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신상공개] 미디어텍, 스냅드래곤과 겨룰 ‘디멘시티 9300’ 공개

[IT동아 차주경 기자] 대만 반도체 기업 미디어텍(MediaTek)은 11월 6일, 스마트폰 중앙처리장치 신제품 ‘디멘시티 9300(Dimensity 9300)’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앞서 공개된 퀄컴 스냅드래곤 8 3세대보다 기계 성능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제품은 고급 스마트폰 중앙처리장치 시장에서 격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한다.

스마트폰의 중앙처리장치는 대부분 고성능 코어와 고효율 코어를 적절하게 섞은 ‘빅 리틀(Big Little)’ 구조로 만들어진다. 게임이나 3D 작업 등 고성능으로 할 작업은 고성능 ‘빅 코어’로, 웹 검색이나 앱 실행 등 간단한 작업은 전력 소모량이 적은 고효율 ‘리틀 코어’로 각각 처리하는 방식이다. 이러면 전원은 적게 소모하면서 스마트폰의 운용 효율 전반을 높인다.

반면, 미디어텍은 디멘시티 9300을 ‘올 빅 코어(All Big Core)’ 구조로 설계했다. 모든 코어를 고성능 코어로 사용하는 것. 미디어텍 디멘시티 9300은 3.25GHz X4 최고성능 코어 네 개와 2.0GHz A720 고성능 코어 네 개, 총 여덟 개 코어를 가진 옥타(8)코어 중앙처리장치다. 대만 TSMC의 4nm 초미세공정으로 만들어지고, 18MB L3 캐시도 탑재한다.

같은 옥타코어인 퀄컴 스냅드래곤 8 3세대의 코어 구성은 3.3GHz X4 최고성능 코어 한 개, 3.2GHz A720 고성능 코어 세 개, 3GHz A720 고성능 코어 두 개, 2.3GHz A520 고효율 코어 두 개다. 미디어텍 디멘시티 9300이 연산 속도(클럭 스피드)도, 최고성능 코어의 개수도 우위다. 미디어텍은 디멘시티 9300의 싱글 코어, 멀티 코어 성능이 전 제품인 디멘시티 9200보다 각각 15%, 40%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텍은 디멘시티 9300에 암(Arm)의 최신 그래픽 처리 장치 이모탈리스 G720(Immortalis G720)을 도입했다. 이 그래픽 처리 장치는 기존 제품보다 성능이 46% 높고 전력 소비량과 메모리 대역폭도 40% 절감한다. 사진 처리장치(ISP, Image Signal Processing)를 개선하고 인공지능 기능까지 도입, 4K 해상도(3840 x 2160) 동영상 촬영 중 실시간으로 노이즈를 줄이고 배경흐림을 만드는 능력도 부여했다. 3억 2000만 화소 카메라도 지원한다.

미디어텍 디멘시티 9300은 5G R16 모뎀을 탑재해 5G 고속 통신을 지원한다. 스마트폰의 램 가운데 속도가 가장 빠른 LPDDR5T 9600Mbps 메모리를 지원하는 점도 눈에 띈다. 폴더블 스마트폰을 고려한 기능도 가졌다. 이 제품은 WQHD(약 2560 x 1440) 해상도 180Hz, 4K 해상도 120Hz 화면을 표현한다. 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5의 안쪽 화면 해상도가 2176 x 1812다. OLED 번인(오래 쓰면 OLED에 잔상이 남는 현상) 방지 기술도 갖췄다.

미디어텍 디멘시티 9300은 인공지능 기능과 레이트레이싱(빛 표현 기능)도 가졌다. 인공지능 기능을 좌우하는 정수와 부동소수점 컴퓨팅 성능이 전 제품보다 두 배, 생성 인공지능 성능이 여덟 배 좋아졌다. 전력 효율은 45% 늘었다. 레이트레이싱 성능도 46% 좋아졌다. 게임 전용 엔진도 가져 특정 인기 게임의 전력 효율을 15% 높이고 발열도 줄인다. Wi-Fi 7도 공식 지원한다.

미디어텍은 디멘시티 9300을 11월 말부터 스마트폰 제조사에 공급한다고 밝혔다. 중국 스마트폰 기업 비보(Vivo)가 곧 공개할 스마트폰 X100과 X100 프로에 미디어텍 디멘시티 9300이 탑재될 것이 유력하다.

2023년 2분기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조사 기준, 세계 스마트폰 중앙처리장치 점유율 1위는 미디어텍(30%)이다. 다만, 2위 퀄컴(29%)과의 점유율 차이는 단 1%다. 퀄컴 스냅드래곤 8 시리즈는 세계 유수의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최고급 제품에 주로 쓴다. 미디어텍 디멘시티 시리즈는 중국 제조사의 최고급 스마트폰, 그리고 중저가 스마트폰에 주로 쓰인다. 미디어텍은 디멘시티 9300을 앞세워 퀄컴 스냅드래곤 8 3세대를 견제하고 점유율을 굳히려 할 것으로 예상한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