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T 인사이트저널] '비'행을 꿈꾸는 '건'강한 뷰티 기업, 멜릭서

이문규 munch@itdonga.com

[IT동아]

[편집자주] 본 연재는 '연세대학교 경영혁신학회(BIT, Business Innovation Track)'에서 활동하는 재학생들이 [2022년 '위드코로나' 시대, 급부상할 '이것']를 주제로 각자 면밀히 조사, 취재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근미래를 이끌 대학생의 시선으로 예상, 분석한 기업/산업 트렌드와 성장 전략 등을 제시합니다. 본문의 흐름과 내용은 IT동아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빤짝 유행이 아닌, '비건'

'비건'. 이제는 더 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다. 비건 레스토랑, 비건 카페 등 주변에서 비건과 관련된 아이템, 장소 등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비건을 한 문장으로 설명하면,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는 채식 주의자'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많은 사람들이 무엇을 어떤 방식으로 소비할지 의식적으로 결정을 내리고 있다. 전 세계에 윤리적 소비주의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현 시점에서, 비건은 유행, 그 이상이다. '지속가능', '친환경' 등의 키워드는 그저 유행어가 아니라, 여러 산업에 걸쳐 수요를 창출하며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하나의 메가 트렌드다. 실제로 인스타그램에서 '#vegan'이라 검색하면, 1억 개 이상의 관련 게시물이 나온다.

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이런 비건은 5년 전까지만 해도, 식음료의 개념에서 시작돼 국한된 범위의 틈새 시장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비건은 식음료 산업을 넘어 패션, 생활용품 등 여러 분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고, 최근에는 뷰티/화장품 부문에서도 그 입지를 확장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화장품 산업에서는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 소비가 발생하고, 수 많은 동물이 사전 실험으로 인해 희생된다. 이외에도 문제는 많다. 이에 사람들은 문제의식을 느꼈고, 기업들 역시 이에 맞춰 변화를 도모하며 '비건 뷰티'의 개념이 시작됐다.

이런 트렌드에 맞춰 국내외에서 다양한 비건 뷰티 브랜드, 제품 등이 등장하고 있다. 마케팅 위크(Marketing Week)에 따르면, 2014년에서 2019년 사이 전 세계의 비건 뷰티 제품 출시 건수가 175% 증가했다. 또한 스태티스타(Statista)는 글로벌 비건 뷰티는 약 17조 원의 규모를 기록했고, 2025년에는 약 23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했다.

국내에서도 비건 뷰티에 대한 고객들의 니즈가 가파르게 증가해, '클레어스', '디어달리아' 같은 비건 뷰티 브랜드가 등장했다. '논픽션' 등의 대중적인 브랜드들도 비건 제품을 출시하며, 비건 뷰티의 행보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초라는 혁신성, '멜릭서'

그렇다면 이 뜨거운 비건 뷰티 트렌드의 시발점은 어디일까. 바로, 멜릭서(melixir)다. 멜릭서는 2018년 시작된 한국 최초의 비건 뷰티 브랜드로, 비건 립 버터, 비건 핸드워시, 비건 크림 등 폭 넓은 카테고리에서 완전한 비건 화장품을 선보였다.

우선 멜릭서는 국내 최초라는 점에서 혁신적이다. '러쉬'를 비롯하여 비거니즘을 말하는 해외의 비건 뷰티 브랜드는 다수 존재했으나, 국내에서 출발한 비건 뷰티 브랜드는 멜릭서가 처음이다. 런칭 이후 세계 최대의 이커머스 플랫폼 아마존에서 립 버터 부문 판매 1위를 기록하는 등의 폭발적인 성장세도 주목할 만하다.

출처=멜릭서 홈페이지
출처=멜릭서 홈페이지

고객이 정말 원하는 것을 '터치'하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떻게 국내 최초로 해당 시장의 개척을 성공한 것이며, 왜 필자는 멜릭서가 앞으로 더욱 '떡상'할 것이라 여길까? 필자는 이에 대한 해답으로 멜릭서가 '고객과의 터치 포인트'를 다변화하는 데에 성공했기 때문이라 말하고 싶다.

비건은 특히 비건 뷰티는, 철저하게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고 윤리적인 소비를 원하는 사람들의 '요구/니즈'에 기반하여 시작된 현상이자 트렌드다. 멜릭서는 브랜드가 지향하는 비건이라는 가치를 다양한 방법으로 고객에게 전달하고, 고객이 이를 온전히 경험케 하여 이들의 요구를 충족시킨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멜릭서의 가치 전달 방식에 대해 자세히 이해하려, 멜릭서의 브랜드 디자이너와 제품 개발자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멜릭서는 건강하고 윤리적인 '비거니즘 뷰티'를 지향하는데, 이 가치가 어떻게 브랜드에 투영되는 걸까? 이에 관해 멜릭서 개발자는 멜릭서 제품에 브랜드의 선한 가치를 최대한 잘 담기 위해 노력했고, 동물성 원료, EWG 레드 등급의 유해한 원료는 모두 배제하고 향료도 천연 향료만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환경에도 해가 되지 않는 원료로 구성하여 좀더 건강하고 윤리적인 제품을 지향한다. 상품 포장 측면에서도, 멜릭서 만의 공병재활용 캠페인인 '미사이클'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재활용이 쉽게 가능한 용기를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멜릭서의 용기 재활용 캠페인 '미사이클' (출처=멜릭서 홈페이지)
멜릭서의 용기 재활용 캠페인 '미사이클' (출처=멜릭서 홈페이지)

비건 뷰티 브랜드라면 당연한 기준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겠지만, 이 과정과 이들의 브랜드 철학은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이 유기적 순환고리가 핵심이다. 우선 소비자들은 멜릭서 제품을 사용한다. 그 속에서 제품의 안전하고 순한 성분과 브랜드의 선한 가치를 경험하게 되고, 이후 그 선한 가치가 그대로 이어지는 미사이클 캠페인에 참여하게 된다.

최종적으로는, 소비자들은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매월 단위로 미사이클 캠페인을 통해, 용기가 얼마나 재활용됐고, 탄소 배출량 감소가 얼마나 이루어졌는 지도 확인할 수 있다. 제품과 브랜드를 경험하는 소비자 경험이 이처럼 연결되는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 한 번의 경험 사이클은 자신들의 요구를 정확히 충족시켜주고, 이를 반복함으로써 일상 속으로 스며드는 브랜드에 매료되는 것이다.

무한한 확장 궤도, 멜릭서의 미래

이후로 비건 뷰티에 대한 사람들의 요구와 수요가 더욱 커질 것임은 자명하다. 모든 뷰티 기업이 비건 기업이 되지 않는 이상, 이 지구에서 화장품과 관련된 환경 오염은 계속해서 발생할 것이고, 인류가 존속하려는 한 소비자와 기업, 정부, 국가는 이를 해결할 새로운 방법을 강구할 것이다. 그러면서 더 많은 비건 제품과 브랜드가 등장하며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허나 지금 멜리서가 잘하고 있는 것처럼, 고객과의 터치 포인트를 더욱 다변화해 이들의 가치를 전달하고, 비건 뷰티 제품 사용 후의 변화 등에 대해 끊임없이 상기시킨다면 멜릭서의 성장 가능성은 더욱 크리라 예상한다. 이후 멜릭서의 성장 및 발전 과정을 지켜보려 한다.

글 / 연세대학교 경영혁신학회(BIT) 28기 최승연 (sybjse1@yonsei.ac.kr)

정리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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