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 밀프로젝트 “채소 간편식으로 가정의 식탁 바꾼다”

한만혁 mh@itdonga.com

※ 동국대학교의 캠퍼스타운은 ‘Hi! 동국, Hello 중구’라는 문구를 내걸면서, 청년들에게 ‘창업 기회’를 지역의 주민과 기업들에게 ‘상생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들은 현재 스타트업 30곳에 창업공간과 맞춤형 육성 프로그램을 제공하면서,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있다. 이에 IT동아는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이 지원하는 유망 스타트업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 본다.

[IT동아 한만혁 기자] 채식 위주의 식습관은 건강한 몸 상태와 컨디션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섬유질, 비타민, 미네랄 등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해 면역력이 높아지고, 심혈관 질환이나 당뇨병, 피부병 등 각종 질환의 발병 확률은 낮아진다. 문제는 채식 위주 식단의 준비 및 조리 과정이 번거롭고 상대적으로 맛이 없다는 것이다.

밀프로젝트 윤소희 대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방법으로 채소 간편식을 제안한다. 채소 간편식은 간편한 조리 과정을 거쳐 바로 먹을 수 있다. 또한 타깃 소비자층의 의견을 반영해 맛을 더했다. 윤 대표는 “간편하고 맛있는 채소 간편식이 가정의 식단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자신한다.

밀프로젝트 윤소희 대표. 출처=IT동아
밀프로젝트 윤소희 대표. 출처=IT동아

채식 위주 식단의 이로운 가치

윤 대표는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는 탓에 어린 시절부터 채식 위주로 생활했다. 그는 자신이 경험한 ‘채식 위주 식단의 이로운 가치’를 다른 사람에게도 알리고 싶었다. 대학도 식품 영양 전공을 선택했다. 이곳에서 음식에 대해 연구하고 요리도 개발했다. 이후에는 식생활 교육 기획 회사에서 인턴 활동을 했다. 어린이와 학생, 성인을 대상으로 바른 먹거리, 로컬푸드, 제철 음식에 대해 교육하는 곳이었다. 윤 대표가 평소 고민하던 ‘건강한 식단을 알리는 일’을 실천할 수 있다는 매력에 이끌려 인턴 활동을 마치고 아예 정직원으로 취직했다.

그는 그곳에서 교육 기획, 신사업 및 신메뉴 발굴, 교육 강사 등의 업무를 담당했다. 6년간 관련 업무를 하다 보니 아쉬움이 생겼다. 교육 현장에서는 채식 식단에 대한 반응이 좋지만, 그것이 가정에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윤 대표는 “손이 많이 가고 식재료 찾기도 번거로우니 이해는 가지만, 안타까운 마음이 컸다”며 “가정에서도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제품화하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이를 계기로 창업한 것이 밀프로젝트다. 밀프로젝트는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식문화를 실현하기 위해, 우리 농산물을 이용한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 및 제조하는 푸드테크 기업이다. 밀프로젝트의 궁극적인 목표는 ‘자사 제품을 통해 가정의 식탁이 변하는 것’이다. 이것이 사명을 ‘밀프로젝트(Meal Project)’라고 지은 이유다.

밀프로젝트가 만든 채소 간편식 채소너겟 감자볼, 단호박볼. 출처=밀프로젝트
밀프로젝트가 만든 채소 간편식 채소너겟 감자볼, 단호박볼. 출처=밀프로젝트

밀프로젝트는 우리 농산물을 이용한 채소 간편식을 만들고 있다. 윤 대표는 이전 경험을 통해 아무리 몸에 좋고 맛있어도 음식을 준비하거나 조리하는 과정이 번거로우면 불편함을 느낀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번거롭지 않고 빠르고 간편하게 차릴 수 있는 간편식을 떠올렸다.

아이들 관점에서 개발한 채소너겟

밀프로젝트가 처음 선보인 채소 간편식은 채소너겟이다. 타깃 소비자층은 윤 대표가 식생활 교육을 할 때 가장 많이 접한 아이들이다.

채소너겟은 철저히 아이들의 관점에서 개발했다. 제품을 만들 때 채소 편식이 있는 아이, 아이 식습관 개선을 희망하는 가정 등 30명을 선별해 시식 테스트를 진행하고 피드백을 취합해 보완했다. 그 기간만 6개월이 걸렸다.

채소너겟의 주요 특징은 이때 얻은 피드백을 반영한 결과다. 처음에는 여러 종류의 채소너겟을 만들었다. 하지만 아이들의 반응을 보고 거부감이 있거나 선호도가 떨어지는 건 과감히 제외했다. 그 결과 감자볼, 단호박볼 딱 두 종류만 상품화했다. 이름은 감자, 단호박이지만 실제로는 양배추, 양파, 파프리카 등 다양한 채소가 들어 있다.

밀프로젝트는 제품 개발 시 고객 의견을 중시한다. 채소너겟 시식 품평회 현장. 출처=밀프로젝트
밀프로젝트는 제품 개발 시 고객 의견을 중시한다. 채소너겟 시식 품평회 현장. 출처=밀프로젝트

또한 초기에는 비건 식품으로 만들 생각이었다. 하지만 아이들의 입맛을 고려해 자연치즈를 섞었다. 기름에 튀기지 않은 것도 아이들을 위한 배려다. 덕분에 유아식을 막 시작한 아이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기름에 튀기지 않았지만 바삭한 식감과 맛을 유지한다.

윤 대표는 “제품 개발 단계부터 타깃 소비자와의 소통을 중시한 덕에 그들이 실제로 원하는 상품을 정확히 만들 수 있었다”며 “지금도 주기적인 설문 조사를 통해 고객 의견을 꼼꼼히 체크하고 있다”고 전했다.

채소너겟의 주재료인 농산물도 신중히 골랐다. 밀프로젝트의 경우 농산물 가공 과정에서 수분율을 적절히 조절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타사 제품과 달리 별도 첨가물을 넣지 않아도 너겟처럼 성형할 수 있다. 덕분에 채소의 비중이 80%에 달한다.

채소가 많이 들어가는 만큼 신선하고 믿을 수 있는 농산물을 확보해야 했다. 윤 대표는 발로 뛰고 눈으로 확인하면서 직접 농산물을 선정했다. 그리고 이들 농산물의 생산 지역과 생산자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윤 대표는 “지역과 농부를 알 수 있는 ‘얼굴 있는 농산물’ 또한 밀프로젝트의 가치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현재 밀프로젝트는 전라북도 김제시에서 수급한 농산물을 이용한다.

채소너겟은 간편한 조리법, 맛, 우리 농산물 덕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출처=밀프로젝트
채소너겟은 간편한 조리법, 맛, 우리 농산물 덕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출처=밀프로젝트

동국대 캠퍼스타운의 지원, 판로 개척에 도움

밀프로젝트가 지난 9월 정식 출시한 채소너겟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맛과 간편한 조리법, 신뢰할 수 있는 우리 농산물이라는 장점 덕에 빠르게 호응을 얻고 있다. 물론 그 뒤에는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의 도움이 있었다.

윤 대표는 이번이 첫 창업이다. 채소 간편식은 자신 있었지만 사업은 막연했다.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몰랐고, 결정하기 어려운 문제도 많았다. 그렇다고 마음 놓고 의논할 사람도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에 입주한 후 사업적, 심리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입주공간, 사업화 자금 등 지원도 유용했지만, 특히 판로 개척 부분의 도움이 컸다. 제품 개발에 매진하느라 판로 개척은 생각도 못 했는데 먼저 이야기를 꺼내고 판로 개척 교육 프로그램을 소개해 주고 유통사 및 온라인 마켓 MD와의 만남을 주선했다. 이들 지원은 좋은 성과로 이어질 수 있었다.

윤 대표는 “입주 기업의 성장을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이 전해진다”라며 “치열한 스타트업 생태계 안에 비빌 언덕이 생긴 것처럼 심리적인 안정감을 느낀다”라고 전했다.

밀프로젝트는 다양한 채소 간편식 라인업 확대 후 큐레이션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출처=밀프로젝트
밀프로젝트는 다양한 채소 간편식 라인업 확대 후 큐레이션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출처=밀프로젝트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라인업 확대

밀프로젝트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채소 간편식 라인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오는 하반기에는 비건 크림 수프 2종을 출시한다. 국내에서는 대체육이 부각되고 있지만 해외에는 대체육 외에도 식물성 우유나 치즈, 버터 등 다양한 대체 식품이 나오고 있다. 밀프로젝트는 이런 트렌드에 맞춰 유제품을 넣지 않은 식물성 크림을 개발했다.

윤 대표는 “타깃 소비자를 20~30대 여성층까지 확대한 아침 식사용 크림 수프”라며 “건강식을 지향하는 성인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크림 수프 개발을 계기로 내년에는 연구·개발을 더 고도화할 예정”이라며 “우리만의 차별화된 기술을 확보하고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개발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식물성 크림의 경우 특허 출원을 준비 중이다.

밀프로젝트는 국내 시장뿐 아니라 수출도 준비하고 있다. 또한 충분한 채소 간편식 라인업을 확보한 이후 완전 자체 생산 설비를 갖추고 식단 큐레이션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글 / IT동아 한만혁 (m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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