "컴퓨터 키보드로 입력하는 것에 익숙해져서 그런 거 아냐?" 또는 "종이와 펜으로 글을 쓴지 오래돼서 그래"라는 답변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컴퓨터의 대중화가 우리에게 안겨준 가장 큰 변화가 바로 이 문서에 대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하루에도 우리는 몇 번씩 종이 형태의 편지가 아니라 전자 메일(이메일)을 통해 타인과 교류하며, 주판과 연필 대신 스프레드시트(Spread Sheet) 프로그램을 통해 계산을 하고 있다. OHP 필름으로 발표하는 것은 추억 속으로 사라졌지만, 그 자리를 프레젠테이션(presentation) 파일로 발표하는 모습이 대체했다. 지금 이 글도 종이 대신 워드프로세서(Word Processor)에서 작성하고 있다. 우리는 이처럼 생각을 글로 표현하고, 이를 다른 이와 상호 교류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을 한데 묶어 오피스(Office)라고 부른다. 그렇다,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문서 작성 프로그램 'MS 오피스'다.
클라우드… 오피스도 예외는 아냐
지금까지 오피스에 적용된 기술은 사람들이 좀더 빠르고 편하게 원하는 작업을 완료하는 것. 즉, 생산성 향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사용자들이 요구하는 여러 아이디어를 더하고, 이를 좀더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사용자 동선에 신경 써왔다는 의미다. 필요로 하는 기술이 없다거나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 대신, 더 이상의 새로운 기술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등장할 정도로 지난 20년 간 오피스의 발전은 눈부셨다.
기술의 발전은 시장의 변화와 발걸음을 같이하기 마련이다. 컴퓨터가 디바이스(스마트폰, 태블릿PC, PC)로 변화하고 있는 2013년 오늘 오피스는 또 다른 변화를 꾀하고 있다.
1부, 2부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다수의 디바이스에 동일한 작업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IT 업계의 핵심 트렌드다. 오피스도 단순히 한대의 컴퓨터 앞에 앉아 작업하는 형태에서 벗어나 다수의 디바이스에서 유사한 환경을 제공해, 필요로 할 때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작업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확장은 각각의 디바이스에서 단순히 프로그램을 실행해 사용하는 것을 넘어, 상호간의 연결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보자. 컴퓨터에서 문서를 작성하다가 도표나 그래프가 필요하면 이를 다른 스프레드시트 프로그램에서 복사해(Ctrl+C) 붙여넣기(Ctrl+V)를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상태에서 이동 중 도표 내 숫자를 바꿔야 할 경우를 가정해보자. 기존에는 다시 컴퓨터 앞에 앉지 않으면 수정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통해 이동 중에도 쉽게 이를 수정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BYOD). 이런 수정은 도표 변경에만 국한되지 않고 '연결된 그래프'와 '이를 이용하였던 문서'까지 업데이트 해주고 있다. 때문에 사용자는 '문서에서 변경된 사항(오피스 내의 '검토' > '변경 내용 추적' 메뉴)'을 놓치지 않고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디바이스별로 입력 방식에 차이가 있기에 사용자가 원하는 최적의 입력 방식을 찾고, 이를 오피스에 적용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한 검색 회사의 조사에 따르면 사용자의 디바이스 이용 패턴은 3가지 정도로 분류된다. 본인의 현재 상황에 따라 스마트폰, 태블릿PC, PC를 연속적으로 사용하는 패턴, 동시에 2개 이상의 디바이스를 이용하는 패턴, 개별 디바이스 별로 제공하는 기술이 조금씩 차이(화면 크기, 앱)나기에 현재 필요한 기술을 상호 보완적으로 사용하는 패턴이다. 어떤 패턴이든 '디바이스의 데이터'를 '최신' 그리고 '동일한 형태'로 유지해야 한다. 우리는 이를 소위 '동기화(Sync)'라고 한다.
현재 가장 최신 오피스 프로그램인 '오피스 2013'은 동기화를 사용자 클라우드(Consumer Cloud) 서비스 '스카이 드라이브(Sky Drive)'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작성한 문서가 해당 컴퓨터에 저장된 후 클라우드에 자동 복사되거나, 사용자가 클라우드에 저장하도록 결정해 차후 이 문서를 타 디바이스에서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트렌드는 특정 IT 기업만이 아닌 문서작성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는 조직들의 공통된 생각이기에, 최근 문서작성 프로그램은 무엇이든 클라우드와 연계를 주요 강점으로 소개하고 있다. 디바이스의 다양성이 확대될수록, (클라우드와 연계를 중시하는) 이러한 트렌드는 점점 강화될 전망이다.
문서작업, 응용 프로그램을 넘어 웹으로
몇 년 전만 해도 컴퓨터에서 작성한 문서를 확인하려면 특정 응용 프로그램이 필요했다. 이는 사용자 입장에서 상당히 불편한 부분이다. 문서에 대한 접근 장벽을 낮춰야 한다. 문서가 특정 앱과 운영 체제에서만 실행되는 형태를 버리고, 여러 운영 체제와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장벽을 없애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의 문서 스펙(구조)을 공개해, 누구나 관련 응용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지금은 특정 문서(DOC, DOCX, PPT, PPTX, XLS,XLSX 등)를 특정 응용 프로그램을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타사의 응용 프로그램과 웹 브라우저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편리한 환경이 됐다. 휴가 중 업무 문서를 확인하고 이를 편집하고자 오피스 프로그램을 설치한 PC방을 찾아 헤매던 것을 옛날 이야기로 바꾼 셈.
개인이 소유한 디바이스를 업무에 활용하는 것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앞선 글에서 언급했다. 이를 기업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업무 문서 관련 보안을 신경 써야 한다는 이야기로 이어진다. 사용자가 디바이스를 업무용으로 활용하다가 퇴근 후 개인 용도로 사용할 때, 오피스가 이를 적절히 감지해, 두 상황을 분리할 기술도 반드시 대중화되어야 한다. 이러한 '사용자의 이중성(Dual Personality)'을 구분할 기술을 운영 체제뿐만 아니라 오피스에서도 기본 제공해야 한다.
이제는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오피스, 이러한 오피스의 변화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IT 기술을 통한 우리 삶의 변화는 우리가 디바이스를 활용하고 있는 주된 이유를 변하게 했다. 이는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작업(업무)에 대한 인식마저 바꾸고 있다. 이를 현실화하는 것이 오피스의 주된 임무다. '사용자의 생각'을 '다수의 디바이스 환경'에서 '원하는 입력 방식을 통해 표현'하고 '클라우드와 연계'해 언제 어디서나 '쉽고 빠르게 활용'할 수 있으며, 이를 '타인과 나눌 수 있게'하는 오피스의 변신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1부: '컴퓨터'는 잊어라, 이제 '디바이스'를 논하는 시대 - http://it.donga.com/13022/
2부: MS의 고민… 윈도8은 왜 변화해야만 했는가? - http://it.donga.com/13286/
글 /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백승주(koalra@hotmail.com)
편집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IT칼럼니스트 백승주
한국마이크로소프트 기술전도사(Evangelist) 및 IT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최신 IT 동향을 다루는 '꼬알라의
하얀집(http://www.koalra.com)'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