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B 3.0 대중화 노린 씨게이트 고플렉스 울트라포터블

김영우 pengo@itdonga.com

사진이나 음악, 동영상 등의 멀티미디어 콘텐츠의 품질이 하루가 다르게 향상되면서 이들 콘텐츠들을 담기 위한 저장 장치의 용량 역시 커지고 있다. 몇 년 전에는 수십 GB(기가가이트) 용량의 하드디스크도 충분했지만 지금은 GB의 1,000배인 TB(테라바이트)급 정도는 되어야 대용량 취급을 받는다.

그런데 콘텐츠의 용량은 날이 갈수록 커지는 반면, 이를 다루는 IT기기의 크기는 오히려 작아졌다. IT기기의 대명사인 PC만 하더라도 요즘은 데스크탑 보다는 노트북이 시장의 주력이다. 노트북 같은 소형 기기는 휴대하긴 편해도 내부 저장공간이 작고, 나중에 이를 확장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데스크탑 같은 경우엔 3~4개 이상의 하드디스크를 달 수 있지만 노트북은 1개만 달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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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노트북을 주로 이용하면서 대용량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다루는 사용자들은 외장하드의 구매를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 외장하드는 기존의 하드디스크를 휴대용으로 만든 것으로, 복잡한 이용 과정 없이 USB 포트에 꽂기만 하면 간단하게 PC의 저장공간을 확장할 수 있으며, 노트북과 데스크탑 간에 대용량 데이터를 옮기는데도 매우 편리하다. 물론 USB 메모리도 특성은 비슷하지만 저장 용량면에서 외장하드와는 비교할 수 없다.

특히 요즘 나오는 1,000만 화소급 이상의 DSLR 카메라는 최대 화질(RAW 기준)로 촬영할 경우 이미지 파일 하나의 용량이 20MB를 달할 정도로 많은 저장공간을 요구한다. 카메라 내부에 장착하는 메모리카드 용량은 몇 GB 정도이니 아무 생각 없이 셔터를 눌러댔다간 용량이 꽉 차서 정작 중요한 순간을 찍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상당수의 DSLR 카메라 이용자들은 현장에서 곧장 사진의 편집이 가능한 노트북, 그리고 고화질 이미지를 많이 저장할 수 있는 대용량 외장하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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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디스크 업계의 큰손인 씨게이트(Seagate)가 최근 선보인 프리에이전트 고플렉스 울트라포터블(FreeAgent GoFlex Ultra- Portable) USB 3.0(이하 고플렉스 울트라포터블)은 이런 사용자들을 노린 제품이다. 외부 전원이 필요 없고 휴대성이 높은 2.5인치 규격이다. 그리고 10만 원 근처에 부담 없이 살 수 있는 500GB 모델부터 동급 최대 수준인 1.5TB 모델까지 나와있다. 여기에 최신 고속 인터페이스인 USB 3.0을 갖추고 있어서 내장형 하드디스크와 다름없이 빠르게 데이터를 옮길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2.5인치 외장하드 중 최상위 급인 1.5TB 모델까지

리뷰에 사용한 제품은 고플렉스 울트라포터블 시리즈 중 최상위 제품인 1.5TB 모델이다. 데스크탑에 주로 쓰이는 3.5인치 하드디스크는 1TB, 2TB를 넘어 3TB 제품까지 등장했지만 노트북에 주로 쓰이는 2.5인치 하드디스크는 아직도 1TB 이하의 제품이 시장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2.5인치 하드디스크는 외장하드용으로도 많이 쓰이는데, 이 때문에 시중의 외장하드 역시 1TB를 넘는 제품이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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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용량 때문인지 다른 2.5인치 외장하드에 비하면 두께가 약간 두꺼운 편이지만, 휴대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고, 2.5인치 외장하드 중에 이 정도로 용량이 큰 제품은 극히 드물다. 이 정도는 감수할 만하다.

USB 3.0 지원하는 분리형 커넥터 기본 제공

요즘 나오는 씨게이트 외장하드의 특징 중 하나라면 PC와 연결되는 인터페이스를 교체할 수 있는 분리형 커넥터다. 이번에 리뷰한 고플렉스 울트라포터블에는 USB 3.0 규격의 커넥터가 기본 내장되어 있는데, 이 외에도 씨게이트는 교체가 가능한 eSATA, IEEE1394 등 다양한 방식의 커넥터를 별도로 판매하고 있어 이용자의 PC환경에 맞춰 커넥터의 교체가 가능하다. 다만, 요즘 USB 3.0이 가장 신형 인터페이스이고 향후 전망도 밝기 때문에 웬만해선 따로 비용을 들여 다른 커넥터를 살 사용자는 적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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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B 3.0(5Gbps)은 이론적으로 기존의 USB 2.0(480Mbps)에 비해 이론상 최대 10배 빠르게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다만, USB 3.0은 최근 출시되는 노트북에만 달린 신형 인터페이스라서 USB 2.0만 지원하는 구형 노트북을 가진 사용자들은 혹시나 자신의 노트북과 호환이 되지 않을 것을 걱정할 수 있다. 그러나 USB 3.0은 내부적으로 USB 2.0과 호환되므로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물론, 외장하드가 USB 3.0 규격이라도 PC 쪽이 USB 2.0 규격이라면 데이터 전송 속도 역시 USB 2.0 수준으로 떨어진다. 하지만 아예 사용하지 못하는 것보단 훨씬 나을 것이다.

RAW 이미지 1,500장도 10분 만에 전송, DSLR 사용자 주목

USB 3.0과 USB 2.0 포트를 함께 갖춘 LG전자의 A530 노트북에 고플렉스 울트라포터블을 꽂고 성능을 테스트해 보았다. 윈도 7 환경에서 USB 3.0과 USB 2.0 포트에 번갈아 고플렉스 울트라포터블을 꽂아보니, 10여 초 정도 걸려 하드웨어를 감지하고 드라이버를 자동 설치하는 과정을 거친 후 곧장 사용이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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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트북에는 니콘 D7000 DSLR 카메라에서 찍은 RAW 이미지 1,500여 장이 담겨있었다. 총 35GB 정도인데, 이를 고플렉스 울트라포터블로 복사하는 작업을 하며 작업이 끝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을 측정했다. 한번은 USB 2.0 포트를 통해, 또 한 번은 USB 3.0 포트를 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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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트 결과, USB 2.0 환경에서는 파일 복사 작업을 끝내는데 27분 25초가 걸린 반면, USB 3.0 환경에서는 이보다 2.5배 정도 빠른 10분 30초 만에 작업을 마칠 수 있었다. 이론상의 수치인 10배까지는 아니지만 USB 3.0의 데이터 전송속도가 확연히 빠른 것은 사실로 증명된 셈. 그리고 이 테스트를 통해 총 3,000여 장의 RAW 이미지가 전송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고플렉스 울트라포터블의 전체 용량 중 95% 정도가 여전히 비어있었다. 1.5TB는 정말 큰 용량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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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이번 테스트에 사용한 RAW 규격 이미지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JPEG 규격 이미지에 비해 화질이 우수하지만 파일 용량은 10배에 이르기 때문에 저장공간이 부담되고, 이를 다른 장치로 전송하는데 시간도 오래 걸린다. 그래서 일부 전문가들은 RAW 이미지를 좀처럼 쓰지 않는 편인데, 고플렉스 울트라포터블같이 USB 3.0과 대용량을 갖춘 외장하드가 있다면 이런 부담이 한결 줄어들 것 같다. 위의 테스트 결과 결과대로라면 고플렉스 울트라포터블에는 총 6만 장 정도의 RAW 이미지, 혹은 같은 화소의 JPEG 이미지 60만 장 정도를 담을 수 있다.

백업, 동기화 기능 가진 응용 소프트웨어 기본 제공

그 외에 고플렉스 울트라포터블에는 외장하드 이용에 도움을 주는 대시보드(Dashboard)의 설치파일이 내장되어 있다. 여기에는 PC 내의 파일을 백업하고 이를 나중에 쉽게 복원할 수 있는 ‘인스턴트 백업(Instant Backup)’, 그리고 PC와 외장하드 사이의 파일을 자동 동기화시키는 ‘메메오 싱크(Memeo Sync)’, 그리고 지인들끼리 미디어 파일을 공유할 수 있는 ‘메메오 쉐어(Memeo Share)’ 등의 응용프로그램이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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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인스턴트 백업을 제외하면 나머지 응용프로그램들이 사용기한에 제한이 있는 시험판이라 아쉽다. 그래도 어차피 대다수의 사용자들은 외장하드를 단순 데이터 보관용으로 쓰니 이 정도는 큰 단점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성능과 용량, 가격 면에서도 만족할 만

씨게이트 프리에이전트 고플렉스 울트라포터블 USB 3.0 고속 인터페이스와 대용량을 함께 갖추는 등 요즘 외장하드의 트랜드를 충실하게 보여주는 제품이다. 특히 최대 1.5TB의 용량은 2.5인치 규격 외장하드 중에서 최상위급이며, 교체가 가능한 탈착식 커넥터를 기본 지원해 활용폭을 넓힌 점도 눈에 띈다.

이는 특히 대용량 멀티미디어 파일을 자주 다루는 DSLR 카메라 사용자나 동영상 편집 전문가에게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USB 메모리의 용량이 커지고 온라인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클라우드 서비스의 이용폭도 확대되고 있지만, 직접 대용량 데이터를 담고 옮기고, 소유하는 것을 중시하는 사용자들은 많다. 이런 사용자들이 있는 이상, 외장하드의 대용량화, 고속화는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 가격도 500GB 제품이 10만 원 근처, 1.5TB 제품이 22만 원 근처에 팔리고 있는데(2012년 3월 인터넷 최저가 기준), 이 정도면 씨게이트의 이름값, 그리고 최근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하드디스크의 시세에 비해 납득할만한 수준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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