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 100만 명 돌파, 그 속을 들여다 보다

어느덧 LTE 100만 시대다. 지난 19일자로 SKT와 LG유플러스의 LTE 가입자 수 합계는 1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확실시 되고 있다. 16일까지 SKT와 LG유플러스의 LTE 가입자는 각각 54만 명, 44만 명으로 총 98만 명이었다. 두 이통사가 최근 하루 평균 1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유치해온 것으로 보아, 이미 100만 명을 돌파했다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LTE 100만 명 돌파, 그 속을 들여다 보다 (1)
LTE 100만 명 돌파, 그 속을 들여다 보다 (1)

이는 두 이통사 모두 지난 7월부터 LTE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한 지 약 5개월, LTE 지원 스마트폰을 본격 판매한 시점부터는 약 3개월 만에 100만 명을 돌파한 셈이다. SKT는 “LTE 가입자 증가 추세는 3G 이동통신 상용화 당시보다 약 2.5배 정도 빠르다”라고 밝혔다. SKT가 지난 2006년 5월 상용화한 3G 이동통신 서비스는 가입자 50만 명을 돌파하기까지 약 1년 2개월 정도가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두 이통사는 내년에도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T와 LG유플러스는 내년 LTE 가입자를 각각 500만 명, 400만 명을 유치하겠다고 밝힌 것. 앞으로 신규 스마트폰 가입자 중 대부분은 LTE로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내년에는 LTE 전국망 구축도 완료할 예정이며, LTE 지원 단말기도 다양화할 예정이다.

LTE 100만 명 돌파, 그 속을 들여다 보다 (2)
LTE 100만 명 돌파, 그 속을 들여다 보다 (2)

LTE, 100만 시대라는데…

결과적으로만 보면, 두 이통사의 LTE 가입자수는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 맞다. 이는 소비자의 요구와 업계의 서비스 시점이 잘 맞아 떨어진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2009년 말, 애플 아이폰이 국내에 출시되며 본격적으로 시작된 스마트폰 보급은 단 2년 만에 사용자 2,000만 명을 돌파하는 성과를 가뒀다.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한 스마트폰은 이통사에게 데이터 폭발이라는 골치덩이를 안겨주었다. 기존 3G 이동통신망으로는 증가하는 데이터 사용량을 감당하기 어려워진 것. 인터넷이 안되거나, 음성통화가 끊기는 등의 불편 사항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이에 데이터 전송속도를 최대 5배 이상 향상시킨 LTE로의 전환은 당연한 수순으로 인식되었다.

LTE 100만 명 돌파, 그 속을 들여다 보다 (3)
LTE 100만 명 돌파, 그 속을 들여다 보다 (3)

하지만 반대 의견의 목소리도 높다. 지금의 LTE 100만 명 돌파는 이통사의 LTE 밀어주기식 홍보정책 때문이라는 의견이다. 기존 3G 단말기에 책정된 보조금 삭감하고 LTE 단말기에 혜택을 더 주는 방식이다. 그리고 두 이통사는 프리미엄급 성능의 신제품 단말기를 LTE 전용으로만 출시하고 있다. 이전 제품보다 성능이 뛰어난 신제품이 LTE 전용으로만 출시되고, 가격도 훨씬 싸기 때문에 소비자의 선택권이 LTE로 한정되어 있다는 뜻이다.

결국 이통사의 LTE 밀어주기 홍보정책은 기존 3G 이동통신을 사용하려는 사용자 선택권에 제한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LTE, 그 효용성은?

LTE 단말기를 구매해 사용하는 소비자들의 불만도 많아지고 있다. 우선 사용할 수 있는 지역이 많지 않다. SKT의 경우 아직 수도권 지역 내에서만 LTE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전국망 구축은 내년 상반기로 예정되어 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SKT보다 넓은 지역에서 LTE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긴 하지만, 소비자의 체감적인 만족도는 두 이통사 모두 그리 높지 않은 상황이다. 한 예로 건물 내, 지하 등 외부가 아닌 실내에서 사용할 때는 LTE 신호 자체가 잡히지 않는 경우가 번번하다. 그리고 같은 서울 내에서도 지역에 따라 LTE 신호가 높고 낮은 곳이 많다는 목소리가 높다.

LTE 100만 명 돌파, 그 속을 들여다 보다 (4)
LTE 100만 명 돌파, 그 속을 들여다 보다 (4)

데이터 사용에 대한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현재 LTE는 두 이통사 모두 무제한 요금제를 지원하고 있지 않다. LTE는 빠른 데이터 전송속도를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실제 이용할 수 있는 데이터량이 많지 않으니 유명무실한 상태. 고용량, 고품질 실시간 동영상을 멋 모르고 사용하다가는 생각지도 못한 데이터 요금을 지불해야 할 수도 있다. 결국 잠재적인 데이터 요금 폭탄의 잠재성이 내제되어 있는 상태다.

또한, 현재 LTE 서비스는 LTE 신호가 잡히지 않는 지역에서는 기존 3G 상태로 연결해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아직 전국망 서비스도 시행되지 않은 초기 단계이고, LTE는 음성통화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만들어진 일종의 임시방편인 셈이다. 그런데 3G 상태에서 사용하는 데이터가 똑같이 소모되고 있어 형평성의 논란이 일고 있다. LTE 요금제의 데이터 사용량은 LTE를 사용할 때만 줄어들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다.

이통사도 할 말은 있다

SKT와 LG유플러스는 이와 같은 LTE 홍보 정책에 대해 지금은 신규 고객을 끌어야 하는 상황이라 지원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예를 들어 똑같은 최신 기종 단말기를 3G와 LTE에서 모두 출시하면, 당연히 요금제가 더 좋은 3G를 사용할 것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두 이통사는 LTE망 구축을 위해 (아직까지) 별다른 수익 구조 없이 이미 수천억 원의 투자를 진행한 상황이다. 추가적인 LTE망 구축 및 확산을 위해서라도 홍보정책을 지금처럼 유지하는 것이 어쩔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사용자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아직 제대로 서비스되고 있지도 않은 상황에서 LTE를 사용할 수밖에 없도록 강요하는 것은 소비자 권리의 침해라고 생각할 수 있다.

KT, LTE 서비스 제동. 여파는?

그리고 이번에 2G 사업을 종료하고, 이로 인해 확보한 주파수를 이용해 LTE 서비스를 시작하려 했던 KT가 소비자 집단의 소송 문제로 발목이 잡히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LTE 서비스가 힘들어지자 KT가 LTE용 단말기를 자사의 3G망을 이용해 선보이기 시작한 것. KT가 선보일 LTE용 단말기의 숫자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KT는 갤럭시 노트를 시작으로 베가 LTE M, 갤럭시S2 HD LTE도 추가로 선보이겠다고 발표했다. 즉, 사용자는 제조사의 신제품을 기존 3G 망을 그대로 이용하면서, 무제한 요금제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LTE 100만 명 돌파, 그 속을 들여다 보다 (5)
LTE 100만 명 돌파, 그 속을 들여다 보다 (5)

꼭 LTE를 사용하지 않아도 최신 단말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SKT와 LG유플러스의 LTE 세 불리기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높아졌다.

LTE로의 전환은 이동통신 업계의 당면 과제가 맞다. 증가하는 데이터량을 수용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그리고 빨라진 데이터 전송속도를 통해 소비자는 유용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업계와 소비자 모두 LTE로의 전환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하지만 이를 시행하는데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업계와 소비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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