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 IT(잇)다] 친환경 농업용 냉·난방기 개발 기업 ‘아이토브에너지’

김동진 kdj@itdonga.com

[KOAT x IT동아] 한국농업기술진흥원과 IT동아는 우리나라 농업의 발전과 디지털 전환을 이끌 유망한 스타트업을 소개합니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상품, 그리고 독창적인 기술로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할 전국 각지의 농업 스타트업을 만나보세요.

[IT동아 김동진 기자] 기후위기 가속화로 강화되는 탄소배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농업 분야에서도 다양한 대책과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농작물을 키우는 데 필요한 온도와 습도 유지를 돕는 농업용 냉·난방기에 친환경 기술을 더해 주목받는 기업이 있다. 농업용 에너지 솔루션 개발 기업 ‘아이토브에너지’다. 아이토브에너지가 개발한 농업용 냉·난방기는 기존 목재 펠릿이나 등유가 아닌 전기를 동력으로 삼아 탄소를 배출하지 않으며, 공기 청정 기능도 갖췄다. 이장운 아이토브에너지 대표를 강원도 원주 생산 공장에서 만나 기술개발 과정을 들어봤다.

이장운 아이토브에너지 대표 / 출처=IT동아
이장운 아이토브에너지 대표 / 출처=IT동아

온도에 민감한 농작물 재배에 필수인 ‘농업용 냉·난방기’에 친환경 기술 더해

농업용 냉·난방기는 온도에 민감한 농작물 재배에 필수인 농기계다. 예컨대 딸기와 같은 작물은 더운 날씨에 쉽게 상하고 물러지는 습성이 있는 저온성 작물이므로,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지 않으면 판매가 불가능하다.

딸기 농장에 설치된 아이토브에너지의 농업용 냉·난방기 / 출처=아이토브에너지
딸기 농장에 설치된 아이토브에너지의 농업용 냉·난방기 / 출처=아이토브에너지

이장운 아이토브에너지 대표는 “기존 농업용 냉·난방기는 대부분 목재 펠릿이나 가스, 등유 등을 동력으로 삼아 이산화탄소를 다량으로 배출했다. 제품을 설치할 때도 물 라인과 후드 라인 등 다수 제반 설비까지 갖춰야만 했다”며 “농업 분야 탄소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선 친환경 기술 적용이 시급했다. 아이토브에너지의 농업용 냉·난방기는 전기를 동력으로 삼기 때문에 탄소를 배출하지 않으며, 다른 부수 설비 없이 제품 하나만으로 일정한 온도 유지를 돕는다. 제품 뒤에 적용한 필터가 공기도 정화해 원활한 농작물 재배에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아이토브에너지가 개발한 친환경 농업용 냉·난방기(아래)와 공기 청정 기능을 하는 필터의 모습 / 출처=IT동아
아이토브에너지가 개발한 친환경 농업용 냉·난방기(아래)와 공기 청정 기능을 하는 필터의 모습 / 출처=IT동아

그는 이어 “전기를 동력으로 삼는 농업용 냉·난방기 개발 기업이 없는 것은 아니나, 자사 제품은 건식과 습식을 동시에 활용한다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며 “건식 냉·난방기를 작물에 쓰면 잎이 말라버리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다. 아이토브에너지의 농업용 냉·난방기는 전기를 동력으로 작동 초기에 건식으로 빠르게 온도를 올린 후 습식으로 전환해 일정하게 온도를 유지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움직인다. 덕분에 기존 제품보다 최대 30% 에너지를 절감하는 동시에 자체 기술력으로 제품 비용도 20% 가까이 낮췄다”고 설명했다.

제품 개발 과정과 작동 원리를 설명하는 이장운 아이토브에너지 대표 / 출처=IT동아
제품 개발 과정과 작동 원리를 설명하는 이장운 아이토브에너지 대표 / 출처=IT동아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자체 기술력으로 내놓은 제품…농민과 밀착한 결과

2020년 8월, 아이토브에너지를 설립한 이장운 대표는 설립 초기 한 트럭 분량의 기기를 내다 버릴 정도로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고 회상했다.

직접 제품을 만드는 이장운 아이토브에너지 대표의 모습 / 출처=IT동아
직접 제품을 만드는 이장운 아이토브에너지 대표의 모습 / 출처=IT동아

이장운 대표는 “전기 건식과 습식 방식의 독자적인 하이브리드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이 만만치는 않았다. 나사 하나하나까지 직접 구해 자체 기술력으로 제품을 개발하다 보니,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 소재를 잘못 적용해 한 트럭 분량의 제품을 버린 경험도 있다”며 “제품 개발을 마치고 초기에는 온실에 매다는 방식의 냉·난방기를 공급했는데 작물은 땅에 있다 보니 실질적인 온도 유지 효과를 내지 못했다. 농민의 피드백 덕분에 문제를 파악하고 개선했다. 현장에 직접 가서 이야기를 듣지 않았으면 무엇이 문제였는지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장에서 농민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눠 보니 가뜩이나 좁은 온실에 농업용 냉·난방기를 넣으려면, 물 라인과 후드 라인 등 여러 부수 장비까지 갖춰야해 불편하다고 말했다. 제반 장비 없이 제품 하나로 온도 유지가 가능하도록 연구개발에 매진했던 이유”라며 “깜빡하고 제품을 제어하지 않아 농작물을 망치는 일을 막아달라는 농민의 요구도 있었다. 따라서 타이머 기능뿐만 아니라 사용자가 설정한 값 이하로는 온도가 내려가지 않는 기능도 넣어 제품을 개발했다”고 전했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 지원 속 더 작고 효율 높은 제품 개발에 박차

오랜 연구개발 끝에 친환경 농업용 냉·난방기를 개발한 아이토브에너지의 성과를 인정하고 지원에 나선 기관이 있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이다.

이장운 대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농진원이 주관하는 농식품 벤처육성 지원사업의 지원 기업으로 선정돼 연구 비용과 마케팅 지원 등을 받으며 제품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농업용 습식온풍기와 냉·난방기, 전기보일러 등의 제품을 중심으로 농업 분야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하고자 한다. 농업뿐만 아니라 공장이나 창고, 학교, 연구 시설 등으로 제품 적용 분야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장운 아이토브에너지 대표 / 출처=IT동아
이장운 아이토브에너지 대표 / 출처=IT동아

그는 이어 “솔루션을 공급한 후에는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반영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제품 초기 버전을 출시한 후에도 지속적인 피드백 수집을 통해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고 안정성을 높여왔다”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솔루션의 완성도를 높이고 고객들의 신뢰를 얻은 점을 잊지 않고 있다. 앞으로도 피드백을 바탕으로 기술 개발과 혁신에 투자해 친환경 제품의 품질과 효율을 높일 것이다. 더 작고 효율 높은 농업용 에너지 기기를 선보일 것이며 해외 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니, 아이토브에너지의 행보에 많은 관심 바란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김동진 (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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