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업계, 휴가철 맞아 '펫팸족' 사로잡기 분주

김동진 kdj@itdonga.com

[IT동아 김동진 기자]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호텔업계가 펫팸족(펫+패밀리) 사로잡기에 분주하다.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3명이 강아지와 고양이를 키울 정도로 펫팸족이 급증한 데다, 일반 투숙객보다 많은 지출을 하는 펫팸족은 호텔입장에서 놓칠 수 없는 신규 수익원이다. 이 때문에 관련 상품에 회의적이던 5성급 호텔까지 돌아서 다양한 패키지를 선보이며 반려가구 공략에 나섰다.

출처=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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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1 반려동물 보고서'(전국 20세 이상 성인 1000명 대상)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국내 반려동물 가구는 604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29.7%에 달한다. 이처럼 반려가구가 늘자 자연스레 동반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도 증가한다.

지난 6월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반려동물 동반여행 실태조사'(반려견과 6개월 이상 거주하고 있는 19세 이상 일반인 2006명 대상)를 살펴보면, 최근 1년 안에 반려견을 동반해 숙박여행을 한 펫팸족은 전체의 53%에 달한다. 이들은 숙박여행에서 평균 28만9771원을 지출했는데, 이는 일반 숙박여행객의 평균 지출(19만2000원)을 훌쩍 넘어선 수치다. 반려견 동반 상품 출시에 회의적이었던 5성급 호텔마저 펫팸족 사로잡기로 돌아선 이유다.

출처=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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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 맞아 펫캉스 상품 봇물

급증한 반려가구 수요와 함께 휴가철이 겹치면서 반려가구의 눈길을 사로잡을 숙박 상품이 연이어 출시되고 있다.

쉐라톤 그랜드 인천 호텔은 반려견 동반 객실 패키지인 ‘쉐라톤 펫캉스’를 지난달 출시했다. 이 패키지에는 애견 조식과 간식, 영양제, 전용 샴푸, 배변패드, 배변봉투 등이 포함돼 있다. 이 호텔은 인근 센트럴파크 공원에서 반려견과 산책까지 가능한 점을 부각하며 펫팸족을 공략하고 있다. 애견 정수기와 유모차, 전용 드라이룸도 대여해 이용할 수 있다. 쉐라톤 펫캉스 가격은 디럭스 시티뷰 기준 주중 33만 8800원(세금 포함)부터다.

출처=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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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소노캄 고양’은 반려동물 동반 객실 상품 외에도 건강검진 패키지를 41만 5000원부터 판매하고 있다. 호텔 내 소노펫 동물병원에 사전 예약한 후 1시간 동안 반려동물의 혈청검사와 복부, 흉부 엑스레이, 복부 초음파, 혈압 측정 등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펫 동반 객실도 상품에 포함돼 있다. 건강검진 패키지를 이용하기 위해서 반려견은 12시간 전부터 금식해야 한다.

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펫팸족을 겨냥한 공격적인 패키지 상품이 쏟아지자, 기존 반려견 동반 상품을 업그레이드한 호텔도 등장했다.

서울 광화문에 있는 포시즌스 호텔 서울은 지난 5월부터 '팸퍼 유어 펫(Pamper your pet)' 패키지를 선보였다. 팸퍼 유어 펫은 기존 반려견 동반 투숙 상품을 업그레이드한 것으로, 저온으로 조리한 닭고기와 당근, 강아지 컵케이크 등 별도의 전용 룸서비스를 주문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미끄럼 방지 사료 그릇, 애견 숙면 쿠션, 배변 패드 등의 펫 어매니티를 비치했고, 건식과 습식 사료 스타터 키트도 선물로 제공한다. 팸퍼 유어 펫 패키지를 이용하는 소비자는 10kg 이하의 반려견 1마리만 동반할 수 있으며, 평일 기준 70만원 대로 이용할 수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명확히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반려견을 동물병원에 맡기고 휴가를 떠났다면, 이제는 가족으로 인식하고 동반 휴가를 떠나 같은 경험을 쌓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이 같은 라이프스타일의 명확한 변화를 인식한 5성급 호텔들도 시각을 바꿔 펫팸족을 겨냥한 다양한 패키지 상품을 출시하는 모습이다”라고 말했다.

글 / IT동아 김동진 (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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