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를 100개 넘게 부순다? '시뮬레이션'이라면 가능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스마트폰 '갤럭시'는 얼마나 튼튼할까? 사용자들이 한번쯤 가져볼 만한 의문이다. 궁금증을 해소할만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갤럭시를 직접 부숴보는 것이다. 그러나 비싼 돈 주고 구매한 제품을 부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심지어 제조사인 삼성전자에게도 직접 제품을 부수는 것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사용자가 제품을 사용하는 환경은 제 각각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환경에 맞춰 수백여 개의 제품을 부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때 소모되는 비용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엔지니어링 시뮬레이션’이다. 이를 통해 제품의 존재를 가정하고, 제품을 둘러싼 다양한 주변환경 및 상황을 입력해 제품이 얼마나 튼튼할지 파악할 수 있다. 즉, 직접 제품을 부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제품의 내구도를 확인하는 것만이 엔지니어링 시뮬레이션의 전부는 아니며, 특정환경하에서 제품이 얼마나 정상적으로 작동할지 확인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보자. 사람의 몸은 전파를 흡수하는 성질이 있다. 만약 이를 고려하지 않고 스마트폰을 설계하면,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손에 쥐는 순간 전파신호가 끊기는 현상이 나타난다(이를 속칭 휴먼 바디 이펙트라고 한다). 허나 인체에 무해한지 아직 검증이 확실히 되지 않은 전파를 마냥 강하게 설계할 수는 없으며, 적당한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이때 엔지니어링 시뮬레이션을 통해 정확한 타협점을 찾을 수 있다.
이렇게 다양한 장소에 활용되는 엔지니어링 시뮬레이션을 가능케 한 것이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이며, 이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업체가 ‘앤시스’다. 앤시스는 현재 업계 1위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으며, 삼성, LG, 현대, 포스코, 두산중공업 등 국내 주요 대기업 및 포춘지 선정 100대 주요 기업 중 97군데에 자사의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고 있다.
2012년 6월 1일, 앤시스의 CEO 짐 캐시먼이 방한해 한국지사는 2년 연속으로 (지사 가운데) 성장세가 가장 높아 많은 지원 및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라며, (한국은) 제조업의 강세가 뚜렷한 국가인 만큼 앞으로도 엔지니어링 시뮬레이션 분야가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짐 캐시먼은 작년 국내 엔지니어링 시뮬레이션 분야의 규모는 806억 원 내외라며, 이 가운데 앤시스의 비중은 330억 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또한 2012년에는 한국 단독 성장만 440억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짐 캐시먼은 "시뮬레이션 주도의 제품 개발’이 기업들의 성공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제품 개발 과정 초기부터 시뮬레이션을 도입하면 시행 착오 과정을 줄여 제품을 보다 신속하게 출시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개발 시간을 단축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