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차 - 모난 곳 없는 노트북, 레노버 G460
지난 리뷰에서 레노버 G460의 첫인상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러한 14인치급 노트북들은 전반적으로 무난함을 지향하는 경우가 많아서 표면적으로는 딱히 눈에 띄는 점을 찾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G460 역시 그러했다. 때문에 부가기능이나 게임성능, 업그레이드 편의성 등에서 특색을 찾아보는 것도 제품의 지향점을 알아보는 좋은 방법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G460의 면모를 살펴보자.
MS 윈도우7 홈프리미엄 64비트 탑재
G460의 운영체계는 윈도우7 홈프리미엄 64비트 버전이다. 요즘 PC에서 윈도우7을 제공하는 것이 특이할 것은 없지만 주목할 만한 것은 32비트 버전이 아닌 64비트 버전이라는 점이다. 윈도우7 64비트 버전은 32비트 버전과 달리, 4GB 이상의 고용량 메모리도 완벽하게 이용할 수 있어 보다 빠른 데이터 처리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현재 판매중인 G460 0677 모델은 2GB의 메모리만 탑재하고 있어 64비트 운영체계의 이점을 제대로 느낄 수 없는 아쉬움이 있다. 물론, 나중에 사용자가 메모리를 업그레이드할 때는 이득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64비트 버전의 운영체계는 32비트 운영체계에 비해 소프트웨어 호환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문제점이 상당수 해소된 것 같다. 몇몇 소프트웨어를 설치해 사용해 봤는데, 오피스 2007이나 한글 2007, 알씨와 같은 일반 소프트웨어는 물론, 서든어택, 아이온, 스트리트파이터4와 같은 게임 소프트웨어들이 문제없이 구동되는 것을 확인했다. 다만, 알약이나 네이버 백신과 같은 일부 소프트웨어가 구동되지 않는 것은 아쉬운 점이었다. 현재 많은 소프트웨어 개발사들이 64비트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고 하니 일부 호환성 문제는 좀 더 기다려 보자.
나의 얼굴이 곧 암호? 화상 인식 소프트웨어, ‘VeriFace’
G460의 전원을 켜면 가장 먼저 기동되는 소프트웨어가 바로 ‘VeriFace’다. 이는 일종의 화상 인식 방식의 보안 소프트웨어로, 이를 사용하면 암호를 입력하는 대신 노트북에 달린 웹캠에 얼굴을 인식시켜 윈도우에 로그인 할 수 있다. 물론 이런 방식이 편리고 보안성이 높긴 하지만 만약 타인에게 노트북을 빌려주어 쓰게 할 경우엔 곤란할 수도 있는데, 이 때는 화상 인식 대신 일반암호로 로그인할 수도 있으므로 큰 문제는 되지 않을 듯하다.
윈도우 로그인 뿐만 아니라 각종 웹사이트에 로그인 할 때도 VeriFace를 이용할 수 있다. 시스템 트레이에 위치한 VeriFace의 ‘패스워드 매니저’ 기능을 켠 후에 원하는 사이트에 로그인 하면 해당 사이트의 ID와 암호가 패스워드 매니저에 자동 저장된다. 그리고 다음에 그 사이트에 로그인 하려 하면 VeriFace가 실행되고, 웹캠에 얼굴을 인식시키면 암호 입력 과정이 대체되는 것이다.
이를 이용해 다음(Daum), 네이트(Nate), 야후(Yahoo) 등의 사이트에서 로그인을 해보니 화상 인식 로그인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 것을 확인 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네이버(Naver)에서는 이 기능이 작동하지 않았다. VeriFace 내부의 도움말에서 ‘일부 형식의 사이트에서는 작동되지 않을 수 있다’는 내용이 있으니 이해하고 넘어가야 할 듯하다. 그리고 모자나 안경을 착용한 상태에서 사용자의 화상을 등록하면 이후 로그인 시에 해당 모자나 안경을 쓴 다른 사용자도 로그인이 가능한 경우도 발생했다. 따라서 되도록이면 맨 얼굴 상태로 화상을 등록하는 것이 좋겠다.
가격은 보급형이지만 성능은 쓸만한 신세대 CPU, 인텔 코어 i3
노트북이든 데스크탑이든, 신형 PC라면 가장 관심이 가는 것이 역시 성능부문이다. 이 때는 PC의 성능을 크게 좌우하는 핵심 부품들을 주의 깊게 살펴보지 않을 수가 없다. G460의 두뇌는 인텔의 신형 CPU인 코어 i3 M330이다. 코어 i3는 최근 인텔에서 내놓은 이른바 CPU 3형제(코어 i3 / i5 / i7) 중에서 보급형에 해당하는 제품으로, 높은 가격대 성능비가 장점이다. 클럭은 2.13Ghz이고 코어의 수는 2개로서, 수치상으론 요즘 나오는 보급형 CPU의 전형적인 사양이다.
코어 i3에서 주목할만한 점이라면 상위 제품인 코어 i5나 코어 i7과 마찬가지로 하이퍼쓰레딩(hyper Threading)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인데, 이는 하나의 코어를 소프트웨어적으로 둘로 나눠 마치 CPU 코어의 수가 2배로 늘어난 것과 유사한 효과를 볼 수 있는 기능이다(물론, 진짜로 코어 4개를 가진 CPU보다는 성능이 떨어진다). G460의 시스템 정보 메뉴에서 CPU의 수가 4개로 표시되는 것을 확인했다.
PC의 성능을 체크하는 소프트웨어인 산드라(Sandra)를 기동하여 코어 i3 M330의 성능을 가늠해 보았다. 실행해 본 산드라의 메뉴는 CPU의 전반적인 연산능력을 테스트하는 ‘Processor Arithmetic’ 항목이다. 참고로 다음 그래프에서 사용하는 단위인 GIPS란, 초당 몇 10억 개의 명령어를 처리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것이다.
테스트 결과, 코어 i3 M330은 예상대로 상위 제품인 코어 i7 720QM이나 코어 i5 540M보다는 연산 능력이 낮았지만 기존의 고급형 CPU인 코어2 듀오 T9400보다는 높은 성능을 갖추고 있음을 확인했다. 구관이 명관이라는 속담은 역시 디지털 기기에서는 전혀 통용되지 않는다.
그래픽카드는 엔비디아 지포스 301M, 성능은 그럭저럭
그래픽카드는 그 PC의 전반적인 그래픽 성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특히 3D게임을 할 때 그래픽카드의 성능이 좋지 못하면 원활히 할 수 없기 때문에 게임 매니아들은 PC 구매 시 그래픽카드가 무엇인지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이패드 G460에 내장된 그래픽카드는 엔비디아사의 지포스 310M으로, 요즘 성능 기준으론 보급형과 중급형 사이 정도에 위치하는 모델이다. 고급형 그래픽카드가 아니라서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메인보드 내장형 그래픽에 비하면 사양이 훨씬 나은 편이고 G460 자체가 그렇게 고가의 노트북은 아니니 이해하자.
게임을 구동하며 살펴본 G460의 성능
G460을 구성하고 있는 성능적인 요소는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다. PC의 대략적인 성능을 가늠해준다는 윈도우7의 ‘체험지수’를 확인해 보니 최저 점수가 4.9로 기록되었다. 프로세서(CPU) 부문이 6.2로 상당히 높았지만 그래픽 부문이 4.9로 낮게 나온 탓이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참고 사항일 뿐, 이제부터는 직접 게임을 구동해 보며 느낀 실질적인 성능을 체크해 보고자 한다.
‘서든어택’ 플레이 테스트
서든어택은 온라인 FPS(1인칭 슈팅) 게임으로, 플레이 규칙이 복잡하지 않고 PC의 요구 사양도 낮은 것이 장점이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1,024 x 768 해상도의 초기 그래픽 옵션 상태에서 서든어택을 실행, 총 16명의 플레이어가 접속중인 ‘웨어하우스2’ 스테이지에서 플레이를 해봤다. 테스트 결과, 초당 평균 80프레임 정도로 원활한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
‘스트리트파이터4’ 플레이 테스트
스트리트파이터4는 2명의 캐릭터가 무술을 겨뤄 승부를 가리는 대전격투게임이다. 이런 패키지 게임의 경우, CPU보다는 그래픽카드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라 그래픽카드의 성능을 가늠하는데 좋은 척도가 된다. 이번 테스트 역시 그래픽 옵션을 초기값으로 맞췄으며, 화면 해상도 1,280 x 720로 실행했다. 테스트 결과, 초당 평균 46프레임 정도를 기록했는데, 이 정도면 완벽한 수준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픽 옵션을 약간 조절하면 지장 없는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아이온’ 플레이 테스트
아이온은 여러 플레이어가 동시 접속해 판타지 세계를 모험하는 온라인 RPG다. 이 게임은 접속자의 수가 많은데다가 그래픽 수준도 높아 CPU와 그래픽카드의 성능이 적절히 조화를 이뤄야 원활한 플레이를 할 수 있다. 이번에는 해상도 1,280 x 720에 ‘안티엘리어싱(계단현상 방지) 2배’ 그래픽 옵션을 준 상태에서 테스트를 진행했다. 플레이를 해 보니 등장 플레이어가 적은 필드에선 초당 평균 40프레임 정도로 비교적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했지만, 많은 플레이어들이 접속하는 마을에선 10~30프레임 정도로 변동이 심한 편이었다. 이 노트북을 이미 가진 사용자가 아이온을 하려 한다면 말리진 않겠지만, 아이온을 좋아하는 게이머가 이 노트북을 구입하려 한다면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성능을 높이고자 한다면 이렇게 업그레이드
G460에 탑재된 윈도우7 64비트 버전의 온전한 성능을 이끌어 내고자 한다면 메모리(RAM)의 용량을 4GB 이상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좋다. 노트북 바닥의 고정나사 5개를 푼 뒤 커버를 벗겨내면 메모리 슬롯이 모습을 드러내는데, 총 2개의 메모리 슬롯이 있다. 초기 상태에선 2GB 1개가 꽂혀있으니 2GB 1개를 추가 구입해서 꽂으면 4GB 구성으로 쓸 수 있다. 본 제품은 DDR3 규격의 메모리를 사용하므로 실수로 DDR2나 DDR1 규격의 메모리를 사지 않도록 하자.
메모리 슬롯 옆에는 하드디스크 슬롯도 있다. 초기 상태에 320GB가 탑재되어 있는데, 이것이 부족하다고 느껴진다면 더 큰 용량의 하드디스크로 교체할 수 있다. 하드디스크를 양쪽으로 고정하고 있는 2개의 나사를 풀면 간단히 하드디스크를 교체할 수 있는데, G460은 SATA 규격의 2.5인치 하드디스크를 사용하므로 IDE 규격이나 3.5인치 크기의 하드디스크는 꽂을 수 없다는 점을 알아두자.
개성은 부족하지만 기본기 좋은 무난한 노트북
레노버는 비즈니스용 노트북인 씽크패드 시리즈로 꾸준한 고정팬을 확보한 제조사다. 하지만 반대로 이는 레노버의 한계이기도 했는데, 씽크패드 시리즈 외에 그다지 눈에 띄는 레노버 제품을 찾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체험해본 G460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레노버의 의지가 들어간 제품이다.
디자인이나 기본 성능은 최대한 일반 소비자의 취향에 맞추면서 가격은 비교적 합리적인 노트북, 이것이 바로 이번에 살펴본 레노버 G460이다. 다만, 이것만으론 타사의 동급 노트북에 비해 확연히 뛰어나다고 하기도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씽크패드 시리즈의 장점이었던 타이핑 감각이나 보안성도 어느 정도 수용해 상품성을 높인 점은 높게 평가할 만하다. 레노버라는 제조사가 노트북으로서의 기본기가 무엇인지 확실히 알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딱히 불만을 제기할 만한 곳은 없고, 구입해도 손해 볼 만한 제품은 아니라는 뜻이다. 특정한 용도에 최적화된 제품보다는 둥글둥글 모난 곳 없는 노트북을 찾는 소비자라면 레노버 G460으로 기대한 만큼의 만족을 얻을 수 있을 듯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 (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