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헬로모바일 MVNO 서비스, 대체 요금이 얼마나 싸길래?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의 가정 내 통신비 인하 전략이 드디어 시작되었다. 작년 12월 16일, 제4 이동통신사업 허가신청을 냈던 한국모바일인터넷(KMI)과 인터넷스페이스타임(IST) 등이 허가 기준점수를 넘기지 못하면서 사업 진출을 하지 못하게 되자, 이제 화두는 MVNO(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로 넘어왔다. MVNO란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 또는 이동통신재판매사업자를 뜻하는 말로, 쉽게 풀이하자면 SKT, KT, LG유플러스와 같은 기존 이동통신사업자(이하 이통사)의 망을 빌려서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MVNO는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서비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 이통사에게 망 사용 대금을 지불하기는 하지만, 새롭게 통신망을 구축하는 등의 투자 비용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 사실 MVNO 서비스는 몇몇 업체에서 제공하고 있었지만, 그동안 일반 사용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다. 한국케이블텔레콤, 프리텔레콤, 에버그린모바일 등과 같이 기존 이통사와 비교해 영향력이 적은 업체가 대부분이었고, 서비스 품질이나 부가 서비스 등에 의문 부호가 뒤따랐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부터 현재 서비스를 제공 중인 국내 MVNO는 모두 18개로, 가입자 수는 약 35만~36만 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이번 CJ헬로모바일의 MVNO 진출을 필두로 온세텔레콤, KCT, 홈플러스 등 국내에서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기업들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이들이 내세우고 있는 장점은 무엇인지, 그리고 실제 서비스를 시작한 CJ헬로모바일을 통해 어떤 점이 사용자에게 유리한지 알아보도록 하자.
스마트폰 반값 요금제?
헬로스마트 요금제
CJ헬로모바일이 내세우고 있는 가장 큰 특징은 기존 스마트폰 요금제보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요금제는 ‘헬로스마트 요금제’와 ‘유심(USIM)스마트플러스 요금제(이하 유심 요금제)’ 2가지로 나뉘어져 있다. 먼저 헬로스마트 요금제는 기존 이통사가 제공하던 스마트 요금제와 거의 같은 방식으로, CJ헬로모바일에 신규로 가입하면 사용할 수 있다. 기존 이통사의 같은 가격대 스마트폰 요금제보다 6,000~7,000원 정도 저렴하며, 음성 통화량과 메시지 건수를 더 제공한다.
다만, 무제한데이터는 빠져 있다. 이통사는 54,000원부터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제공하고 있는 반면, CJ헬로모바일은 1GB 용량의 데이터만 제공한다. 즉, 무제한데이터 요금제를 사용하려는 이들에게는 헬로스마트 요금제를 추천하기 어렵고, 데이터 사용량이 적으면서 저렴한 요금제를 사용하려는 이들에게 알맞다. 아래 표를 보면 확인할 수 있듯이, CJ헬로모바일이 내세우고 있는 주요 요금제도 데이터 사용이 많지 않은 사용자를 위한 저렴한 요금제이다.
문제는 기존 이통사보다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의 수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현재 CJ헬로모바일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넥서스, 갤럭시S2와 팬택계열의 베가 레이서, KT테크의 타키 등 4종류만 판매하고 있다.
유심스마트플러스 요금제
CJ헬로모바일은 헬로스마트 요금제 외에 유심 요금제도 내놓았다. 유심 요금제는 헬로스마트 요금제보다도 한층 저렴하게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는 이통사를 통해 스마트폰을 요금제와 묶어서 구매하는 일반적인 방식과 다른 것으로, 2년 약정 계약 등에 포함된 위약금이나 꼭 사용해야 하는 기간 등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한마디로 한 달 또는 두 달 동안만 개통해 사용하고, 이후 해지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CJ헬로모바일은 유심 요금제를 17, 30, 40 등 총 3가지로 서비스하고 있다. 이는 기존 이통사의 34, 44, 54 요금제와 비교해 좀 더 많은 음성 통화량, 메시지 건수 등을 제공하고 있으며, 가격도 30~50% 정도 저렴하다. CJ헬로모바일이 ‘반값 요금제’라고 홍보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유심 요금제 때문이다.
유심 요금제는 이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이폰3Gs를 기존 이통사에서 34 요금제로 2년 약정 기간 동안 사용한 사람이 약정 기간이 지난 이후(단말기 대금을 다 지불하고) 이를 해지하고 CJ헬로모바일 유심 요금제로 변경해 사용하면 반값으로 줄일 수 있다. 44, 54 요금제를 사용하던 사람도 30, 40으로 변경해 사용하면 통신비를 최소 30% 정도 줄일 수 있다. 방법도 어렵지 않다. CJ헬로모바일에서 유심만 받아 해당 스마트폰에 꽂아 사용하면 끝이다. 또한, 중고폰 등을 구매해서 개통할 때도 유심 요금제를 이용하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한 달 2만 원 이하로 사용할 수도 있는 것이다.
유심 요금제를 이용할 수 있는 단말기의 종류는 헬로스마트 요금제로 이용할 수 있는 단말기보다 그 수가 훨씬 많다. 개통이력이 있는 2008년 8월 1일 이후 출시된 일반 휴대폰, 스마트폰이 가능한데, KT의 경우 SHOW, 올레 브랜드 로고가 있는 경우 모두 가능하다. 다만, SKT의 경우 3G 휴대폰은 일부 단말기만 MMS(멀티미디어 문자, 사진/동영상) 호환이 가능하며, LG유플러스 이용자는 사용할 수 없다.
이통 3사에 몰려 있는 유통 구조를 깬다?
CJ헬로모바일의 MVNO 서비스 시작은 올해 5월로 예정되어 있는 블랙리스트 제도 시행과 맞물려 큰 파급효과를 몰고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블랙리스트 제도란, 단말기를 이통사를 통해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단말기를 삼성전자, LG전자, 애플과 같은 제조사나 대리점, 인터넷 등을 통해 구매할 수 있는 제도다. 즉, 사용자가 원하는 단말기를 입맛에 맞게 골라서 구매하고, 유심만 따로 개통해 사용하면 된다. 이는 방통위가 가정 내 통신비를 줄이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기존 이통사가 가지고 있는 브랜드 인지도와 통신 품질, A/S 센터나 콜센터 등 해결해야 할 여러 문제가 남아있다. 실제 블랙리스트 제도가 적용될 단말기 개수도 기존 이통사만큼 제공될지 살펴봐야 하며, 각종 연계 부가 서비스 등도 살펴봐야 한다. 또한, 구매할 수 있는 유통 구조도 고민해야 한다. 국내 이통 3사가 가지고 있는 전국 대리점과 인터넷 판매 유통 구조와 상대할 수 있느냐는 것. CJ헬로모바일은 홈쇼핑 방송이라는 특수한 유통 방식이 있고, 지난 1차 방송이 성공리에 마무리되었다지만,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다만, 기존 이통사에 묶여 있던 휴대폰/스마트폰 유통 구조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봐야겠다. 일반 사용자들은 그간 이통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반강제적으로 사용해야만 했다. 사용자의 선택권이 넓어졌다는 점, 그리고 기존 유통 구조를 위협할 수 있는 새로운 유통 방식은 분명 환영할만한 일이 아닐까.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