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8 기반 태블릿PC,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자 포럼을 통해 윈도8 기반 태블릿PC(이하 윈도8 태블릿PC)가 반드시 갖춰야 할 하드웨어 최소사양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윈도8 태블릿PC의 최소사양은 현존하는 최고 수준의 태블릿PC의 사양을 훌쩍 뛰어넘는다. 해상도는 반드시 1366x768보다 높아야 하고, 다이렉트3D 10이상을 지원하는 그래픽 프로세서가 들어있어야 하며, 윈도8이 설치될 공간 외에도 10GB의 용량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그 외에도 충족해야 할 사항이 많다.
이렇게 윈도8 태블릿PC의 기준을 빡빡하게 구성한 이유는 운영체제(Operating System, 이하 OS) 업데이트를 지장 없이 하기 위함이다. 원래 마이크로소프트는 하드웨어 개발은 제조사에 맡기고 소프트웨어는 직접 관리한다. 이러한 시스템을 태블릿PC 시장에도 적용하다보니 요구사항이 많아진 것이다.
반면 구글은 안드로이드의 업데이트 책임을 제조사에게 넘겼다. 따라서 하드웨어 사양을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다. 또 iOS는 애당초 애플만의 소프트웨어이기 때문에 업데이트를 스스로 책임진다. 대신 타 제조사들은 쓸 수 없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선택한 방법은 두 회사의 중간이다.
윈도8과 안드로이드 동거는 안돼
공개된 정보 가운데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보안문제가 우려되는 만큼 타 OS의 설치를 금지한다’는 부분이다. 다시 말해 윈도8과 안드로이드를 같이 쓰는 것(멀티부팅)을 막겠다는 것이다. 두 OS의 관리주체가 달라서 생기는 혼선을 미연에 방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멀티부팅이 보안에 취약하다는 주장에 근거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번 CES 2012에서 선보인 레노버 ‘씽크패드 X1 하이브리드’는 윈도7과 안드로이드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노트북이다. 하지만 보안상 문제가 발생한 적은 없다. 따라서 보안을 위해 타 OS의 설치를 막겠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주장은 안드로이드의 보급을 경계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최소사양, 어지간한 태블릿PC 이상
마이크로소프트는 최소 1366x768 이상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할 것을 요구했다. 현재 대다수의 태블릿PC의 해상도가 1024x768에서 1280x800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첫 허들부터 상당히 높다. 5군데 이상의 멀티터치를 동시에 인식할 수 있는 정전식 멀티터치 패널도 탑재해야 한다.
이외에도 와이파이(Wi-Fi)에 연결할 수 있는 무선랜 및 블루투스 4.0 + LE(저전력), 다이렉트3D 10을 지원하는 그래픽 프로세서, 720P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약 120만 화소 이상), 나침반, 3축을 인식하는 가속센서, 중력센서, 조도센서, 스피커(모노여부 관계없음)를 탑재해야 한다. 기존 태블릿PC는 단가를 낮추거나, 얇은 디자인 등을 위해 이 가운데 몇몇 부품 및 기능을 빼는 경우가 있다.
또, 윈도8을 업데이트하기 위한 공간 10GB도 확보해야 한다. 윈도8의 용량이 상당히 크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또, UEFI 펌웨어(신형바이오스, 참고기사 : http://it.donga.com/openstudy/7834/)도 필수적으로 탑재해야 한다.
미니멀리즘? 사용자편의가 우선!
윈도8 태블릿PC는 반드시 5개의 물리적 버튼(슬립버튼을 겸하는 전원버튼, 화면회전잠금버튼, 윈도버튼, 음량증가/감소 버튼)을 지원해야 한다. 이 가운데 윈도버튼은 아이패드나 안드로이드 태블릿PC의 홈 버튼과 용도가 같다. 화면회전잠금버튼은 국내에 발매중인 삼성전자의 윈도 기반 태블릿PC ‘슬레이트7’ 및 아이패드에도 있다.
이는 외부 버튼이 점점 사라져가는 최근 추세와는 반대되는 구성이다. 하지만 이 5개 물리적 버튼을 조합하면 다양한 단축키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윈도에 쓰이던 단축키 Ctrl + Alt + Del(프로그램 관리자 구동)를 모르는 사용자는 없을 것이다. 윈도8 태블릿PC는 그 기능을 외부 윈도버튼 + 전원버튼을 동시에 누르면 쓸 수 있다.
NFC(Near Field Communication)가 탑재된 경우, 탑재된 위치에 ‘NFC가 들어있다는 표시’를 반드시해야 한다. 사용자는 이를 통해 신용카드, 교통카드, 근거리 데이터 전송 등에 활용할 수 있다. NFC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 점점 채용되고 있는 추세다.
또, 일반적인 규격의 USB 2.0 단자를 하나 이상 탑재하고 있어야 한다. 현재 태블릿PC 대다수는 Micro USB 규격의 단자를 쓰거나 생략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X86? ARM?
윈도8 태블릿PC는 성능은 뛰어나지만 전력소모가 심한 X86과 성능은 떨어지나 전력을 적게 소모하는 ARM, 두 가지 기반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X86은 현재 PC에 쓰고 있는 프로그램 명령어(CISC)다. X86기반 윈도8 태블릿PC에는 2012년 하반기에 출시되는 인텔 3세대 코어 i 프로세서 ‘아이비브릿지’가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ARM은 아이폰, 갤럭시 등 스마트폰이나 아이패드, 갤럭시탭 등 태블릿PC에 널리 쓰이는 프로그램 명령어(RISC)다. ARM기반 윈도8 태블릿PC에는 ARM Cortex - 9 또는 15 기반 프로세서 ‘스냅드래곤 S4’, ‘테그라3’, ‘오맵5’, ‘엑시노스5000(가칭)’ 등이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