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 두 개 얹은 게이밍 노트북,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Y500

이상우 lswoo@itdonga.com

데스크탑PC의 경우 메인보드, 그래픽 카드 등을 비교적 자유롭게 구성해 입맛에 맞는 사양으로 만들 수 있다. 노트북도 제품에 따라 메모리를 추가하거나 저장장치 정도는 교체할 수 있다. 하지만 노트북에 그래픽 카드나 냉각 팬 등을 추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만약 고성능 그래픽 카드가 필요한 게임을 자기 노트북으로 구동할 수 없다면 눈물을 머금고 PC방으로 가거나 '신상 노트북'을 사야 한다.

레노버(Lenovo)가 출시한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Y500(이하 Y500)'은 이런 기존 노트북의 한계를 극복했다. 기존 노트북처럼 제품 저장장치를 교체하거나 메모리를 추가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용자 취향에 따라 그래픽 카드, 냉각 팬, HDD, ODD 등을 선택해 추가할 수 있다. 그런데 연결방법이 독특하다. 일반적인 노트북의 ODD(광학 디스크 드라이브, CD 등을 읽는 장치)가 있는 자리에 추가부품을 연결하는 '울트라베이'가 있다. 따로 나사를 풀지 않고 여기에 삽입하기만 하면 손쉽게 부품을 장착할 수 있다. 노트북 업그레이드에 대한 상식을 깬 것이다. 지금부터 기존 노트북의 상식을 깬 Y500을 살펴보자.

손색없는 기본사양

먼저 제품의 사양을 살펴보자. 제품의 중앙처리장치는 인텔 코어 i7-3630QM(2.4GHz) 프로세서를 사용했고, 기본으로 내장된 그래픽 카드는 '엔비디아(Nvidia) 지포스(GeForce) GT 650M(이하 GT 650M)'이다. 메모리는 8GB DDR3 SDRAM이다. 이런 고성능 부품을 다수 탑재한 덕분에 '아키 에이지'나 '블레이드 앤 소울' 같은 고사양 게임도 무리 없이 즐길 수 있으며, 이것으로도 만족하지 못한다면 뒤에 소개할 울트라베이를 이용해 한층 성능을 높일 수도 있다.

저장장치로는 1TB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를 탑재했다. SSD(반도체기반 저장장치)를 탑재 제품에 비해 읽기/쓰기 속도가 느린 것은 아쉽지만, 1TB나 되는 용량을 얻었으니 만족하자. 운영체제는 윈도8 64비트 한국어 버전이다.

묵직하면서 실용적인 외관

외관을 살펴보자. 제품 오른쪽에는 앞서 말한 울트라베이와 USB 2.0포트 1개가 있다. 여기에 스마트폰 등을 연결하면 노트북 전원이 꺼진 상태에서도 충전할 수 있다. 제품 왼쪽에는 USB 3.0포트 2개가 장착돼있어 여기에 외장하드 등을 연결해 데이터를 빠르게 전송할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유턴 화살표처럼 생긴 'Novo버튼'이다. 컴퓨터 전원이 꺼진 상태에서 이 버튼을 누르면 바이오스(Bios) 설정이나 공장초기화 등을 할 수 있다. 전원이 켜진 상태에서 이 버튼을 누르면 시스템 백업/복구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이 작동된다.

풀HD 화면에 성능 좋은 스피커

화면의 크기는 15.6인치고 해상도는 1,920x1,080이다. 화면 위쪽 가운데에는 웹캠과 마이크가 장착돼있다. 웹캠은 HD급 화질(1,280x720)이다. 마이크에는 소음 제거 기능도 있어, 따로 마이크를 연결하지 않아도 화상회의나 동영상촬영을 할 수 있다. 키보드 윗 부분 양쪽에는 유명 스피커 브랜드 JBL의 스테레오 스피커가 장착돼 있다. 이 스피커는 소리를 크게 올려도 소리가 울리거나 잡음이 적어, 따로 스피커를 연결하지 않아도 질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질 좋은 소리와 풀HD화면으로 게임 사용자 뿐만 아니라 영화 등을 주로 감상하는 사용자도 충분히 만족할 것이다.

멀티터치 터치패드

Y500의 화면은 터치스크린을 지원하지 않는다. 대신 터치스크린의 부재를 어느 정도 보충할 수 있는 쓸만한 터치패드를 장착했다. Y500에 탑재된 일체형 터치패드는 버튼형 터치패드보다 조작할 수 있는 범위가 넓다. 이를 사용하면 터치스크린에 최적화된 윈도8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멀티터치를 지원해 터치패드로 웹 페이지를 확대하거나 축소할 수 있고, 손가락 3개로 터치패드를 아래로 훑으면 화면 잠금모드가 실행된다. 참바(이전 윈도의 '시작' 버튼과 비슷한 기능)를 열려면 터치패드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훑으면 된다. 일체형 터치패드의 단점이라면 버튼 부분의 표면을 만져도 마우스 커서가 작동해 오작동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인데, 이 제품을 사용하는 동안 그런 점은 느끼지 못했다.

102키로 사용성 높은 키보드

키보드를 살펴보자. 아이솔레이트(분리형) 방식 키보드를 탑재해 오타를 줄일 수 있고, 청소도 쉽게 할 수 있다. 또한, 붉은색 백 라이트가 있어 어두운 곳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기능(Fn)키와 스페이스바를 누르면 백 라이트 밝기를 꺼짐, 중간, 최대로 조절할 수 있어, 필요에 따라 조절하면 된다. 키보드는 숫자패드까지 있는 102키를 적용해, 사무용으로도 무난하게 사용할 수 있다. 게임을 할 때도 숫자패드에 단축키를 놓고 사용하면 편리하다. 다만, 주변이 어두워질 때 자동으로 백 라이트가 켜지는 기능이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궁극의 확장성, 울트라베이

지금부터 이 제품의 가장 큰 독특한 점인 울트라베이를 살펴보자. 울트라베이는 일반노트북의 ODD자리에 추가 부품을 장착할 수 있는 Y500만의 확장기능이다. 더 큰 저장공간이 필요하다면 HDD를 추가하면 된다. 그리고 더 뛰어난 그래픽 성능을 원한다면 그래픽 카드를 추가해 기존 노트북에서는 상상도 못하던 'SLI(복수의 지포스 그래픽 카드를 탑재해 그래픽 성능을 높임)' 모드를 쓸 수도 있다. 이처럼 기존 노트북에 비해 확장성이 뛰어나다. 단, 여기에 장착할 수 있는 부품은 '울트라베이 전용 부품'이다. 장치를 장착하는 방법은 다음 사진을 참조하자.

필자는 이 제품에 GT 650M을 추가 장착해 사용해봤다. 노트북의 전원을 켜고 장치 관리자를 열어보니 기본 그래픽 카드와 추가한 그래픽 카드 총 2개가 인식됐다. 바탕화면 빈 곳에서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클릭해 '엔비디아 제어판'을 열어보니 SLI 모드가 구현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이다. SLI란 PC 한대에 그래픽 카드 2개 이상을 연결해 그래픽 성능을 높이는 기술이다. 그래픽 처리를 GPU(그래픽 처리 장치, 그래픽 카드에 내장) 2개가 나눠서 하기 때문에 처리속도가 빠르며, 게임을 할 경우 초당 표시되는 화면 수(Frame per sec, 이하 fps)가 낮아지는 현상을 줄여 게임을 부드럽게 구동할 수 있다.

물론 그래픽 카드 두 개를 연결했다고 정확하게 성능이 두 배로 높아지는 것은 아니며 SLI 모드를 정식 지원하지 않는 일부 게임의 경우는 성능 향상 폭이 높지 않은 경우도 있다. 하지만 '크라이시스' 시리즈처럼 상위 1% 수준의 고품질 게임을 하고자 하는 사용자라면 노트북에서 SLI 모드를 구현할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흥분을 감출 수 없을 것이다.

게임 구동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SLI를 적용한 상태로 ‘마비노기 영웅전’을 해봤다. 비디오 설정의 모든 항목을 ‘최대’로 적용하고 해상도를 1,920x1,080으로 설정해 게임을 진행했다. 그래픽 깨짐 현상을 줄여주는 안티얼라이싱은 4배로 설정했다. 사냥터 안에서 움직이거나 크기가 작은 괴물과 싸울 때 fps는 48~58프레임(Fraps로 측정)으로 거의 완벽한 수준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 부하가 많이 걸리는 화려한 기술을 사용하는 특정 순간에도 30프레임 이하로 떨어지지 않았다. 특히 사양을 많이 잡아먹는 안티얼라이싱을 적용한 상태에서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참고로 전원 어댑터를 연결하지 않으면 fps가 15정도까지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는 배터리 소모를 줄이기 위해 CPU클럭이 낮아지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원활한 게임 진행을 하고 싶다면 전원을 연결하고 사용하자.

ODD자리에 그래픽 카드를 넣고 사용해보니 한 가지 단점이 보인다. 사용자는 보통 노트북 오른쪽에 마우스를 놓고 쓰는데, 울트라베이에 장착한 그래픽 카드에서 이 방향으로 후끈한 열기를 내뿜는다. 필자가 직접 사용하는 동안 이 부분이 계속 거슬렸다. 노트북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성능을 높이기 위해 이 부분에도 그래픽 카드를 장착하다 보니 이런 단점이 발생했다. 하지만 높은 성능을 위해 이 정도는 감수할 수 있겠다.

게임을 위해 태어난 노트북

노트북은 데스크탑PC에 비해 사양이 낮고, 키보드도 불편하다. 뿐만 아니라 업그레이드도 힘들어 구매한지 몇 년 지나면 최신사양 게임을 구동하기 힘들다. 하지만 Y500은 이런 노트북의 한계를 넘었다. 기본 사양도 좋을 뿐만 아니라 필요할 경우 업그레이드도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추가 그래픽 카드를 장착해 노트북으로 SLI를 사용할 수 있고, 여름에는 냉각 팬을 추가로 장착해 제품 내부 온도를 낮출 수도 있다.

Y500은 제품 구성에 따라 가격이 약간 달라진다. 아무런 추가구성 없는 제품(모델명 Y500-59356055)은 107만 7,440원이며, 추가 그래픽 카드를 제공하는 제품(모델명 Y500-59351391)은 133만 8,800원이다. 그 외의 추가 부품(전용 냉각 팬, HDD, ODD 등)은 따로 구매해야 한다. 만약 노트북은 게임용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 또는 자신의 취향에 맞게 노트북 부품을 구성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제품을 추천한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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