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타임라인, 21세기에 부활한 그림일기
대표적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Social Network Service) ‘페이스북’이 새로운 서비스 ‘타임라인’을 선보였다. 타임라인은 이름 그대로 사용자가 지금까지 남긴 모든 글, 사진 등을 연대표(Timeline)처럼 시간 순서대로 정리해 보여주는 기능이다.
원래 페이스북의 기능 자체는 많은 사용자들이 어린 시절 경험한 ‘그림일기’와 다를 것이 하나도 없다. 그렇다, 사용자들은 21세기에 걸맞게 ‘크레파스’ 대신 ‘스마트폰’으로, ‘스케치북’ 대신 ‘페이스북’에 그림일기를 그리고 있는 것. 그러나 그림일기와 페이스북은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그림일기는 '보통 선생님과 공유(그것도 강제로!)' 했지만, 페이스북은 ‘사용자가 선택한 타인과 의견 및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SNS 페이스북의 핵심이다.
페이스북은 사용자의 의견 및 경험을 '기록'하는 것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즉, '공유'에 중점을 두고 있는 ‘트위터’와 그 활용법이 다르다. 기록 자체에 비중을 두고 있다 보니, 사용자는 과거에 남긴 글이나 사진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기능을 원했다. 이러한 사용자의 요구에 맞춰 등장한 서비스가 바로 타임라인이다.
타임라인, 누구라도 쉽고 간단하게
일기는 목차를 별도로 만들지 않는 이상 한눈에 살펴보기 어렵다. 반면, 타임라인은 지금까지 사용자가 페이스북에 남긴 모든 기록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목차를 자동으로 만들어준다. 상태, 사진, 장소, 중요이벤트, 사용자의 담벼락에 타인이 남긴 글, 심지어 타인의 글에 사용자가 남긴 댓글도 한데 모아 보여준다.
일단 타임라인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타임라인을 소개합니다' 웹페이지(https://www.facebook.com/about/timeline)에 방문해야 한다. 해당 페이지에 접속하면 타임라인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읽을 수 있고, 타임라인을 적용할 수 있는 버튼도 오른쪽 하단에서 찾을 수 있다. 버튼을 누르면, 별다른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기존의 ‘프로필’을 타임라인으로 변경할 수 있다.
타임라인으로 변경하면 가장 먼저 커버사진 기능이 추가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용자는 일기 겉면에 표지를 덧씌운 것처럼 페이스북 상단에 커버사진을 올릴 수 있다. 커버사진 바로 아래에는 기존 프로필에 있던 프로필사진, 거주지, 직장, 고향 등의 메뉴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단 ‘친구’ 메뉴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했으니 사용하는데 착오가 없길 바란다.
타임라인의 가장 큰 축은 가운데 반투명한 푸른색 선이다. 푸른 선을 기준 삼아 좌우에 사용자가 남긴 기록을 시간의 역순으로 정렬해서 보여준다. 현재(2012년 1월 25일 기준)부터 사용자의 출생일까지 아래로 내려가면서 남긴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사용자가 원한다면 정렬순서를 반대로 바꿀 수도 있다.
출생일까지 기록이 남아있는 것에서 눈치챈 사용자도 있겠지만, 특정한 시간을 지정해 사진을 올리거나 기록을 남기는 것도 할 수 있다. 일반적인 페이스북 사용자였다면 과거 기록은 학교를 졸업한 기록 정도만 남아있을 것이다. 이제 앨범 속에서 낡아가던 사진을 스캔하거나, 스마트폰으로 찍어서 페이스북에 올려보는 것은 어떨까?
페이스북이 미국에서 많은 인기를 얻은 이유는 재학중인 대학교 프로필을 통해, 서로의 기록을 공유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점차 공유할 수 있는 범위를 점차 늘려나갔다. 이번에 출생일까지 그 범위가 연장됨으로서, 사용자 개개인의 인생사 전부를 타인과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드디어 게시물 숨기기가 추가 되었지만…
각 게시물 오른쪽 상단에는 메뉴가 숨겨져 있다. 마우스 커서를 가져다 대면 숨겨져 있는 두 가지 메뉴 ‘게시물 크기조정’과 ‘수정 또는 삭제’가 나타난다. 수정 또는 삭제에는 기존 게시물의 날짜, 위치 변경뿐만 아니라 타임라인에서 숨기기 메뉴가 추가되었다. 이 메뉴를 이용해 타인과 공유하고 싶지 않은 게시물을 숨길 수 있다.
단, 국내 SNS '싸이월드'의 ‘비밀글’과 같은 기능은 아니다. 상대방뿐만 아니라 사용자 본인도 숨긴 글을 타임라인에서 확인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게시물 공유범위(나만 보기, 친구만, 전체 공개 여부) 설정은 아직 타임라인에서는 불가능하고 '활동로그' 또는 '뉴스피드' 메뉴에서 할 수 있다.
타임라인에는 사용자가 쓰고 있는 어플(어플리케이션)의 사용내역을 공유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되어 있다. 단, 페이스북 기반 어플에 한정되며, 대다수의 어플이 영문으로 제작되어 있어 국내 사용자가 쓰기에 조금 생소할 수 있으니 유의하도록 하자.
페이스북은 2011년 10월경 타임라인을 출시했지만, 그동안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아 사용자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25일 공지를 통해 타임라인을 적극적으로 알리기 시작했다. 앞으로 페이스북은 모든 사용자 프로필에 타임라인을 적용할 계획이다.
페이스북, 개인정보유출을 조심하라
개인정보유출은 모든 SNS에서 나타나고 있는 문제지만, 페이스북은 그 후유증이 한층 심하다. 예를들어 회사의 특정 정책에 대한 의견 및 특정인에 대한 비판을 페이스북에 남긴 이후, 회사의 상사나 특정인이 그 게시물을 보게 되는 경우다(미국의 경우 이에 따른 불이익 때문에 '표현의 자유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페이스북의 ‘알 수도 있는 사람’ 추천 기능은 친구의 주소록을 기반으로 한다. 따라서 페이스북은 학교 동문이나 직장 동료 등을 최우선으로 추천해 준다. 이 링크를 타고 들어온 타인이 사용자가 남겨둔 기록을 살펴볼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다시 말하자면, 페이스북에는 친구나 직장상사의 뒷담화는 올리지 않는 것이 현명한 처사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