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호두 “품질·맛 좋은 국산 호두, 신선하고 편하게 먹도록 제공합니다”

한만혁 mh@itdonga.com

[IT동아 한만혁 기자] 농산물 포장재에도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다. 완충재, 포장재 등 생활 폐기물 증가로 환경 문제가 대두되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과대포장을 줄이고 재활용 가능한 친환경 포장재를 늘리기 위한 정책과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자체 생산한 농산물을 플라스틱이나 에어탭 대신 친환경 포장재로 대체하는 농가도 늘어 나는 추세다.

닥터호두도 그중 하나다. 닥터호두는 경상북도 예천군에 약 10만㎡(3만 평) 규모 임야에서 호두를 재배하면서 깐 호두, 알 호두, 호두 오일을 판매하고 있다. 최예성 닥터호두 대표는 품질과 맛이 좋은 호두를 고객에게 신선하게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플라스틱 박스 대신 재활용 가능한 택배박스 일체형 포장재도 개발했다. 고객 편의와 친환경을 고려한 것이다. 이런 노력 덕에 고객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최예성 대표는 호두 농가의 상생, 국산 호두의 상향 평준화를 위해 이러한 노하우를 이웃 농가와 공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산 호두 확대에도 기여하고자 한다. 최예성 대표를 만나 닥터호두와 호두 농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최예성 닥터호두 대표 / 출처=IT동아
최예성 닥터호두 대표 / 출처=IT동아

좋은 품질과 맛 위해 끊임없이 연구

IT동아: 안녕하세요, 최예성 대표님. 우선 대표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최예성 대표: 안녕하세요, 닥터호두 대표 최예성입니다. 저는 미국에서 심리학을 공부하다가 군복무차 한국에 들어왔는데요. 당시 부모님이 시작하신 호두 농사를 돕다가 유망하다는 생각이 들어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현재 경상북도 예천군에 임야를 약 10만㎡(3만 평)을 구입해 직접 호두 농사를 지으면서 깐 호두와 알 호두, 호두 오일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IT동아: 10만㎡면 작은 규모가 아닌 것 같은데요.

최예성 대표: 호두의 경우 ‘알아서 잘 자란다’ ‘손이 많이 안 간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다른 농작물에 비해 재배하기 쉽다는 말이죠. 사실 저희도 그래서 호두를 선택했는데, 실제로 농사를 지어보니 아니었습니다. 물론 사과만큼은 아니지만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적지 않습니다. ‘농작물은 농부의 발소리를 들으면서 자란다’는 말이 호두에도 적용되더라고요.

IT동아: 호두를 생산할 때 특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나요?

최예성 대표: 저희는 ‘신령’이라는 품종을 사용하는데 굉장히 예민합니다. 농사법, 수확 시기 등에 따라 맛이 달라집니다. 수확 후에도 까는 시기, 건조 온도, 수분율 등의 요소가 잘 맞아야 신선도와 맛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저는 품질과 맛이 좋은 호두를 고객이 신선하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호두 농사를 잘 아는 주변 지인의 이야기도 듣고, 국내외 교육 프로그램에도 참여했고요. 과거 미국에서 공부한 경험이 있어서 미국의 호두 농업 교육 프로그램에 몇 차례 참여했어요. 해외 연구 논문을 참조하면서 건조도, 수분율 등을 직접 테스트해서 저희 농장 환경에 맞는 최적의 방법을 찾아서 적용하고 있습니다.

사실 국산 호두는 가격이 비싸다는 인식이 있는데 그만큼 좋은 품질과 맛, 신선도를 제공한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경상북도 예천군에 위치한 10만㎡ 규모의 닥터호두 임야 / 출처=닥터호두
경상북도 예천군에 위치한 10만㎡ 규모의 닥터호두 임야 / 출처=닥터호두

IT동아: 그런 노하우를 이웃 농가와 공유한다고 들었습니다. 이유가 무엇인가요?

최예성 대표: 우리나라 호두 시장에서 국산 호두의 점유율은 10%가 안 됩니다.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요. 저는 국산 호두의 확대를 위해서는 호두 농가와의 상생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품질과 맛이 좋은 국산 호두가 많이 나오면 점유율 상승에 기여할 테니까요.

그래서 저는 이웃 농가에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물론 저도 계속 배우고는 있지만, 수확 시기, 퇴비 종류 등의 정보를 공유해 보다 좋은 품질의 호두를 일정하게 생산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나중에는 농업법인을 만들어 국산 호두 농업 발전의 중심축이 되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국가의 도움도 필요합니다. 처음 농사를 지을 때 우리나라는 주로 토양 테스트를 하는데 미국은 작물 테스트를 합니다. 그 지역이나 토양에 맞는지 직접 키워 보고 부족한 것을 찾아서 그에 맞는 비료를 만들어요. 덕분에 일정한 맛과 품질을 유지하죠. 전체적으로 상향 평준화가 됩니다.

우리나라도 토양만 테스트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작물을 테스트해서 어떤 것이 부족한지 알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농가가 소규모이고 지역마다 날씨나 환경의 차이가 있어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닥터호두는 신선도와 고객 편의를 위해 14g씩 진공포장한다 / 출처=IT동아
닥터호두는 신선도와 고객 편의를 위해 14g씩 진공포장한다 / 출처=IT동아

신선도·편의성 위해 ‘14g씩 진공포장’

IT동아: 현재 닥터호두가 판매하는 호두 제품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최예성 대표: 저희는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깐 호두, 알 호두, 호두 오일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깐 호두의 경우 14g씩 진공포장한 후 일정량을 담아 판매합니다. 특히 호두를 선별할 때 신경을 많이 쓰거든요. 덕분에 고객 반응이 좋아요. 단골도 늘어 나는 추세이고요. 저희 상품을 믿고 지속적으로 구매하는 고객이 좋은 품질의 호두를 편하게 이용하도록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IT동아: 호두를 14g씩 진공포장한다고 했는데, 그 이유가 있나요?

최예성 대표: 농장에서 먹는 호두와 가정에서 먹는 호두의 맛이 다른 이유, 호두의 산패(산화되어 냄새가 나는 현상)를 막는 방법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되었어요. 이를 해결할 방법을 찾다 보니 고객이 신선한 호두를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14g씩 진공포장하는 방법을 도입하게 됐습니다.

국내 호두 분야에서 진공포장을 도입한 것은 저희가 처음이에요. 저희는 전체 공기를 빼내는 챔버형 기계를 도입해 강한 진공 상태를 유지합니다. 진공포장은 호두의 신선도 유지 기간을 늘립니다. 포장을 뜯지 않고 냉동고에 넣으면 6개월까지도 신선함이 유지됩니다.

14g씩 소분한 것은 신선도와 고객 편의를 위함이에요. 아무리 냉동 보관이라도 포장을 자주 열고 닫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신선도가 떨어집니다. 서리가 끼거나 잡내가 나기도 해요. 그리고 미국 농무부(USDA)가 발표한 호두 하루 권장량이 28g인데, 한 번에 먹기엔 양이 너무 많아요. 그래서 저희는 그 절반인 14g을 기준으로 포장하고 있습니다. 하루 권장량을 두 번에 나눠서 먹도록 한 것이죠. 14g씩 진공포장하니 고객 입장에서는 보관이나 휴대가 편해요. 주머니나 가방에 들고 다니면서 원하는 곳에서 꺼내 먹을 수 있습니다.

닥터호두가 생산하는 국산호두 / 출처=닥터호두
닥터호두가 생산하는 국산호두 / 출처=닥터호두

택배박스 일체형 포장 ‘작업 편하고 고객 반응도 좋아’

IT동아: 최근에 새로운 포장재를 적용했다고 들었습니다.

최예성 대표: 저는 포장이 그 제품의 이미지를 나타낸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농산물의 경우 직관적인 디자인이 많습니다. 저는 이렇게 고정된 이미지에서 벗어나 신선한 느낌을 내고 싶었어요. 그러면서 고객 편의성, 튼튼한 내구성을 갖춘 포장이 좋은 것 같아요.

최근에 소비자 편의성과 내구성, 그리고 요즘 부각되고 있는 친환경을 모두 충족하는 포장재를 도입하고 싶어서 여러 업체에 문의했는데요. 제가 원하는 기준에 부합한 곳이 칼렛스토어였어요. 그래서 칼렛스토어와의 협업으로 ‘택배박스 일체형 포장재’를 만들었습니다.

IT동아: 택배박스 일체형 포장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최예성 대표: 기존에는 저희 상품을 플라스틱 박스에 담은 후 택배박스로 포장했는데, 고객이 상품을 받으면 바로 꺼내서 냉동실 서랍에 넣으니까 플라스틱 박스가 필요 없다는 고객 후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플라스틱 박스 없이 바로 상품을 담을 수 있는 택배박스 일체형 포장재를 만들었어요.

실제 제작 기간은 1~2개월 정도 걸린 것 같아요. 제가 필요한 것을 요청하면 피드백을 바로 해 줘서 빠르게 제작할 수 있었습니다. 오히려 저희가 문구, 디자인, 상품 안내물 제작하는데 시간이 더 오래 걸렸죠. 좀 더 효과적인 방법을 제안해 주기도 했어요. 저는 기존 포장재처럼 내부를 둘로 나눠서 제작하려고 했는데 칼렛스토어가 10개씩 들어가도록 칸을 나누는 게 좋겠다고 제안했어요. 제품이 쓰러지지도 않고 보기도 좋다는 것이죠. 실제로 그렇더라고요. 저희가 작업하기도 편하고요.

최근 도입한 택배박스 일체형 포장 / 출처=IT동아
최근 도입한 택배박스 일체형 포장 / 출처=IT동아

IT동아: 새로운 포장재 도입 후 고객 반응은 어떤가요?

최예성 대표: 택배박스 일체형 포장재는 올해 1월부터 도입했는데, 바로 반응이 왔습니다. 후기를 보면 ‘플라스틱 안 써서 좋다’ ‘종이 박스로 바뀌어서 더 편하고 좋다’ ‘편리하고 고급스럽다’는 반응이 꽤 있었어요. 저희도 포장 작업이 편해졌어요. 기존에는 플라스틱 박스와 택배박스를 포장해야 하고 테이프를 계속 붙여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어요. 특히 플라스틱 박스의 경우 정전기가 생기기도 하죠. 그런 것이 없으니 좀 더 수월해졌습니다.

IT동아: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최예성 대표: 우선 다양한 상품을 시도할 예정입니다. 호두 정과, 곶감에 호두를 넣는 전통 과자, 과일과 조합한 소포장 견과류 등 다양한 방법으로 우수한 국산호두를 알리고자 합니다. 또한 현재 주력하고 있는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외에 오픈마켓 등 유통 채널을 확대할 계획인데요. 그에 맞는 대용량 패키지나 상품 구성을 고민하고 있어요.

최예성 대표는 품질과 맛이 좋은 국산 호두를 소비자가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 / 출처=IT동아
최예성 대표는 품질과 맛이 좋은 국산 호두를 소비자가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 / 출처=IT동아

자동화 공정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호두 까기, 진공포장 등은 기계로 하고 있는데 여전히 많은 부분이 수작업으로 이뤄지거든요. 패키지가 바뀌면 더 많은 양을 빠르게 작업해야 하므로 자동화 공정이 필요해요. 물론 호두의 특성상 완전 자동화를 불가능하지만, 최대한 수작업을 덜기 위해 기계를 알아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고객이 품질과 맛이 좋은 국산 호두를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고민하면서 나아가 국산 호두 농업의 확대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글 / IT동아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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