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콘이 말하는 2011년과 2012년 디지털 카메라
2012년 2월 8일, 니콘은 일본 도쿄에 위치한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시장에 대한 전략과 2012년 선보일 콤팩트 카메라 신제품 9종을 발표했다. 이번 기자간담회는 일본 요코하마에서 2월 9일부터 열리는 국제 카메라 영상 쇼 ‘CP+’의 전초전 역할이다.
CP+는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일본에서 개최되었던 PIE(Photo Imaging Expo)에서 분리된 카메라 영상 기기 공업회가 2010년 이후 단독으로 개최하고 있는 전시회이다. 국내 및 세계 시장에서 디지털 카메라를 이끌고 있는 두 기업, 니콘과 캐논이 CP+에서 주요 신제품을 발표하고 있다. 이외에 후지필름, 올림푸스 등 다양한 카메라 관련 기업이 이 행사에서 제품 시연회를 여는 등 신제품 발매 및 다양한 소식을 전하고 있다.
2011년, 니콘을 알렸다
니콘이미징코리아 우메바야시 후지오 사장의 첫 마디는 “안녕하세요”였다. 그는 일본을 방문한 한국 기자를 상대로 한국말로 인사를 건네며, 니콘의 근황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2011년 3월 동일본 지진, 10월 태국 홍수 등 많은 일이 있었으며 니콘도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한국에서 보내준 도움과 관심 덕에 피해 상황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현재 태국 홍수로 인한 공장 침수 피해는 정리가 끝났으며, 정상 가동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서 그는 “2011년 니콘은 한국 시장에서 YG엔터테인먼트와의 제휴, 프로야구단 두산과의 업무 제휴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쳐왔다. 특히, 각각의 타깃층에 맞는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이는 전략을 펼쳤다”라고 설명을 시작했다.
콤팩트 카메라, 1위 바짝 추격 중
우메바야시 사장은 한국의 콤팩트 카메라 시장이 점차 축소되는 상황에서도 니콘의 경쟁력은 굳건하다고 주장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현재 콤팩트 카메라의 판매량은 스마트폰의 위협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하락세다(스마트폰의 카메라 성능이 향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카메라 성능이 아무리 향상돼도 순수 콤팩트 카메라의 영역을 침범할 정도는 아니라는게 그의 견해다. 그는 “콤팩트 카메라 시장이 축소되는 더 큰 이유는 제품 수명이 늘어나 교체 주기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며, “이는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출시해 극복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니콘의 콤팩트 카메라 브랜드 쿨픽스는 시장 점유율을 늘려나가고 있다. 고객이 원하는 바를 담은 제품은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니콘은 올해 다양한 라인업을 출시해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줄여나갈 계획이다. 그의 말에 의하면 니콘은 2011년 4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9개월 동안 한국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점유율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니콘의 차이는 20% 정도. 삼성전자가 약 40%이며, 니콘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3위는 소니와 캐논이 경합하고 있다.
미러리스 카메라, 아직 알리는 시기
지난해 니콘은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 뒤늦게 진출했다. 그는 “니콘이 선보인 미러리스 카메라 니콘 1의 뛰어난 디자인과 화질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라며, “지난 2011년에는 니콘 1의 브랜드 인지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했다면 올해에는 니콘 1의 라인업을 확대하고, 제품 품질을 개선해 미러리스 시장에서 20% 이상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 미러리스 시장에서 니콘이 차지하고 있는 점유율은 10% 정도다.
니콘 1은 올해 니콘이 글로벌 시장을 상대로 선보인 (미러리스 카메라의) 야심작이었다. 미국 시장에서는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 점유율 40%로 1위를 차지했으며, 유럽 시장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유럽 국가 중 스위스에서는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시장에서 거둔 성적은 그리 좋지 못했다는 평가다.
DSLR 카메라, 1위 노린다
DSLR 카메라 시장은 우메바야시 사장이 가장 기대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다. 니콘 D시리즈의 라인업을 강화해 한국 시장 1위로 발돋움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얼마 전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은 최상급 모델 D4에 이어, 며칠 전 D800을 출시했다”라며, “이게 끝이 아니라 올해 안에 중급, 보급형 제품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자연재해로 인해 공급이 지연되고 있지만, 올해부터는 공장이 정상 가동되면서 점차 공급이 개선될 전망이다.
니콘은 한국 DSLR 카메라 시장에서 10년여 동안 캐논에게 1위 자리를 내주고 있다. 하지만 전 세계 시장에서는 니콘과 캐논의 격차는 그리 크지 않다. 오히려 일본 내 시장 점유율은 니콘이 더 높다. 작년 한 해 동안은 미러리스 카메라 니콘 1의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하기 위해 나섰지만, 올해는 DSLR 카메라 시장에서 D4, D800 등 최상급 모델을 시작으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겠다고 약속한 만큼 그 격차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다만 2월 16일 예정됐던 D4의 발매일은 3월 15일로 연기되었다. 그는 “상품 구매를 기다리고 있던 고객들에게 죄송할 따름”이라며, “제품 발매 연기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요구받은 수량이 많은데, 동일본 지진 및 태국 홍수로 확보한 물량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올해는 전 세계인의 이목이 주목되는 런던올림픽이 열린다. 이를 활용해 시장점유율을 늘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콤팩트 카메라 및 미러리스 카메라, DSLR 카메라 등 모든 디지털 카메라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니콘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더욱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확충해 노력해 나가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2012년 콤팩트 카메라 9기종 발표
우메바야시 사장의 뒤를 이어, 마에다 에이사쿠 개발본부 제3설계부 제너럴 매니저가 올해 선보일 콤팩트 카메라에 대해서 발표했다. 새로 선보일 콤팩트 카메라는 총 9종으로 P시리즈 2종(510, 310), S시리즈 6종(9200, 6300, 4300, 3300, 2600, 30), L시리즈(810) 1종이다.
그는 “이 콤팩트 카메라들의 특징은 고배율”이라며, “P510은 기존 모델 36배에서 42배로, L810은 기존 모델 21배에서 26배로 강화되었으며, 보급형 모델 S4300, S3300은 기존 5배에서 6배로 광학줌이 강화되었다”라고 밝혔다. 또한 “줌으로 멀리 있는 피사체를 가깝게 찍을 수 있으려면 손 떨림 보정 기능이 필수이기에 렌즈 시프트식 손 떨림 보정 기능(LVR)을 탑재했다”라고 밝혔다.
P510은 망원 성능의 고배율을 자랑하는 프리미엄 콤팩트 카메라로, 풀HD 영상도 촬영할 수 있다. 그리고 자동 연사 합성 기술을 이용해 풍경 사진 및 접사(근거리 촬영) 시에도 노이즈를 억제해 피사체를 선명하게 촬영할 수 있다. GPS 및 로그 기능도 탑재했다.
P310은 f/1.8 렌즈를 마음껏 조절하는 것이 특징이다(어두운 곳도 밝게 촬영할 수 있다).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을 설정할 수 있는 펑션 버튼을 사용할 수 있으며, 화장 편집 및 색감 보정 효과 등을 기본 탑재했다.
중급형인 S9200은 18배 광학줌 기능을 탑재했으며, 제품 두께는 30.6mm로 휴대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여러 사진을 연결해 하나의 파일로 저장할 수 있는 동영상 편집 기능 및 풀HD 동영상 촬영 기능 등을 탑재했다.
올해 니콘은 다양한 콤팩트 카메라를 준비 중이다. 각 콤팩트 카메라는 제품 가격에 따라 카메라 화소 수 및 해상도 등 성능을 차별화하고 생활 방수 등을 추가하는 식으로 기능 상에 차이점을 둘 계획이다. 한마디로 다양한 제품 라인업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카메라를 준비하겠다는 것.
이는 콤팩트 카메라뿐만 아니라 미러리스 카메라, DSLR 카메라에도 적용된다. 디지털 카메라 제품 전체를 다양한 라인업으로 가져가겠다는 전략이다. 과연 니콘의 이러한 제품 다양화 전략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지 지켜볼 일이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