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치 스마트폰 대전, 내게 맞는 제품은 무엇?
2009년 말, 삼성전자의 옴니아2와 애플의 아이폰3Gs이 국내에 출시되며 본격적으로 시작된 스마트폰 열풍은 약 2년여가 지난 지금 전 국민의 절반에 가까운 2,500만 명 시대를 열었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스마트폰 보급률이다. 전세계 휴대폰 제조사 1, 2위를 다투는 삼성전자, LG전자의 안방 무대이기도 하거니와 세계에서 이동통신 인프라가 가장 잘 구축된 국내 시장의 특수성이 가져온 결과다. 때문에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세계 각국 스마트폰 제조사의 경쟁 무대가 되었고, 최신 트렌드를 미리 엿볼 수 있는 각축장이 되었다.
이러한 국내 시장의 올해 스마트폰 트렌드는 ‘대화면’이다. 기존 3세대(3G) 보다 최대 5배 빨라진 데이터 전송속도의 4세대(4G) 이동통신 LTE의 보급과, 듀얼코어,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해 스마트폰의 성능이 향상되면서 발생한 결과다. 동영상을 예로 들어보자. 전송속도가 빠른 LTE의 보급으로 이제는 풀 HD급 화질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감상할 수 있다. 그리고 스마트폰 성능이 향상됨에 따라 동영상을 재생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 즉, 양질의 콘텐츠를 손쉽게 접할 수 있게 되면서 스마트폰 화면은 자연스럽게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렇게 커지고 있는 스마트폰 화면 크기의 마지노선을 5인치로 바라보고 있다. 한 손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휴대하기에 불편하지 않은 크기다. 더 이상 커지면 주머니에 넣기 힘들다. 한 때 5인치 크기의 스마트폰을 ‘태블릿폰’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태블릿폰이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크기의 중간에 위치한 제품군을 일컫는다. 최근 선보이고 있는 5인치 크기의 스마트폰이 여기에 속한다. 그렇다고 단지 '화면 큰 스마트폰’, ‘화면 작은 태블릿PC’가 아니다. 각 제품의 특징과 차별점이 분명한 개성 넘치는 모바일 기기들이다.
델 스트릭, 국내 최초의 5인치 스마트폰
국내에 가장 처음 5인치 스마트폰을 출시한 제조사는 삼성전자도 LG전자도 아니었다. 바로 글로벌 PC 제조사 델이다. 지난 2010년 12월, 델은 안드로이드폰 스트릭(Streak)을 선보이며 태블릿폰이라고 홍보했다. 스마트폰+태블릿PC라는 뜻이다. 이는 노트북을 구분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노트북은 일반적으로 12인치 이하는 휴대성을, 15인치 이상은 성능을 강조한 제품군으로 구분한다. 그리고 두 제품군 사이에 있는 13~14인치 노트북은 휴대성과 성능의 밸런스 형태로 구분한다. 스트릭은 바로 13~14인치 크기의 노트북과 같다.
시장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당시 스마트폰의 가장 큰 화면은 4인치 정도였기 때문에, 스트릭의 5인치 화면은 ‘넓다’는 그 자체로 신선했다. 그리고 세로 화면을 기본으로 쓰는 스마트폰과 달리 스트릭은 가로 화면에 초점을 맞춘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탑재해 편의성을 높였다. 또한, 다른 스마트폰과 같은 480x800 해상도를 지원했지만, 더 많은 정보를 화면에 담아내었다. 예를 들어 같은 인터넷 페이지를 열어도 화면 아래에 더 많은 정보가 표시되었고, 홈 화면에 보이는 애플리케이션 숫자도 더 많았다. 7인치 크기의 갤럭시탭이 4인치 크기의 갤럭시S와 같은 화면을 단지 크게 보여주는 것과는 달랐다.
스트릭을 언급한 이유는 국내 최초의 5인치 스마트폰이라는 점 이외에도 최근 다양한 5인치 스마트폰이 인기를 끌면서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외산 기업이기 때문에 국내 업체와 달리 A/S 대응이 늦고, 최신 스마트폰보다 성능이 낮다는 단점이 있다.
스카이 베가 넘버 5, 태블릿폰은 이렇게 사용하라
국내에 두번째로 선보인 5인치 스마트폰은 스카이의 베가 넘버5다. 2011년 7월 선보인 제품으로 대화면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점을 부각한 것이 베가 넘버5의 장점이다. 아직까지 최신 스마트폰으로 분류할 수 있기에 기본 사양도 나쁘지 않다. 안드로이드 2.3버전(진저브레드)에 퀄컴 1.5GHz 듀얼코어 프로세서와 16GB 내장 메모리, DDR2 1GB 메모리 등을 탑재했다.
베가 넘버 5의 특징은 크게 다섯 가지 정도다. 첫째는 맵피의 실시간 교통정보(TPEG) 기능을 제공하는 3D 내비게이션을 탑재했다는 점이며, 둘째는 북큐브, 예스24, 전자잡지 스토어 모아진 등 국내 최초로 통합 서적 검색을 지원해 입점 서점의 콘텐츠를 한번에 검색하는 전자책 기능을 탑재했다는 점이다. 셋째는 비즈니스맨을 위한 모바일 오피스 기능으로 MS의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등 과 PDF, 한글 파일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넷째는 교육에 특화된 국내 유명 교육 사이트 15개를 한 곳에 모은 교육 특화 기능 앱과 전자사전 기능이며, 마지막으로 다섯째는 세계적인 게임업체 게임로프트와 제휴해 3D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부가 기능으로는 모바일 결제가 가능한 NFC 기능과 지상파 DMB 등을 탑재했다.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 마치 공책에 필기를 하는 것처럼
2011년 11월에 출시한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는 5인치 스마트폰의 경쟁을 가장 핫(hot)하게 달군 제품이다. 델 스트릭, 베가 넘버5가 다시 한번 주목받은 점도 갤럭시 노트의 등장과 무관하지 않다. 그만큼 갤럭시 노트는 5인치 스마트폰 경쟁의 선두 주자격인 제품이다. 작년 12월 29일, 출시 한달 만에 전세계 시장에서 100만 대 판매를 돌파한 제품으로 지금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제품 기본 사양도 높다. 갤럭시 노트는 5.3인치의 HD 슈퍼아몰레드 디스플레이(해상도 1,280x800. 16:10 비율), 1.5GHz 듀얼코어 프로세서, 32GB 내장 메모리를 탑재했다.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2.3버전이지만, 조만간 안드로이드 4.0버전(아이스크림 샌드위치)으로 업그레이드 될 예정이다. 여기에 2,500mAh의 대용량 배터리 2개가 기본 제공된다. KT에서 잠시 3G로 출시되기도 했지만, 공식적으로는 LTE로만 출시된다.
갤럭시 노트의 가장 큰 특징은 함께 제공하는 스타일러스 펜 ‘S PEN’이다. S PEN은 타블렛 전문 업체 와콤의 디지타이저 기술을 적용해 128단계의 압력을 감지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해 실제로 공책에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것처럼 다양한 형태의 메모를 남길 수 있으며, S PEN의 기능을 뒷받침하는 전용 메모 애플리케이션 ‘S MEMO’도 기본 탑재하고 있다. 다른 5인치 스마트폰에 ‘필기’ 기능을 가장 잘 구현한 것이 갤럭시 노트다.
LG전자 옵티머스 뷰, 4:3 화면 비율의 가장 큰 화면
가장 최근인 2012년 2월에 선보인 옵티머스 뷰는 LG전자의 전략 제품이다. 와이드 비율의 화면을 탑재한 기존 5인치 스마트폰과 달리, 4:3 비율의 화면(해상도 1,024x768)을 탑재했다. 4:3화면은 와이드 화면보다 같은 면적 당 표시할 수 있는 정보량이 많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 것이 장점이다. 즉, 4:3 화면은 전자책이나 인터넷 웹페이지 등 화면을 볼 때 가독성이 높다. 지금까지 출시한 5인치 스마트폰 중 가장 화면 크기가 크다. 다만, 그만큼 가로 길이는 길다.
가장 큰 화면 크기지만, 보기보다 휴대가 불편하지 않다. 일단, 넓게 보이는 편안함이 손에서 느껴지는 불편함을 상쇄한다는 평가다. 실제 두께도 8.5mm로 슬림하다. 무게도 기존 4인치 크기의 스마트폰과 20~30g 정도 차이 나는 168g으로, 여성 사용자가 들고 사용하기에도 큰 무리가 없다는 평가다.
옵티머스 뷰는 퀄컴 1.5GHz 듀얼코어 프로세서, 32GB 내장 메모리, 800만 화소 카메라, 안드로이드 2.3버전 운영체제 등을 탑재했다. 기본사양은 갤럭시 노트와 크게 다르지 않다. 5월 말 혹은 6월 초에 안드로이드 4.0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한가지 차이점은 배터리 용량이다. 기본 배터리 용량은 2,080mAh이지만, 기본 배터리보다 오래 쓸 수 있는 옵티머스 뷰용 4,000mAh의 대용량 배터리를 추가로 출시할 예정이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