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안의 스마트 서비스, NFC(근거리무선통신)
2012년 12월 현재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가 3,2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렇듯 스마트폰은 국내에 들어온 지 채 5년도 되지 않아 IT 산업 전반에 걸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런 만큼 참으로 다양한 기술과 기능, 서비스가 선을 보이며 사용자의 일상을 윤택하게 만들고 있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스마트 서비스가 하나 있다. 바로 NFC, 즉 '근거리무선통신'이다.
NFC는 'Near Field Communication(근거리무선통신)'의 약자로, 10cm 정도의 가까운 거리에서 기기 간의 접촉 없이 연결해 데이터를 송수신할 수 있는 통신 기술을 말한다. 대형마트 등에서 보는 바코드 인식기와 비슷한 형태다. NFC와 같은 기기간 무선 연결 기술에는 블루투스(키보드/마우스/헤드셋 등)나 RFID(교통카드, 하이패스 카드 등, NFC도 RFID의 일종), 적외선 통신(IrDA) 등도 있지만, 최근 스마트폰에 NFC 기술이 내장되면서 모바일 결제 기능이나 개인정보 식별 기능 등 여러 가지 편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NFC의 장점은 연결되는 두 기기가 서로 양방향 데이터 통신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복잡한 연결 설정/단계 없이 1/10초 내에 연결된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NFC의 특징이다.
NFC의 구성 요소
두 기기가 NFC를 통해 연결되려면 몇 가지 필요한 요소가 있다. NFC칩셋, 안테나, USIM(개인정보 메모리카드) 등이다. 칩셋은 데이터를 송수신하고 이를 처리하는 역할, 안테나는 NFC 통신을 위한 주파수(13.56MHz) 전송의 역할, USIM은 사용자 정보를 저장하는 역할이다. 따라서 스마트폰 등의 모바일 기기로 NFC 통신을 하려면 이 3가지가 모두 갖춰져야 한다.
여기서 NFC칩셋은 흔히 신용카드나 교통카드 등에 들어가는 스마트카드(NFC와 동일한 주파수 사용)와 비슷한 개념인데, 한쪽 방향으로만 통신하는 스마트카드와는 달리 필요에 따라 양방향 통신이 가능해 기기간 데이터를 송수신할 수 있다. 때문에 스마트폰과 결합되는 경우 다양한 편의 기능 구현이 가능하다.
NFC는 내부 기능에 따라 다시 태그(tag), 리더(reader), 라이터(writer)로 나뉜다. 태그는 데이터를 보내는 기능을, 리더는 그 데이터를 읽어 들이는 기능을, 라이터는 읽어 들인 데이터를 저장/기록하는 기능을 담당하다. 다른 무선 통신 기술과 달리 NFC는 이들 기능이 동시에 가능하기에 일상생활에 응용하기가 대단히 용이하다. 이를테면, 모바일 기기 계좌 이체/결제 기능, 개인 정보 (명함, 연락처 등) 상호 전송 기능, 개인 인증(건물 출입 등) 기능, 의료 기록/관리 기능, 공연 등 예약 기능, 구매 쿠폰 기능, 주차 위치 확인 기능, 디지털 콘텐츠 구매 기능 등 현재로서는 그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
NFC, 재도약의 기회
NFC는 사실 이미 2005년에 처음 도입됐지만 당시에는 이를 지원하는 단말기기가 거의 없어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그러다가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2.3(진저브레드) 버전부터 NFC를 본격 지원하면서 이를 내장한 스마트폰이 시장에 퍼지기 시작했다. NFC가 제대로 활용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다만 애플의 아이폰은 아직 NFC를 지원하지 않는다. 스마트폰뿐 아니라 일반 휴대폰(피처폰)이나 태블릿PC 등에도 내장될 것으로 예측되는바, 향후 2~3년 이내에 NFC 기술의 전성기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최근에는 그동안 NFC 도입을 두고 마찰을 빚었던 이동통신사, 기기 제조사, 신용카드사 간의 표준화 문제도 정부(방송통신위원회, 지식경제부, 금융위원회 등)의 개입으로 해결 조짐을 보임에 따라 NFC의 가능성이 더욱 밝아졌다. 뿐만 아니라 NFC 통신이 확산되면 NFC 결제를 지원하는 가맹점도 늘어날 것이라 시장 활성에도 큰 도움이 된다. 원하는 제품에 달려 있는 NFC 태그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곧바로 구매 결제가 완료되며, 구매 포인트나 할인 쿠폰 등도 자동으로 스마트폰의 NFC USIM에 저장되어 편리하다.
스마트폰을 외 디지털카메라, 자동차, 디지털 가전기기 등에도 적용할 수 있으니 또 다른 혁신적인 라이프 스타일이 조성된다. 다만 아직까지는 대량의 데이터를 고속으로 송수신하는 데는 무리가 있으나, 향후 전송 속도가 개선되면 기기 간의 데이터 이동도 한층 빨라진다.
디지털 시대의 최대 걸림은 '보안'
위와 같은 미래지향적 라이프 스타일이 완전히 정착하기 위해서는 이제 재도약하려는 NFC에 대한 근본적인 지원과 준비가 필요하다. 우선 NFC를 기반으로 하는 개방적인 에코시스템(경제적 생태계)이 완성되어야 한다. 특히 이동통신사와 금융기관 간의 NFC 모바일 결제시장 주도권 경쟁에 따른 갈등이 하루 빨리 해소되길 기대한다. 이외 기기 제조사, 관련 애플리케이션 개발사, 나아가 개인 사용자들까지도 NFC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NFC와 관련된 잠재적인 보안 문제를 면밀히 고려해야 하겠다. NFC를 통해 거의 대부분의 금융 거래가 가능하고 개인인증 등의 신상 정보도 고스란히 포함되기 때문이다. 즉 NFC 스마트폰을 분실하거나 도난 당하면, 누군가 이를 악용할 소지가 대단히 높다. NFC를 통한 모바일 결제는 물론이고 NFC 출입시스템이 적용된 곳에도 자유롭게 출입이 가능하다. 또한 향후에는 'NFC 소매치기'라는 신종 범죄도 극성을 부릴 수 있다.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면서 보안 문제로 인한 피해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고, 결정적으로 새로운 기술로 인해 어떤 사고가 발생할지 예측하기도 어렵다. 결국 기술의 이기를 만끽하기 전에 철저한 예방과 준비를 갖춰야 한다.
글 / IT동아 이문규(munc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