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메모리, 램디스크로 일하게 하라

PC의 메모리(RAM) 가격이 ‘껌값’인 요즘이다. 지난해 8월부터 하락하기 시작한 메모리 가격은 현재(2012년 1월) DDR3 4GB 용량 기준으로 데스크탑PC용은 21,000원(최저가 기준), 노트북용은 이보다 저렴한 20,700원이다. 이는 2GB 용량 두 개를 살 때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고성능PC나 노트북에 탑재되던 8GB 메모리 용량도 이젠 4만 원 정도면 꾸밀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처럼 메모리 가격이 저렴해지면서 메모리를 추가로 구매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메모리 용량이 클수록 윈도 부팅시간이나 게임 및 프로그램 실행 시간이 단축되고, 여러 작업을 동시에 할 때도 PC가 느려지는 문제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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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메모리, 램디스크로 일하게 하라 (1)

하지만 메모리 용량대비 PC 성능의 향상은 어느 정도 한정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메모리 용량이 많으면 PC 성능에 도움이 되는 것은 맞지만, 일정 수준을 넘어가면 일하지 않고 쉬는 메모리 용량도 많아진다는 얘기다. 보통 일반적인 작업, 예를 들어 인터넷 서핑을 하면서 동영상을 보고, 문서 작성을 동시에 해도 메모리 사용량은 2GB가 채 되지 않는다. 고사양을 요구하는 3D 게임을 즐기더라도 2GB를 조금 넘을 뿐이다. 수십 개의 대용량 사진 파일을 편집하거나 복잡한 어플리케이션을 동시에 실행해야 하는 전문가급 작업이 아니라면 일반 사람들에겐 4GB 용량도 차고 넘친다.

쉬는 메모리는 램디스크로 활용하자

쉬는 메모리를 일하게 만들어 PC 성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다. 주로 전문 직업군 종사나 PC 마니아가 사용하던 ‘램디스크(RamDisk)’가 그것이다. 램디스크는 메모리의 일정 용량을 하드디스크드라이브(이하 HDD)와 같이 저장장치로 쓸 수 있게 해주는 프로그램으로, 데이터를 읽고 쓰는 속도가 빠른 장점을 가지고 있다. 아래는 HDD와 램디스크로 설정한 메모리의 전송속도를 측정한 결과이다. 이를 보면 알 수 있듯 메모리의 속도(최대 읽기속도 4313MB/s)는 HDD보다(최대 읽기속도 106/MB/s) 약 40배 가량 빠른 속도를 갖추고 있다.

쉬는 메모리, 램디스크로 일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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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메모리, 램디스크로 일하게 하라 (2)

아울러 램디스크는 HDD는 물론 SSD(Solid State Drive: 반도체 기반 저장장치) 사용자들에게도 유용하다. 램디스크를 사용함으로써 SSD의 수명을 조금이나마 더 늘릴 수 있어서다. HDD와 달리 SSD는 그 특성상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횟수가 정해져 있어 어느 시점이 지나면 저장 공간이 점차 줄어들기 때문이다(SSD는 셀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구조로 되어 있고, 그 횟수도 정해져 있어 이를 넘기게 되면 해당 셀에는 더 이상 데이터를 저장할 수 없다).

임시파일 폴더를 램디스크로 바꾸는 것만으로 성능향상

메모리의 일정 부분을 저장장치로 활용할 수 있는 램디스크지만, 그렇다고 HDD(또는 SSD)와 같이 램디스크에 저장된 데이터가 계속 남아있지는 않다. PC 전원을 끄면 램디스크에 저장된 데이터도 삭제되는데, 이는 메모리가 휘발성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성 탓에 램디스크는 데이터를 보관하는 저장장치로 사용하기보다는 크고 작은 데이터가 주기적으로 쌓이고 삭제되는 임시파일용 저장공간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램디스크가 PC 성능을 높이고, SSD의 수명을 늘릴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램디스크는 그 종류도 매우 다양한 편인데, 여기에선 이중 무료로 배포되고 있는 데이터램의 램디스크 프로그램을 이용했다. 다른 램디스크 프로그램도 설정방법은 이와 비슷하니 램디스크를 설정하는데 큰 어려움을 없을 것이다.

프로그램을 설치한 뒤 이를 실행하면 램디스크로 사용할 메모리 용량과 파티션의 종류 등을 선택하는 창이 뜬다. 여기에서 신경 쓸 부분은 램디스크로 사용할 메모리의 용량이다. 데이터램의 램디스크는 메모리의 용량을 최대 3.4GB까지 램디스크로 사용할 수 있는데, 8GB 이상의 메모리가 탑재되어 있다면 3.4GB 모두 램디스크로 사용해도 되지만, 메모리 용량이 4GB라면 1GB 정도만을 설정하길 추천한다.

쉬는 메모리, 램디스크로 일하게 하라 (3)
쉬는 메모리, 램디스크로 일하게 하라 (3)

램디스크 기능

파티션

램디스크에서 파티션 종류는 FAT16이나 FAT32, NTFS를 선택할 수 있다. 이중 FAT16/32 파티션은 디지털카메라나 USB 메모리 등 주로 작은 크기의 파일을 저장할 때 사용되는 파티션이며(예전 도스나 윈도95/98/me 등의 운영체제에서도 주로 사용됐다), NTFS는 4GB 이상의 대용량 데이터를 지원한다(현재 대부분의 HDD는 NTFS 파티션을 사용한다). 때문에 대용량 데이터를 저장하기 위해선 NTFS 파티션이 필요하지만, 임시파일용 저장공간으로 활용한다면(이들 파일은 대부분 크기가 작기 때문에) FAT32를 선택해도 문제는 없다.

이미지 저장

램디스크로 할당된 메모리는 기본적으로 PC전원이 꺼지면 이에 저장된 데이터도 삭제된다. 하지만 램디스크 프로그램 중에는 PC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삭제되지 않는 ‘이미지 저장’ 기능을 지원하는 것도 있다. 이미지 저장 기능을 설정하면 PC를 종료할 때 램디스크에 저장되어 있는 데이터가 HDD(또는 SSD)로 옮겨지게 되며, PC를 다시 부팅하면 해당 데이터는 다시 램디스크로 이동한다. 하지만 갑작스런 정전으로 인해 PC의 전원이 꺼지게 되면 해당 기능이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고, 또 윈도 종료와 부팅 시 데이터를 옮기는데 시간이 걸리게 됨으로 PC 속도가 느려지는 단점도 있다.

쉬는 메모리의 용량을 램디스크로 할당했다면 다음으로는 윈도 임시파일과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임시파일 경로를 램디스크로 바꿔줘야 PC 성능을 높일 수 있다. 먼저 윈도 임시파일 경로는 ‘제어판->시스템 및 보안->시스템’에 있는 ‘고급 시스템 설정’에 들어가면 ‘고급’탭에 있는 ‘환경 변수’에서 변경할 수 있는데, 여기서 ‘TEMP’와 ‘TMP’의 경로(사용자 변수와 시스템 변수 모두)를 램디스크로 바꾸어주면 된다. 여기선 램디스크가 ‘D:’로 할당되어 ‘D:\TEMP’로 설정했다.

쉬는 메모리, 램디스크로 일하게 하라 (4)
쉬는 메모리, 램디스크로 일하게 하라 (4)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임시파일은 도구 메뉴(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 보이지 않는다면 F10키를 누르면 된다)의 인터넷 옵션에서 변경할 수 있다. 인터넷 옵션에서 ‘검색 기록’ 설정을 누르면 임시 인터넷 파일을 저장할 디스크의 크기와 폴더를 설정할 수 있다. 폴더는 램디스크로 설정된 저장장치를 선택하면 되며, 디스크 공간은 되도록 적게(50MB 정도) 설정해주는 것이 좋다. 디스크 공간을 너무 크게 설정할 경우 저장된 파일을 불러오는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쉬는 메모리, 램디스크로 일하게 하라 (5)
쉬는 메모리, 램디스크로 일하게 하라 (5)

윈도와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임시파일과 같이 데이터 저장 경로를 램디스크로 변경함으로써 성능을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은 여럿 있다. 사진 편집에 주로 사용하는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도 그 중의 하나이며, 워드나 엑셀, 파워포인트 등도 임시파일 경로를 램디스크로 변경할 수 있다. 또한, 램디스크를 임시파일의 저장장치용으로 사용해도 되지만, 대용량 메모리 사용자라면 이를 사진이나 동영상 편집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해도 성능향상을 맛볼 수 있다(단, 메모리 용량을 4GB 이상 사용할 수 있는 램디스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램디스크 사용시 주의사항

램디스크를 사용하게 되면 쉬는 메모리 용량을 이용해 PC 성능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그렇다고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바로 대용량 데이터를 내려받을 때 램디스크 용량이 충분하지 않다면 해당 파일을 내려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램디스크 용량이 1GB로 설정되어 있다면 그 이상의 데이터는 내려 받을 수 없다). 따라서 램디스크 용량을 넘어서는 데이터를 내려 받을 때는 전용 다운로드 프로그램을 이용하거나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아닌 구글 크롬과 같은 다른 브라우저를 이용해야 한다. 그나마 최근엔 대용량 파일의 경우 대부분 전용 프로그램으로 내려 받게 되어 있어 램디스크 용량이 4GB 정도로 설정되어 있다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글 / IT동아 천상구 (cheonsg@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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