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알테쉬 공세에도 '선물하기' 통했다…"AI 개발에도 속도 낼 것"

권택경 tk@itdonga.com

[IT동아 권택경 기자] 카카오가 1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선물하기’가 중국 이커머스 공세에도 준수한 성적을 거두는 등 어려운 대외 환경에도 견조한 성장을 이어간 결과다. 시장 기대보다 뒤처져있는 인공지능(AI) 서비스 개발과 출시에는 앞으로 더 속도를 내겠다는 뜻도 밝혔다.

카카오는 2024년 1분기 연결 매출이 저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1조 9884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2% 늘어난 1203억 원, 영업이익률은 6%로 기록됐다.

출처=카카오
출처=카카오

사업별로는 플랫폼 부문이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9548억 원, 콘텐츠 사업 부문 매출이 1조 33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이익 기여도가 높은 카카오 본사가 어려운 외부 사업 환경 속에서도 카카오 본연의 힘이 발휘되며 견조하게 성장을 이어갔다”고 말했다.

특히 광고·커머스가 포함된 톡비즈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한 5221억 원으로 나타났다.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로 불리는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의 초저가 공세 속에서도 카카오 선물하기가 ‘관계형 커머스’라는 독자적 영역을 구축하며 업황에 비해 준수한 성적을 낸 것으로 카카오는 평가했다.

정신아 대표는 “선물하기는 서비스 특성상 가치를 전달하는 커머스”라며 “이런 포지셔닝의 결과로 이용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낮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 하이엔드 프리미엄 상품 중심으로 선물에 특화된 차별화된 상품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어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진출로 인한 영향은 다른 커머스 대비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정 대표는 “앞으로도 선물을 주고받을 수 있는 관계와 맥락을 확장하고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 중 최초로 입점하는 글로벌 하이엔드 브랜드들을 소개하며 선물하기에 특화된 상품 라인업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카오 실적 요약 / 출처=카카오
카카오 실적 요약 / 출처=카카오

최혜령 카카오 CFO도 “선물하기는 이제 가족, 지인을 넘어 같은 관심사를 공유하는 비지인과 자신이 좋아하는 브랜드까지 친구 관계가 확장되었으며 이는 커머스의 추가적인 성장 기회를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올해에는 카카오의 플랫폼으로서의 자산 요소와 메시지로서의 사용자 경험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카카오 5천만 이용자들의 이용 패턴과 활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관계성과 연결성을 강화해 이용자 방문 빈도를 증가시키는 한편, 채팅방 형태와 주고받는 요소를 확대해 이용자 고착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AI 서비스 개발과 출시에도 더 속도를 낼 계획이다.

정 대표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확립은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며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해외 빅테크 기업들도 아직 확실하게 해결하지 못한 숙제”라면서도 “빠르게 변화하는 AI 시대에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의 공개와 사업성을 갖춘 서비스 출시에 있어 시장의 기대에 비해 저희가 다소 늦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달 2일에는 카카오브레인과 카카오의 조직 통합도 진행했다. AI 모델을 맡은 카카오브레인과 AI 서비스를 맡은 카카오 간의 장벽을 허물어 서비스 출시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함이다. 카카오 정신아 대표는 “AI 연구개발 조직과 이를 사업화할 서비스 조직 간의 속도감 있고 밀접한 협업을 통해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AI 관련 서비스를 가시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영업 양수를 통해 카카오는 경량화된 모델인 sLLM(소형언어모델)에서 LLM(대형언어모델)까지 생성형 AI 모델을 확보하게 되었고, 실제 카카오 서비스의 니즈가 있는 방향으로 언어 모델의 연구개발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 / 출처=카카오
정신아 카카오 대표 / 출처=카카오

카카오는 지난해 선보인 ‘카카오톡 안 읽은 대화 요약하기’ 기능에 카카오브레인의 sLLM을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정신아 대표는 시장 눈높이에 맞춘 AI 서비스 효율성 강화를 위해 서비스에 따라서는 외부 모델 적용도 유연하게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채팅 맥락에 적합한 AI 기반 콘텐츠 구독이나 상담 형태의 서비스들이 준비 중이라고도 밝혔다. 정신아 대표는 “현재 생성형 AI를 사용하는 가장 대중적인 방식이 텍스트 기반의 채팅 형태이고, 카카오톡이 이 부분에서 독보적인 사용자 경험을 가지고 있는 만큼 언어 모델이 채팅 형태의 서비스로 일반 사용자에게 제공되는 것에 큰 강점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AI 서비스를 테스트할 수 있는 AI 플레이그라운드도 마련한다. 실험실 기능처럼 AI 서비스를 정식 기능으로 출시하기 전에 미리 테스트할 수 있는 공간이다. 정신아 대표는 “일부 민감한 AI 서비스들은 AI 플레이그라운드 상에서 우선 테스트하면서 이 결과를 바탕으로 빠르게 카카오톡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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