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2] 올해 IT 트렌드를 이끌 주인공은 누굴까
세계 최대의 가전제품 전시회 CES 2012가 13일(현지 시간) 폐막한다. 역대 가장 큰 규모의 전시회로 평가받는 올해 CES에도 세계 굴지의 IT기업들이 대거 참가했고, 수십만 명의 관람객과 관계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한 해의 IT트렌드를 점칠 수 있는 자리니만큼, 수많은 기업들이 화제의 중심에 서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국산 OLED TV, CES의 주인공 되다
올해 최고의 화두는 단연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였다. 55인치급 대형 OLED TV를 선보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전시관은 그 어느 전시관보다 많은 관객들로 붐볐다. 해외 주요 외신들은 잇따라 “아름다운 TV를 모셔놓은 신전 같았다”, “한국 TV가 화제의 중심에 섰다” 등의 찬사어린 보도를 쏟아냈다. 반면 OLED TV를 출품하지 못한 일본과 중국 등 경쟁기업들의 전시관은 상대적으로 한산했다.
삼성전자는 참가업체 중 가장 큰 전시공간을 확보하고 ‘슈퍼 OLED TV’를 전면에 배치했다. 슈퍼 OLED TV는 삼성전자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가 함께 만든 차세대 TV로, 스스로 발광하는 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를 디스플레이로 채택했다. ‘진짜 검은색(true black)’ 및 자연에 가까운 색을 정확히 구현하며, 응답속도가 매우 빨라 잔상이 거의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한 삼성전자 스마트TV의 새 기능도 모두 갖췄다. 슈퍼 OLED TV는 CES를 주최하는 가전제품제조자협회(CEA)로부터 비디오 디스플레이 부문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LG전자와의 55인치 OLED TV도 많은 관심을 끌었다. LG디스플레이가 개발한 화이트 OLED 기술을 적용해 가격 경쟁력에서 앞서 나간다는 평가다. 옆면 두께는 4mm에 불과하며 무게는 7kg 남짓이다. 씨넷 등 여러 IT전문 매체들은 LG전자의 OLED TV를 ‘CES 최고 제품’으로 선정했다. LG전자는 OLED TV 이외에 55~84인치의 대형 3D TV를 다수 선보이며 편광필름안경방식의 우수성을 알리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1,000달러 미만의 울트라북이 대세
차세대 노트북 제품군인 울트라북도 큰 관심을 모았다. 에이서, 레노버, HP, 델, 삼성전자 등이 앞다투어 울트라북 신제품을 내놓았다. 지난 해 출시된 울트라북에 비해 전반적으로 가격이 저렴해져, 인텔의 권장 기준인 1,000달러 미만의 제품들도 다수 등장했다는 것이 주목할만한 변화다. 인텔은 3억 달러 규모의 울트라북 기금을 조성해 관련 업체들의 기술 개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으며, 향후 출시될 주요 울트라북들은 1,000달러 이하가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HP는 NFC(근거리무선통신) 기능을 탑재한 프리미엄 울트라북 ‘엔비 14 스펙터’를 선보였다. NFC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을 엔비 14 스펙터에 접촉시키면 URL 등 웹 정보를 전송할 수 있다. 두께나 무게는 경쟁사 울트라북보다 크게 나을 것이 없는 수준이지만 노트북 상판을 고릴라글래스로 처리해 내구도와 심미성에서 차별화를 꾀했다. 프리미엄 노트북인 엔비 시리즈를 바탕으로 했으며 HDMI단자, SD카드 리더, USB단자 등 대부분의 단자를 갖추었다. 가격은 1,399달러로 다소 비싼 편이다. HP는 지난 해 1,000달러 남짓의 보급형 울트라북 ‘폴리오 13’을 출시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보급형 울트라북 ‘시리즈5 울트라’를 공개했다. 13인치 모델은 인텔 i5 프로세서, 500GB HDD 또는 128GB SSD, 4GB 메모리를 탑재했으며, 14인치 모델은 13인치 모델의 기능에 DVD 드라이브를 추가 내장했다. 가격은 사양에 따라 889달러에서 1,099달러로, 인텔의 1,000달러 기준에 부합한다.
이외에 레노버는 699달러의 초저가 울트라북 ‘아이디어패드 U310’을 선보였고, 에이서는 15mm 두께의 초박형 울트라북 ‘아스파이어 S5’로 눈길을 끌었다. 전통적인 PC의 강자 델도 자사의 첫 울트라북인 ‘XPS 13’을 공개하고, 가격을 1,000달러 미만으로 맞추겠다고 발표했다.
태블릿PC는 여전한 인기 누려
지난 해 CES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태블릿PC의 인기는 올해에도 이어졌다. 80여 종이 각축을 벌였던 CES 2011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용했지만 화제를 모으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삼성전자, 아수스, 에이서, 도시바, 팬택, 델 등이 신기술로 무장한 신제품을 내놓으며 신경전을 벌였다.
삼성전자는 LTE 통신 기능이 탑재된 미국판 ‘갤럭시 노트’와 ‘갤럭시 탭 7.7’을 최초 공개했다. 이미 3G통신용으로 출시되어 한차례 화제를 모았던 갤럭시 노트는 LTE 통신 기능으로 다시 한 번 북미 시장을 두드린다. AT&T를 통해 코발트 블루와 화이트 2가지 색상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갤럭시 탭 7.7은 7.7인치 슈퍼 아몰레드 플러스 디스플레이(1280 x 800)를 탑재했으며, 삼성전자의 태블릿 PC 중 가장 얇고 가벼워 휴대성이 높다.
아수스의 ‘트랜스포머 프라임’은 안드로이드 4.0 버전인 아이스크림 샌드위치(ICS)와 엔비디어 테그라3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해 관심을 모았다. 키보드를 결합하면 노트북처럼 사용할 수 있으며 배터리 시간을 대폭 늘리는 것도 가능하다. 2012년 2분기에 출시된다.
도시바의 ‘익사이트 X10’은 현존 최고의 초박형 태블릿PC로 주목받았다. 두께는 7.7mm이고 무게는 550g에 불과하다. 10.1인치 IPS 디스플레이(1280 x 800), 1.2GHz 듀얼코어 프로세서, 1GB 메모리를 탑재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마지막 무대
한편 마이크로소프트는 2013년부터 CES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품 발표 일정이 1윌에 개최되는 CES와 맞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유다. 따라서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조연설과 전시관은 올해를 끝으로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마지막 기조연설에서 내세운 것은 LTE 윈도우폰, 윈도우8, 윈도우용 키넥트였다. 특히 삼성전자의 태블릿PC을 통해 윈도우 8을 구동하는 모습이 관심을 받았다. 지난 14 년간 CES에서 기조연설을 담당하며 중심축 노릇을 했던 마이크로소프트의 빈자리를 내년부터 누가 채울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글 /IT동아 서동민(cromdandy@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