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휴대전화 배터리, 충전중 폭발 '앗 뜨거워'

팬택 휴대전화 배터리, 충전중 폭발 '앗 뜨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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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 휴대전화 배터리, 충전중 폭발 '앗 뜨거워' (1)

서울 용산구 갈월동의 한 가정집에서 팬택(스카이) 휴대전화 배터리가 폭발해 화상을 입는 사고가 일어났다. 피해자 장모씨(29)는 “충전기에 꽂아놓았던 배터리가 ‘펑’하는 소리와 함께 튀어 올랐다”라며, “이 사고로 팔에 경미한 화상을 입었고 바닥 장판이 배터리 모양으로 검게 녹아버렸다”라고 말했다. 장모씨는 “배터리에 충격이나 열을 전혀 가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사고가 발생했다”라며 배터리의 안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처럼 가만히 놓아둔 휴대전화 배터리에 불이 붙는 경우는 매우 드문 현상이다.

사고가 발생한 시각은 2012년 7월 16일 새벽 5시쯤. 전날 음주를 한 장씨는 자신의 휴대전화 듀퐁폰(모델명 IM-U700S)에서 배터리를 분리하고 테이블 위의 충전기에 꽂은 후 잠자리에 들었다. 몇 시간 후 장씨는 무엇인가 폭발하는 소리에 깼고, 왼쪽 팔에 뜨거운 것이 닿는 느낌이 들어 반사적으로 팔을 휘저었다. 배터리가 폭발하면서 충전기에서 튀어 나와 장씨의 팔에 떨어졌던 것. 장씨가 쳐낸 배터리는 바닥으로 떨어져 검은 가스를 배출하면서 연소했다. 이로 인해 장씨는 좁쌀 크기의 화상을 입었고, 바닥의 장판은 검게 눌어붙었다.

팬택 휴대전화 배터리, 충전중 폭발 '앗 뜨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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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 휴대전화 배터리, 충전중 폭발 '앗 뜨거워' (2)

장씨는 스카이 서비스센터에 전화해 자초지종을 설명했고, 다음날 용산점 황모 점장이 방문해 배터리와 충전기를 수거했다. 이 때 황 점장은 장씨에게 “애완견을 키우냐”라고 물었다. 애완견이 배터리를 깨물어서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장씨는 “흰색 말티즈를 키우긴 하지만 사고 당시 방 안에 없었다”라고 답했다. 황 점장은 배터리를 확인하고 “애완견이 망가트린 것은 아닌 것 같다”라며, “검사 결과 제품에 결함이 있다고 확인되면 치료비 및 장판 교체 비용을 보상하겠다”라고 약속한 후 돌아갔다.

그러나 일주일이 지난 후 장씨는 “배터리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팬택 기술팀의 1차 감정 결과 배터리 외부에 움푹 패인 흠집이 여러 개 발견됐으며, 이로 인해 발화가 일어났다는 설명이었다. 장씨는 “처음에는 제품 결함에 동의하더니 수거한 후에는 소비자 과실이라며 말을 바꿨다”라고 항의했고, 해당 사고 경위와 현장 사진을 인터넷에 올렸다.

팬택 “제품 결함 아니라 소비자 과실” 주장

이에 대해 팬택측은 배터리 결함 가능성을 일축했다. 배터리 외부의 흠집으로 보아 외부 충격으로 인해 발생한 사고가 분명하다는 설명이다. 배터리 내부에 문제가 생기면 바깥쪽으로 부풀어오를 뿐 안쪽으로 패이지는 않는다는 것. 25일 상암동 팬택 본사에서 만난 기술팀 연구원들은 “흠집의 위치로 미루어봤을 때 애완견이 깨물었을 가능성이 높다”라며, “해당 애완견의 치아배열과 대조해야 확실해지겠지만, 현재로서는 소형견일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입을 모았다.

애완견이 깨물었다면 발화 당시 애완견이 상처를 입지 않았을까? 연구원들은 “엄청나게 높은 압력이 순간적으로 가해지지 않는 이상, 배터리가 바로 폭발하지는 않는다”라고 답했다. 내용물이 섞이면 먼저 발열 현상이 일어나고, 일정 시간이 지나야 불이 붙는다. 따라서 애완견이 자리를 떠나고 한참 후에 사고가 일어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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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 휴대전화 배터리, 충전중 폭발 '앗 뜨거워' (3)

연구원들은 충전 중에 발화가 일어났다는 주장도 믿기 힘들다고 말했다. 배터리가 크게 망가진 반면, 상대적으로 충전기는 멀쩡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발화가 일어나면 대부분 그 자리에서 진행된다”라며, “충전기에서 튀어올라 팔에 떨어졌다”라는 장씨의 주장에 의문을 제기했다. 배터리 구조상 제자리에서 회전하며 연소할 수는 있으나 위로 튀어 오르며 ‘폭발’할 수는 없다는 것. 장씨가 화상을 입은 이유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장씨와 팬택측의 주장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장씨는 “애완견이 저지른 소행이 절대 아니며, 충전기에 꽂아둔 배터리가 저절로 폭발했다”라고 주장하고, 팬택측은 “외부충격으로 인한 사고가 분명하며, 사고 장소도 테이블 위의 충전기가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팬택 홍보팀 김문구 차장은 “양쪽의 의견을 모두 들어본 다음 판단하길 바란다”라며 언론들의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어느 쪽 말이 맞는지는 당사자들만 알 수 있을 뿐이다.

글 / IT동아 서동민(cromdandy@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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