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 500만 가입자 업고 탈바꿈할까?
바야흐로 IPTV 대중화 시대다. IPTV 가입자는 2012년 5월을 기점으로 5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IPTV 서비스를 시행한 지 3년 6개월 만에 이루어진 결과다. 아날로그 케이블이 500만 명을 넘는데 6년, 위성 방송이 300만 명을 넘는데 9년이 걸린 것과 비교하면 IPTV의 확산 속도는 매우 빠른 편이다.
IPTV, 다양한 콘텐츠 모은 종합선물세트
IPTV는 초고속 인터넷 망을 이용해 방송 및 다양한 콘텐츠를 텔레비전 수상기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일반 공중파, 케이블, 위성방송과는 다르게 원하는 시간에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마음대로 볼 수 있는 VOD(주문형 비디오)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인터넷 검색, 영화 감상, 홈쇼핑, 홈뱅킹, 온라인 게임, MP3 등 다양한 콘텐츠도 구비했다.
IPTV와 디지털 케이블 TV의 서비스가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이 둘을 같은 서비스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는데, 엄밀히 말하면 다르다. IPTV의 사업자가 통신사업자인 것과 달리, 디지털 케이블 TV의 사업자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이다. IPTV는 초고속 인터넷 망을 이용하지만, 디지털 케이블 TV는 방송용 전파를 이용한다. 또한 IPTV의 서비스 구역은 전국 단위이지만, 디지털 케이블 TV의 서비스 구역은 지역 단위(77개 구역)이다.
한편 IPTV와 ‘스마트 TV’를 혼동하는 경우도 많다. IPTV와 스마트 TV는 둘 다 인터넷 회선에 연결해 사용한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하지만 스마트 TV는 운영체제(OS)를 기반으로 각종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앱스토어, 유투브, SNS 등의 콘텐츠를 제공한다. 반면 IPTV에는 스마트 TV와 달리 운영체제가 탑재되어 있지 않다.
왜 적자였나?
이처럼 차세대 미디어로 각광받는 IPTV지만, 내실을 살펴보면 속 빈 강정과 다르지 않았다. 수많은 사람들이 IPTV를 사용하는데도 불구하고, 그 동안 적자 상태를 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가장 큰 요인은 IPTV 사업자들의 출혈 경쟁이다. 무리하게 요금 할인을 추진하다 보니 가입자당 평균 매출(이하 ARPU)이 낮아진 것이다. 특히 KT(Olleh TV)는 IPTV 가입자 수를 늘리기 위해 결합 상품 등으로 할인을 많이 해줬다. 이 때문에 예상 손익분기점인 300만 명을 넘어섰음에도 계속해서 흑자를 내지 못했다. SK브로드밴드(B TV)와 LG유플러스(U+ TV)의 사정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IPTV 사업자들이 유료방송 시장에 진입할 때, 케이블TV와 경쟁하기 위해 콘텐츠 공급 계약을 무리하게 한 측면도 있다. 예를 들면 IPTV 사업자가 지상파에 지급하는 재전송료는 가입자당 280원이다. 국내 IPTV의 ARPU가 1만원 내외인 점을 고려하면 지상파 재전송료가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높다.
따라서 IPTV 가입자가 500만 명을 돌파해야 실질적인 손익분기점에 도달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2012년 5월이 되어서야 비로소 흑자로 전환할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성공하려면 콘텐츠로 승부수
IPTV 가입자 500만 돌파는 IPTV 사업자에게 새로운 기회다. 그 동안 IPTV 사업자들은 VOD를 제외한 다른 콘텐츠를 많이 생산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수익을 바탕으로 더욱 다양한 IPTV 콘텐츠 및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IPTV 3사는 지속적인 기술 혁신과 N스크린, T-커머스(인터넷TV를 이용한 전자상거래), 양방향 광고, 소셜TV 등 다양한 융합 서비스를 내놓을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IPTV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여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IPTV의 주요 서비스였던 VOD는 디지털 케이블 TV에서도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가오는 스마트 TV 시장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IPTV만의 특징을 살릴 수 있는 콘텐츠 및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