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VF] 펀더풀 “온라인 소액 투자 통해 문화 콘텐츠 산업 발전에 기여한다”

한만혁 m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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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한만혁 기자] 펀더풀은 문화 콘텐츠 대상 온라인 소액 투자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전문 투자자만 참여할 수 있었던 문화 콘텐츠에 대한 투자 기회를 일반인에게도 제공한다.

또한 펀더풀 내에서 활동하는 회원의 데이터를 통해 콘텐츠 제작자가 자신의 고객을 정확히 파악하도록 돕는다. 이는 콘텐츠의 마케팅 활동이나 향후 콘텐츠 제작에 활용할 수 있는 소중한 정보가 된다. 최근에는 전시나 영화 제작에 사용한 아이템을 판매할 수 있는 ‘띵스’ 서비스도 오픈했다. 콘텐츠 사업자의 추가 수익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이를 통해 콘텐츠 제작자가 좀 더 편하게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한다.

펀더풀은 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 시즌2’를 시작으로 전시회 ‘요시고 사진전’, 뮤지컬 ‘잭 더 리퍼’, 영화 ‘범죄도시3’ ‘서울의 봄’ ‘노량: 죽음의 바다’ 등 79건의 콘텐츠 투자 공모를 진행했다. 12월 현재 회원은 10만 명 이상이며 총 모집액은 약 181억 원이다.

윤성욱 펀더풀 대표를 만나 문화 콘텐츠 온라인 소액 투자 시장과 펀더풀 플랫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윤성욱 펀더풀 대표 / 출처=IT동아
윤성욱 펀더풀 대표 / 출처=IT동아

문화 콘텐츠 투자 시장에 접목한 온라인 소액 투자

IT동아: 안녕하세요, 윤성욱 대표님. 우선 소개 부탁드립니다.

윤성욱 대표: 안녕하세요, 펀더풀 윤성욱입니다. 저는 2003년 영화 제작사 쇼이스트에 입사해 영화 제작 및 투자 업무를 진행했습니다. 이후 금융사, 투자사 등을 거치면서 20여 년간 문화 콘텐츠 관련 투자 업무, 지식재산권(IP) 관리, 금융 상품 등의 업무를 경험했습니다. 그러다가 문화 콘텐츠 특성에 맞는 투자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지난 2019년 펀더풀을 창업했습니다.

IT동아: 펀더풀을 설립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윤성욱 대표: 지난 2016년 자본시장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온라인 소액 투자가 허용됐습니다. 프로젝트성 사업이나 초기 창업 기업이 온라인상 소액 공모를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된 것이죠. 기존의 오프라인 소액 공모의 경우 절차가 복잡하고 준비할 서류가 많았는데, 온라인으로 바뀌면서 간편해졌어요. 증권신고서 제출 면제, 공시 의무 연 1회 등의 장점이 있었죠. 이 제도를 잘 활용하면 일반인을 포함한 다양한 투자자를 확보하는 기회가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2016년부터 다양한 문화 콘텐츠 온라인 공모를 경험했어요. 하지만 당시 크라우드 펀딩 회사에 있다 보니 문화 콘텐츠에 특화된 서비스를 하기에는 한계가 있더라고요. 고민하다가 문화 콘텐츠 특성에 맞는 투자 서비스를 만들자는 생각에 펀더풀을 설립했습니다.

IT동아: 문화 콘텐츠 투자 시장에 온라인 소액 투자를 접목한 이유가 있나요?

윤성욱 대표: 문화 콘텐츠 투자자는 크게 콘텐츠를 제작 및 유통하는 전략적 투자자, 정부 모태펀드로 문화 콘텐츠 분야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탈의 재무적 투자자로 나뉩니다. 이들 투자자는 주로 신용 평가나 가치 기반으로 미래 현금 창출 능력을 평가하는데요. 문화 콘텐츠의 경우 흥행 결과에 좌우되는 무형 자산이다 보니 제대로 평가받기가 어려워요. 흥행 여부를 예측해야 하거든요. 물론 무형의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이 있기는 하지만 이 역시 문화 콘텐츠 산업에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글로벌 스튜디오나 OTT(Over The Top) 기업은 저마다의 기준을 정하고 콘텐츠를 평가합니다.

국내 투자자의 경우 자체 기준을 만드는 대신 기존 금융 시스템을 이용합니다. 그러다 보니 콘텐츠의 대형화로 필요한 제작비는 늘어나는데 그에 걸맞는 자금을 조달하기가 쉽지 않아요.

또한 OTT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콘텐츠 소비 방식이 굉장히 많이 바뀌었어요. 콘텐츠 소비가 늘어나면서 인지도나 저변은 크게 확대됐습니다. 하지만 그 수익은 해외 OTT 기업이 가져가고 있어요. 기존 방송국, 배급사, 제작사, 유통사 등 콘텐츠 사업자의 수익원이 급격히 줄었어요.

수익을 기반으로 재투자가 이루어지면서 좋은 콘텐츠가 만들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어야 하는데, 수익이 줄어드니 투자 시장이 위축됐어요. 콘텐츠 제작자는 제작비 부족에 시달리게 됩니다.

그래서 저희는 흥행 여부 예측, 공동 투자 시스템 등 문화 콘텐츠 산업 특성을 고려하면서 투자자 풀을 확장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펀더풀은 문화 콘텐츠 투자 시장에 온라인 소액 투자를 접목했다 / 출처=펀더풀
펀더풀은 문화 콘텐츠 투자 시장에 온라인 소액 투자를 접목했다 / 출처=펀더풀

펀더풀, 자금 공모·추가 수익·마케팅 활동에 기여

IT동아: 펀더풀의 서비스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윤성욱 대표: 가장 기반이 되는 것은 투자 기능입니다. 저희는 2021년 온라인소액투자중개업자로 등록 완료했습니다. 자본시장법과 투자자 보호 절차 등 관련 제도를 준수하면서 이용자에게 수익과 가치를 제공합니다. 기존에 참여할 수 없었던 투자 기회를 일반인에게 제공함으로써 오프라인 위주의 투자 시장을 디지털로 전환하면서 문화 콘텐츠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어요.

공모 프로젝트를 선정할 때도 자금에 대한 투명성 보장 여부를 중점적으로 봅니다. 온라인소액투자중개사업자로서 지켜야 할 사실 확인 의무가 있거든요. 해당 의무를 충실하게 수행하기 위함입니다. 물론 이외에도 저희 나름의 내부 프로세스를 기준으로 공모 프로젝트를 선정합니다.

저희 투자 서비스는 제작 전 단계에서 공모를 진행합니다. 기존 소액 투자 서비스는 완성된 결과물 기반으로 공모를 진행합니다. 소유권 이전에 대한 수익 기대감으로 투자에 참여하는 것이죠. 물론 저희도 제작이 끝난 이후 마케팅 단계에서 공모하는 경우가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제작 전 단계에서 공모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저는 이 부분이 산업적으로는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문화 콘텐츠 생태계 참여자를 확장함으로써 산업의 가치를 끌어올리는데 기여하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콘텐츠 커머스 ‘띵스’를 론칭하며 서비스를 확장했습니다. 띵스는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산, 예를 들면 초대권이나 포스터, 전시 물품, 촬영에 사용한 가구나 의상 등의 자산을 수익화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특정 콘텐츠에 특화된 아이템을 이용해 제작사는 추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이용자 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도 펀더풀의 장점입니다. 콘텐츠 제작사는 자신의 콘텐츠에 관심 있는 소비자층을 확인하고 싶어 합니다. 그들을 알아두어야 향후 새로운 콘텐츠를 제작할 때 도움이 되거든요. 하지만 제작사가 소비자를 알기 어렵습니다. 대부분 티켓 판매 및 유통사가 갖고 있어요. 개인정보라 함부로 요청할 수도 없죠. 펀더풀을 이용하면 소비자층을 직접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좀 더 효율적인 마케팅 활동을 할 수 있고 향후 콘텐츠 제작할 때 활용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이용자는 관심 있는 작품에 투자함으로써 콘텐츠 사업자를 지원하고 추후 투자금 회수를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커머스를 통해 콘텐츠 사업자 수익에 기여하고 특정 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펀더풀 안에 기록할 수 있습니다. 다른 이용자와 정보를 교환하고 소통하면서 나와 같은 취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투자, 커뮤니티 등의 활동을 알 수 있어요.

콘텐츠 사업자는 보다 다양한 투자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한편으로는 기존에 버려지던 아이템을 통해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요. 또한 준비 중인 프로젝트 정보를 먼저 제공함으로써 투자자나 구매자, 잠재 소비자와 소통하면서 소비자층 정보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좀 더 효율적이고 정확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할 수 있어요.

저희는 단순히 투자금을 모으는 서비스가 아닙니다. 추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고 콘텐츠 이용자를 파악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펀더풀을 통해 투자 공모뿐 아니라 추가 수익 창출, 콘텐츠 이용자 확인도 가능하다 / 출처=펀더풀
펀더풀을 통해 투자 공모뿐 아니라 추가 수익 창출, 콘텐츠 이용자 확인도 가능하다 / 출처=펀더풀

더 많은 투자자 확보 위해 노력할 것

IT동아: 요즘 소액 투자 분야에서는 토큰증권발행(STO)이 이슈입니다. STO도 고려하고 있나요?

윤성욱 대표: 저희는 STO를 투자자의 확대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STO의 경우 지금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콘텐츠 투자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STO를 적용하면 현재 저희 서비스를 이용하는 투자자와는 다른 영역의 투자자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단 저희는 규제 안에서 합법적인 절차를 거치고자 합니다. 국내의 경우 아직 STO 관련 명확한 규제가 나오지 않았어요. 그래서 현재 법과 규제 안에서 수행할 수 있도록 연구하면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규제만 마련된다면 관련 사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실제로 최근 해외 STO 플랫폼 IX스왑과 MOU를 체결했어요. 해당 국가의 규제 범위 안에서 STO를 발행하고 국내 IP 보유자와 연결하고자 합니다.

저희는 투자자 확대 측면에서 가상자산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현재 저희 서비스는 원화 기반입니다. 그런데 원화를 가상자산으로 대체하면 해외에서도 서비스할 수 있어요. 이용자층이 훨씬 넓어집니다. 콘텐츠 사업자는 더 많은 투자자를 만나게 되겠죠. 지금 저희가 서비스하는 영역과 연관이 되어 있다 보니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IT동아: 금융 플랫폼과의 제휴도 활발합니다. 그 이유가 있나요?

윤성욱 대표: 저희 서비스는 투자와 커머스가 핵심이기 때문에 계좌와 결제를 지원하는 금융 플랫폼과의 연계가 필수입니다. 그리고 저희는 금융 플랫폼과의 제휴를 통해 투자자층을 확대하려는 시도도 하고 있습니다. 금융 플랫폼을 이용하는 다양한 금융 소비자에게 좀 더 재미있는 문화 콘텐츠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온라인 소액 투자 상품에 접근하도록 기반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광고 캠페인 제휴 등을 통해 콘텐츠 사업자에게 새로운 마케팅 채널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서 한국기술벤처재단 창업도약패키지가 적지 않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KB국민카드, 신한은행 등 금융사와 협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고 저희와 비슷한 해외 프로그램도 연결해 줬어요. 최근 일본 투자 시장에서 활동하는 투자자, 서비스 회사와의 만남도 주선했습니다. 그 외에도 사업화 자금도 지원해 줬습니다. 한 마디로 저희가 사업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었어요.

문화 콘텐츠 투자 시장과 펀더풀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는 윤성욱 대표 / 출처=IT동아
문화 콘텐츠 투자 시장과 펀더풀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는 윤성욱 대표 / 출처=IT동아

IT동아: 펀더풀의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요?

윤성욱 대표: 우선은 더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도록 투자 환경을 고도화할 예정입니다. 다양한 문화 콘텐츠 관련 정보와 좋은 투자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또한 저희 플랫폼 안에서 좀 더 편하게 활동하도록 다양한 기능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자 합니다. 지금까지는 투자, 마케팅 기능만 있었는데 콘텐츠 정보 검색, 커뮤니티, SNS 연동 기능을 추가하려고 합니다.

저희가 문화 콘텐츠로 시작했지만 사실 일반적인 투자 서비스까지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펀더풀 플랫폼 역시 그런 측면을 고려하면서 구축했어요. 장기적으로는 다양한 카테고리의 프로젝트성 사업으로 확장하고자 합니다. 프로젝트의 가능성을 보고 투자할 수 있는 그런 생태계와 마켓플레이스를 만들고 싶습니다.

글 / IT동아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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