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콤, 이제는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불러달라
2012년 5월 10일, 나우콤(대표 서수길)은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63컨벤션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12년 1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향후 전망 및 사업 계획 등을 발표했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각 언론 매체의 기자들뿐만 아니라, 증권가 애널리스트 및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특히, 작년 11월 서수길 대표이사의 취임 이후 첫 공식행사라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서 대표는 직접 단상에 올라 지난 사업 실적과 2012년 사업 계획에 대해서 설명했다. 그는 “아직 나우콤이 보안 회사 또는 IT 회사 정도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나우콤은 엔터테인먼트 회사이자, 서비스 제공 회사이다”라며, “앞으로 나우콤은 SNS, 모바일, 커뮤니티를 바탕으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플랫폼으로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나우콤의 사업 전략, 이제는 플랫폼 시대
아프리카TV, 소셜 미디어 동영상 플랫폼으로 발전
먼저 서 대표는 나우콤이 서비스하고 있는 아프리카TV에 대해서 설명했다. 그는 “작년 말보다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일간 고유 방문자수(UV) 150만 명을 기록했다. PC 사용자를 포함하면, 일간 UV는 150만 명이 넘는다. 유투브의 국내 일간 UV 140만 명을 넘어선 기록이다”라며, “유투브와 유사한 국내 동영상 서비스 제공 업체는 영업이익이 적자 수준을 면치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아프리카TV의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약 50%, 전년분기대비 33%의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영업이익을 내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가 아프리카TV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성장세를 바탕으로 나우콤은 아프리카TV를 비즈니스 모델의 플랫폼 형태로 서비스해 나갈 계획이다. 기존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처럼 광고수익을 중심으로는 미래가 없다는 것이 서 대표의 말. 그는 “현재 아프리카TV의 영업이익 중 60%는 광고가 아닌 별도의 비즈니스 모델(아이템 거래, 팬 커뮤니티 등)로 발생하고 있다”라며, “기존 매스미디어의 시청자 즉, 상대방이 전하는 정보를 일방적으로 받아들여야 했던 시청 문화가 변화했다. 이제는 쌍방간의 공유를 통해 시청자가 방송자고, 방송자가 시청자가 되는 시대다. 이에 맞는 플랫폼이 바로 아프리카TV다”라고 자신했다.
게임, 소셜네트워크 게임과 자생력 강화
서 대표는 아프리카TV에 이어 자사가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에 대해서 설명했다. 그는 “최근 테일즈런너의 동시 접속자 수가 15만 명, 카트라이더의 동시접속자 수가 10만 명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10대 초반의 청소년들이 즐기는 게임이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라며, “처음 인터넷을 통해 접하는 게임이 바로 테일즈런너이다”라고 말했다.
해외 서비스 계약 진행사항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현재 테인즈런너는 지난 2월 대만과 홍콩에 1백만 달러 계약을 했으며, 3/4분기에 중국 서비스도 계약할 예정이다. 헤블소드는 오는 6월 일본 계약을 앞두고 있으며, 카봇온라인은 3/4분기에 중국, 동남아, 일본 계약을, 피어온라인은 4/4분기 중국 판권 계약을, 그린비는 4/4분기에 중국, 동남아, 일본 계약을 예정해 두고 있다.
향후 나우콤은 지금처럼 캐쥬얼 게임을 주요 타겟으로 소셜네트워크게임(SNG)을 강화해 모바일 시장과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이를 위한 준비로 SNG 스튜디오에 투자 및 인수 작업과 자체 개발력을 증진시키고, 퍼블리싱 및 해외 서비스를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서 대표는 “웹 표준인 HTML5를 지원해 애플 iOS, 구글 안드로이드 등 모바일 운영체제에서도 원활하게 구동되는 웹 게임 개발을 기대해달라”고 설명했다.
미시시피, 개인 클라우드 음악 재생 서비스
아프리카TV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와 테인즈런너로 대표되는 다양한 게임 서비스와 함께 소셜네트워크 음악서비스인 미시시피(Misisipi)의 소식도 전했다. 오는 6월 28일 정식 서비스를 선보이는 미시시피는 무료로 제공하는 100GB의 웹 저장 공간에 개인이 사지고 있는 MP3 음악 파일을 넣어두고 언제 어디서든지 스트리밍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서비스다. 벅스뮤직이나 멜론과 같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와 비슷한 개념이다.
2012년 1분기 실적 발표
이날 나우콤은 2012년 1분기 실적결산 결과도 발표했다. 매출 149억 원, 경상이익 31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약 10%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신규 게임 개발 및 투자 증가로 전년동시대비 4억 원이 감소한 17억 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서 대표는 “2012년 예상 실적으로 매출 703억 원, 영업이익 90억 원을 달성하겠다”라고 자신했다.
특히, 서 대표는 “앞으로 전망이 불투명한 기존 사업을 정리해 투자 자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매각 대상은 CDN(Contents Delivery Network)과 웹하드 사업으로, 앞으로 아프리카TV, 소셜네트워크게임, 뮤직 SNS 서비스에 사업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의 눈으로 바라본 행사
나우콤은 모바일 시대에 맞춘 비즈니스 플랫폼 제공 서비스 업체로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의 완성된 서비스를 단순 제공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사용자가 직접 만들어 나가는 플랫폼은 지금의 SNS 문화와 잘 어울린다. 같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판도라TV도 올해 초부터 이와 유사한 서비스를 시작해 제공해 오고 있다.
한편, 서 대표는 망 중립성에 대한 열린 태도를 취해 눈길을 끌었다. 최근 이통사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무선데이터 트래픽으로 인해 스마트TV나 포털 서비스 업체 등과 마찰을 이루고 있는 것과는 조금 다른 태도였던 것. 서 대표는 “모바일 서비스를 점차 강화하는 나우콤에게 이통사가 현실적인 망중립성 논의를 하자는 제안을 해오면 어떻게 하겠느냐”라는 본 기자의 질문에, ”현실적인 문제를 접목해 대화를 나눠야 한다는 것에 일정부분 동의한다”라며, “ISP와 ICP가 모두 윈윈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나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나우콤은 지금 모바일 시대에 맞춰 의미 있는 변화를 꾀하고 있다. 앞으로 이 변화가 어떤 결과를 이뤄낼지 지켜볼 일이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