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직원 업무역량을 강화하는 기업문화는 어떻게...?

이문규 munch@itdonga.com

[IT동아]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바람이 불며 회사 조직은 사람과 기술/기계가 공존하는 환경으로 변화하고 있다. 사람이 하던 반복 업무는 첨단기술이 맡고, 사람은 좀더 고차원적인 업무를 수행하게 됐다. 디지털 기술이 수 십만 개의 대안 시나리오를 구성해 더욱 광범위한 의사 결정을 지원하는 동안, 이제 사람은 복잡하거나 윤리적이고, 좀더 개인적인 문제를 다루며 업무를 인간적, 사회적인 측면에서 바라보는 여유를 갖게 됐다.

이처럼 인공지능(AI) 및 로봇공학과 같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이 기업 비즈니스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됨에 따라, 이제 기업은 디지털 기술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이른 바 '커넥티드 워커(Connected Worker)'로서 인력을 양성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무한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역량 개발이 필요하다. 최근 새로운 기술이 빠르게 도입되면서 이러한 역량 개발의 필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은 이러한 새 기술로 인해 업무 환경이 급변하며 다가오는 2025년까지, 전 세계 모든 근로자의 50%가 업무 재교육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반도체 칩의 성능은 2년에 두 배씩 향상된다'는 인텔 공동 설립자 고든 무어가 주장한 '무어의 법칙'은 그만큼 빠른 기술의 발전을 강조한다. 이러한 법칙이 적용되는 오늘날의 업무 환경에서, 기업이 시스템 및 기술을 업그레이드할 때마다 기존 직원을 내보내고 새로운 역량의 새 직원을 영입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대신, 변화를 수용하며 새로운 기술의 사용법을 직원에게 교육하는 대응이 필요하다. 따라서, 주기적이고 지속적인 직원 교육은 비즈니스 전략이자 하나의 시스템으로서 자리 잡아야 한다.

실제로 기업의 열린 커뮤니케이션과 다양한 교육 기회는 직원들이 자신의 업무에 집중하고 역량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산업용 소프트웨어 기업인 아비바는 이미 오래 전부터 수 십년간 사내 직원을 위한 지속적인 학습 문화를 전략적으로 조성하고 있다. 이로써 기업 문화를 잘 이해하고 비전을 공유하고 있는 유능한 직원들을 확보하고, 이탈/퇴사를 최소화해 새로운 소프트웨어와 디지털 솔루션 도입 부문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지키고 있다. 아비바가 직원을 교육, 지원하는 업무환경을 조성하는 전략은 다음과 같다.

출처=아비바 홈페이지
출처=아비바 홈페이지

개방적이고 협력적인 사내 문화 구축

인터넷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는 모르는 것이 있으면, 자연스레 인터넷 검색엔진을 활용하여 다른 이들의 지식의 힘을 빌리곤 한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다. 새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서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협업하고, 조직 전체에 도움을 청하는 것은 회사라는 검색엔진을 활용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사내에도 강조해야 한다.

특히 엔지니어링은 이러한 협력이 반드시 필요한 직종이다. 새로운 기술이 지속 도입되고 확장되면서, 한 사람이 모든 일의 해답을 갖는 게 이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질문이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모두 받아들이게 되면 회의에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제시하거나, 동료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질문하는 일이 자연스러워지고, 이전보다 개방적인 조직문화를 구축할 수 있다.

호기심 많은 인재 채용

지속적인 학습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첫 단추는, 겸손하면서도 문제 해결에 관심이 많고, 다양한 방식을 시도하는 호기심 많은 인재를 채용하는 것이다. 그들의 적극적인 사고방식이 업무환경에 녹아들면, 나이에 상관없이 항상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고 해결책을 찾는 사내문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새로운 기회 제공

인사팀은 직원의 요청을 조율하고 학습 및 훈련 기회를 제공하는 부서로서, 지속적인 학습환경 조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각자의 잠재적 성장 영역 발굴은 직원 개개인의 일이지만, 인사팀은 직원의 요청에 따라 필요한 툴과 기회를 제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관리자는 합리적인 범위에서 이러한 요청을 받아들이고, 그에 따른 기회를 직원에게 제공해야 한다. '코세라(Coursera)' 등의 온라인 강의 플랫폼이나 무료로 공개된 리소스 같은 외부 자원을 활용해 업무 역량 향상을 지원하는 것도 지속적인 학습을 격려하고 건강한 기업문화를 위한 좋은 방법이다.

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점심시간을 학습시간으로 활용

주간 또는 월간 회의나 전체 회의에 전문가들을 초청해 강의를 제공하는 방식도 활용할 수 있다. 자신이 하는 일에 열정을 가지고 있는 대학교수, 저자, 비즈니스 코치 등의 초청 연사는 직원에게 참신한 아이디어와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면서 활력을 불어넣고 직원의 업무 몰입도를 높이게 된다. 실제로, 아비바의 사내 강연 참석자 중 약 50%가 강의로부터 다음 업무과제를 발견하고, 역량 강화에 대한 의지를 다지게 됐다고 밝혔다.

시뮬레이션을 통한 교육

우주비행사나 조종사, 외과의사, 군인 등은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훈련하며 업무 숙련도를 높이고 있으며, 오늘날 모의훈련은 가상현실(VR) 환경에서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밀라노 대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반적인 기술 교육을 선행한 뒤 실제 환경과 거의 유사한 가상현실에서 배웠던 기술을 시뮬레이션하자 학업 성적이 거의 100% 가까이 향상됐다고 나타났다. 나이에 상관없이 우리는 모두 배운 내용을 직접 경험할 때 더욱 오래 기억한다.

역동적인 뉴노멀 시대를 맞이하며 직원을 '커넥티드 워커'로 진화시키고 인적 자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학습모델과 혁신적인 기술을 통합해 업무환경의 변혁을 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제는 이런 전략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기업만이 효율적으로 인적 자원을 활용하고, 기업 문화를 잘 이해하고 있는 유능한 인재들과 오랫동안 함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글 / 아비바코리아 오재진 대표

2018년부터 아비바 한국시장 비즈니스를 총괄하고 있으며, 브리티시텔레콤 아태지역 총괄, 3Com, 레드햇, 제네시스의 한국 지사장 및 아태지역 사업개발 부사장을 겸직하는 등 다국적 기업의 성장을 이끈 바 있다.

정리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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