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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강현실이 만들어갈 세상

권명관

스마트폰의 본격적인 보급과 더불어 증강현실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증강현실. 얼핏 들어서는 대체 이게 무엇을 뜻하는 바인지 잘 와 닿지 않는다. 현실을 증강(增强)한다? 이게 대체 무슨 의미일까? 우선 단어의 의미부터 알아보자.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이란, 현실 세계에 3차원의 가상 정보를 겹쳐서 보여주는 기술을 말한다. 현실 세계에 실시간으로 부가 정보를 가지는 가상 세계를 합쳐서 하나의 영상(정보)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다른 말로는 혼합현실(Mixed Reality, MR)이라고도 한다. 조금 이해하기 어렵다면, 한 때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만화 ‘드래곤볼’ 떠올려보자. 이 만화 안에는 ‘스카우터’라는 기기가 나오는데, 이 스카우터를 눈에 착용하고 주변의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전투력 정보와 현재 떨어져 있는 거리, 위치 등을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이것이 바로 증강현실의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이 증강현실과 가장 헛갈리는 개념은 아마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일 것이다. 가상현실이란, 어떤 특정한 상황이나 환경을 만들어서,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이 마치 실제 그 세계 안에 존재하며 직접 경험하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것을 말한다. 다른 말로는 인공현실, 사이버공간, 가상세계 등이라고도 하는데, 영화 ‘매트릭스’에 비슷한 것이 나온다. ‘매트릭스’에서는 기계가 현실의 사람들을 제어해 영양분을 공급해주고 있고, 사람들은 기계가 만들어낸 가상의 세계에서 마치 실제로 살아가는 것처럼 보고 느끼고 판단하고 행동한다. 이것이 바로 가상현실이다.

증강현실과 가상현실의 가장 큰 차이점은 사용자가 직접 현실 세계를 볼 수 있느냐 없느냐에 있다. 가상현실은 그저 가상의 세계만 보여주지만, 증강현실은 실제 세계를 기반으로 한 상태에서 다른 가상의 정보를 더하여 보여준다. 각각의 세계에서 실제 싸움을 했다고 생각해보자. 가상세계에서는 상대와 싸움을 할 때 싸우는 느낌과 아픔을 느낄 수 있을지는 몰라도 현실의 ‘나’는 싸우고 있지 않다. 하지만, 증강현실에서 상대와 싸우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다. 바로 이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때문에, 가상현실보다 증강현실이 보다 높은 현실감과 사실성을 느낄 수 있다.

넓은 의미에서 보면 인터넷을 통한 지도 검색, 위치 검색 같은 것도 증강현실에 포함된다. 사실, 이러한 것들은 데스크탑이나 노트북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하지만, 데스크탑이나 노트북은 길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사용하거나 필요할 때 꺼내 바로바로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증강현실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스마트폰은 손에 들고 다닐 수 있는 크기의 컴퓨터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이 얼마나 환상의 조합이란 말인가.

스마트폰에서 접할 수 있는 증강현실의 예

만약 당신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다면,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증강현실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어? 야, 너 이 책 샀어? 나도 읽고 싶었던 건데. 재미있냐? 볼만해?”

친구에게 이런 질문을 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스마트폰에 있는 카메라로 책을 찍거나 비추는 것만으로 그 책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와 이미 읽은 사람들의 평가를 알아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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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이거 사람들 재미있다고 하네. 지금 당장 읽고 싶은데, 이 근처 서점이 있나? 같이 좀 가자.”

이 역시 증강현실을 이용할 수 있다면 불필요한 질문이다. 왜냐하면, 사용자가 책을 검색한 장소에서부터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서점의 위치는 물론, 그 서점의 전화번호 같은 정보 역시 검색을 통해 알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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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생각보다 좀 멀리 있네. 여기 가는 버스를 어디서 타야 하지…?”

이 질문에 대한 해답 역시 손쉽게 알 수 있다. 서점을 찾는 것처럼 주변의 버스 정류장을 검색한 다음, 그곳에 정차하는 버스와 버스가 가는 경로를 확인하면 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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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를 통해 목적지를 알려주는 것은 기본. 현재 위치에서부터 자신이 가고자 하는 장소까지 화면 내비게이션을 통해 안내를 받을 수도 있다. 이 모든 것은 단지 몇 번의 선택(클릭 혹은 터치)만으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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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언급한 사례는 모두 현재 사용자들이 실제로 접할 수 있는 증강현실 기술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활용할 수 있는 범위가 그리 넓지 않지만(첫 번째 예의 경우 책, 음반, 영화 포스터 정도만 인식할 수 있다), 이는 앞으로 얼마든지 더욱 편리하게 발전할 수 있다. 이 증강현실이 가져올 더욱 큰 혜택은 바로 미래에 있다.

미래를 꿈꾸는 증강현실 세계

시간이 흐를수록 증강현실은 더욱 발전하고 그 영역을 넓혀갈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주니퍼 리서치(Juniper Research)는 ‘증강현실 시장이 올해 200만 달러 미만일지 모르지만, 2014년까지 7.3억 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예전에 TED(정기적으로 기술, 오락, 디자인에 관련된 강연회를 개최하는 미국의 비영리 재단)에서 진행된 한 강연이 화제가 된 바가 있다. 이 강연 내용이 증강현실에 관한 것이었는데, MIT 미디어랩에서 개발한 Six-sense라는 기기에 대한 설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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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x-sense란 스마트폰만 한 기기인데, 프로젝터 기능이 있어 공간에 영상을 투사하거나, 주변의 사진 또는 영상을 받아들여 그것에 해당하는 정보를 보여줄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양손의 손가락에는 이를 제어할 수 있는 제어장치를 끼워 허공에서 마치 터치 스크린을 만지는 듯한 움직임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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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끼운 제어장치를 통해 사진을 찍고, 찍은 사진을 볼 수 있으며, 그 사진을 넓히거나 작게 하는 크기 조절 등도 가능하다. 손바닥에 키패드를 투사해 전화를 걸 수도 있으며, 손에 집어 든 물건의 정보도 알 수 있다. 만약, 당신이 신문을 보고 있다고 생각하자. 그럼 그 신문에 관련된 방송 영상을 신문에 투사해 마치 TV의 뉴스를 보는 것처럼 볼 수도 있다. 전국 날씨가 실시간으로 표시되는 기능은 옵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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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만났다고 생각해보자. 이 사람을 과거 어디선가 보았는데, 잘 기억이 나지 않아 애매하다. 그럴 때 그 사람의 모습을 인식해 그 사람에 관련된 정보를 알 수도 있다. 그뿐인가. 손목시계도 필요 없다. 손목에 동그라미를 하나 그리면 해당 영역에 시계를 투사해 현재 시각을 알려준다.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기다리는데 지루하면 A4용지 하나만 있으면, 신나는 카 레이싱 게임도 즐길 수 있다(자세한 내용은 강연 동영상 참고: http://www.ted.com/talks/lang/kor/pranav_mistry_the_thrilling_potential_of_sixthsense_technology.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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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러한 기술이 실제 상용화되거나 적용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좀 더 흘러야 할 것이다. 하지만, 증강현실은 보다 편리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보조자 역할을 톡톡히 수행해줄 것으로 기대해볼 수 있겠다. 증강현실은 현실 세계에 기반을 둔 기술이다. 때문에, 온라인 게임처럼 가상현실 세계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는 단점도 없다.

증강현실이 만들어갈 세계는 아주 먼 미래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 당신의 바로 옆에서 이 증강현실을 이용하는 사람이 있다. 스마트폰이 보급화될수록 점점 이런 현상은 늘어갈 것이다(현재로서는 증강현실을 가장 잘 구현해 주는 기기로 스마트폰만 한 것이 없기에). 증강현실이라는 말이 낯설게 느껴지고 어렵다고 생각되는가? 그런 생각을 버리자. 그리고 이해하려고 노력할 필요도 없다. 왜냐하면 당신은 이미 증강현실을 이용하는 세계 속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저 편리하게 사용하면 된다. 그러다 보면 그리 머지않은 미래, 증강현실은 공기와 같은 존재로 자리 잡지 않을까 싶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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